2005년 11월호

독일 첫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

  • 글·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입력2005-10-26 16: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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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6년 이후 두 번째로 좌·우파 대연정이 성사된 독일의 새 총리에 앙겔라 메르켈(51) 기독민주연합 당수가 취임했다. 독일 역사상 첫 여성 총리다. 메르켈은 ‘머리 스타일이 유행에 뒤떨어지며 말재주가 없다’는 얘기를 듣지만 동독 출신에, 여성이라는 비주류 요소를 극복하고 정치계 입문 16년 만에 총리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

    1954년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으로 이주해 브란덴부르크주 템플린에서 자랐다. 라이프치히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과학자의 삶을 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해에 동독 민주화운동 단체인 ‘민주변혁’에 가입하고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그후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여성청소년부 장관과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한때 ‘콜 총리의 정치적 양녀’라는 소리를 들었으나, 기독민주연합 지도부가 비자금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 콜 총리의 정계 은퇴를 주장하며 저격수로 변신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대연정을 이끌어가야 할 메르켈의 첫 번째 과제는 침체된 독일 경제의 회복이다. 독일은 현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 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친(親)기업적 세제 개편과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사회보장제도 수술 등 강력한 개혁안을 강조해온 메르켈은 독일 경제를 되살리는 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영국병을 치유해 경제 회생의 기반을 닦았듯 독일판 철의 여인 메르켈이 두 번째 라인강의 기적을 불러올 것인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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