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호

‘김광석 미공개 사진전’ 연 사진작가 임종진

  • 글·정한나 동아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mysong326@hotmail.com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2008-02-04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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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석 미공개 사진전’ 연 사진작가 임종진
    ‘가객(歌客)’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열두 해. 오늘도 누군가는 이등병이 되고, 누군가는 서른을 맞는다. CD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알싸한 목소리에 마음이 저려오면, 흐린 하늘에 부치지 못할 편지라도 쓰고 싶어진다. 통기타 하나로 무대를 가득 채우던 그의 미소를 다시 볼 순 없을까.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소망이 이뤄지는 곳이 있다. ‘돈 안 되는’ 책들이 대접받는 대학로의 한 서점에서 생전의 그의 모습을 담은 미공개 사진전이 열렸다. 사진작가 임종진(林鍾秦·40)씨가 1993년부터 95년 여름까지 찍은 사진들이다. 흑백사진들 속의 김광석은 변함없이 웃고 있다. 이 사진들이 왜 이제야 전시되는 걸까.

    “1996년 1월, 광석이형 필름을 모두 박스에 넣어버렸어요. 사진을 볼 때마다 형의 목소리, 말투, 손짓 하나하나가 살아나 마음이 무척 아렸거든요.”

    사진의 매력을 하나씩 알아가던 무렵, 임씨는 ‘거리에서’ 어떤 ‘휘어잡는 목소리’를 들었다. 단숨에 김광석이 좋아졌다. 용돈을 쪼개 필름을 사고 공연을 보러 갔다.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댔지만 늘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심하게 흔들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사진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때 가장 중요한 걸 배웠어요. 사진은 즐거움이고 소통이라는 사실이죠. 10년 동안 잠자던 필름을 꺼내 전시회를 기획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여전히 김광석을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졌거든요.”



    그는 자신이 “광석이형의 노래로 위로받은 많은 사람 중 하나”라며 “그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포토에세이집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는 그 흔적이다. 김광석의 노래에서 위안을 얻은 사람들과의 교감을 꿈꾸는 임씨. 그는 자신의 사진들이 슬픔이 아닌 행복한 마음으로 김광석을 추억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은 기쁨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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