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구절이 있잖아요. 조국에 대한 영원한 사랑이 담긴 구절이지요. 무궁화 꽃을 상징하는 분홍색, 잎사귀를 상징하는 초록색 두 가지를 만들었습니다.”
이 대표가 2006년 세운 당크는 기업이 선물용으로 사용하는 넥타이, 스카프, 벨트, 지갑 등 고급 액세서리를 기획, 생산하는 기업 간 거래 전문 디자인 회사다. 디자인이 창의적이고 품질이 명품에 뒤지지 않는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기아차, 외환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100여 개 국내 대표 기업이 당크의 단골이 됐다. 이 대표는 “각 기업의 비전과 이미지 등을 철저하게 분석해 이를 반영한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며 “최고경영자의 자서전까지 꼼꼼하게 살핀다”고 말했다. 자동차 머리 위로 새싹이 돋아 있는 문양이 프린트된 넥타이(기아자동차)나 불도저, 트럭을 소재로 한 넥타이(두산중공업)를 선물 받은 적이 있다면, 바로 당크의 작품이다.
당크는 최근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은 디자인에 주력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 의궤(儀軌) 넥타이가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외규장각 의궤 반환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과 당크가 협업해 만들었다. 이 의궤 넥타이는 요즘 국립중앙박물관 내 문화상품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라고 한다. 당크는 또 비천상(飛天像), 다보탑, 첨성대 등을 소재로 한 넥타이, 남계우(1811~1888)의 화접도에서 모티프를 따와 디자인한 스카프 등을 선보였다. 이 대표는 “디자인은 물론 품질에서도 뒤지지 않는 제품으로 국가 브랜드의 향상에도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양대 경영학과 출신의 이 대표는 김창숙부띠끄의 기획실장 출신으로 외환위기 때 여성복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맛봤다. 이후 절치부심 끝에 주력 분야가 뚜렷하고 차별화된 당크를 설립해 단기간에 입지를 굳혔다. 이 대표는 앞으로 기업 간 거래에 그치지 않고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당크 직원들은 “우리 제품을 선물 받은 분들이 다른 것도 사고 싶다고 사무실로 찾아오는 통에 난감할 때가 있다”고 귀띔했다.
“내년쯤 로드숍을 내고 면세점에도 입점할 계획입니다. 한국 토종 디자인회사가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오를 때까지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