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제9대 원장(임기 2년)으로 취임한 이유미(52) 국립수목원장은 1967년 산림청 개청 이래 47년 만의 첫 여성 고위 공무원. 최초의 연구직 출신 원장이기도 한 그는 “세상이 잿빛으로 복잡하게 돌아갈수록 많은 사람이 숲과 식물원, 수목원 등지에서 식물을 접하며 위로받고 영감을 얻어 창작 활동을 하거나, 때론 과학적 지식의 단서를 마련하곤 한다”며 “국립수목원이 다양한 방식의 식물문화 탄생지가 되게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한 이 원장은 같은 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4년 산림청 임업연구원 수목원과 임업연구사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이후 1999년 국립수목원이 개원하는 기틀을 마련했고,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나무 100가지’ ‘한국의 야생화’ ‘광릉숲에서 보내는 편지’ 등 30여 권의 저서와 ‘한국산 조팝나무속의 분류학적 연구’ 등 100여 편의 논문을 냄으로써 식물 분류 및 수목원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혀왔다.
국립수목원장은 경기 포천시의 광릉숲 보전과 산림식물의 보전·관리를 총괄해야 하는 만큼, 그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은 자리다.
“지난 10여 년간 국내외 여러 곳에 대한 탐사와 외국 기관과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수천 가지 식물종을 확보해 증식, 보전해온 만큼 이 식물자원들이 학문 연구와 산업 발전의 재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식물의 가장 중요한 기관인 꽃을 연구하는 ‘꽃 박사’가 돼보는 게 어떠냐는 지도교수의 제의로 식물분류학을 택했다는 이 원장의 포부다.
초록은 동색이라던가. 그의 남편도 고위 공무원인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