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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의혹의 종착역 ‘도곡동 땅’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퇴임 후 MB’의 아킬레스건

모든 의혹의 종착역 ‘도곡동 땅’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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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 주변과 관련된 잡음을 따라가다보면 어김없이 도곡동 땅에 도착한다.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를 밝히는 것은‘문제 낸 사람만 풀 수 있는 난제’라는데…
모든 의혹의 종착역 ‘도곡동 땅’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이명박(MB) 정부 5년은 차후 어떤 평가를 받을까. 이 대통령의 핵심측근 중 한 사람으로 MB 정부의 요직을 지낸 A씨는 ‘실패한 정부’라는 일부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확신에 찬 그와 몇 마디 주고받았다.

▼ 지난 대통령선거 때 박근혜, 문재인 여야 후보가 모두 MB 치세를 가리켜 ‘실정(失政)’이라고 표현했다.

“성과가 있더라도 정권 재창출을 못하면 실패한 정권이다. 잘못했으니 바꿔야 한다는 게 국민 뜻인 거다. 우리는 정권을 재창출했다. 국민은 MB 정부가 추진해온 국정 기조가 지속되기를 희망한 것이다. 정부의 성과가 굉장히 많은데도 잘못했다고 꼬집는 것 중 하나가 인사(人事) 실패다. 발탁한 분이 일을 한 결과물이 정권의 성과인데, 인사 실패를 말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 당신을 포함한 몇몇 인사를 제외하면 MB 정부 실세 대부분이 교도소에 가 있다.

“그 점 때문에 정권이 실패했다고 규정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 운영에서 일부 문제가 생긴 것이다. 과거엔 관행처럼 여기던 일이 사회가 엄격해지면서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또한 검찰이 과거처럼 정치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한 결과라고 봐야 하지 않겠나.”



그는 “다만 과욕을 부린 데서 일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

“일하다가 잘못된 것으로 한반도 대운하가 있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때는 청와대와 정부가 좀 더 설명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어야 했다. 세종시 문제도 정교한 로드맵을 갖고 접근하지 못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MB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본다. 국정을 잘 꾸려서 제대로 된 나라를 다음 정부에 인계해주면 성공한 것 아닌가. MB 정부 5년간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국격(國格)이 높아졌고 글로벌 경제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했다. 다만 고비고비에 소통이 덜 된 감정적 부분에서 문제가 일부 있었다. 또한 ‘공정한 사회’를 어젠다로 내놓다보니 과거에는 관행이던 일도 비판 대상이 됐다. 그것은 성장통이라고 본다.”

그의 주장은 여론과는 엇갈리는 측면이 있지만 일리가 없지는 않다. MB 정부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0년 유럽 재정위기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극복했다.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핵안보정상회의,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열면서 국가 위상을 높였다. 또한 주요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 영토를 넓혔다.

하지만 측근 비리를 막지 못한 것, 소통에 소홀했던 것,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를 단행한 것 등이 이러한 치적을 가려버렸다. MB 정부는 임기 중 대통령 최측근 가운데 구속된 인사가 가장 많은 정권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MB의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라는 수사(修辭)를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부’라는 생어(生語)로 비틀어낸 이외수 씨의 언급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을 휘어잡았다.

헌법 84조 보호막 사라져

1987년 민주화 이후 신(新)권력이 들어서면 어김없이 구(舊)권력의 비리 혹은 실정이 도마에 올랐다. 검찰도 죽은 권력에 칼을 대는 데는 거침이 없었다. 이종(異種) 세력 간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동종 세력 간 정권교대 때도 전직 대통령과 구정권 인사가 수난을 겪었다. 노무현 정부가 대북 불법 송금 특검을 받아들여 결과적으로 김대중 정부를 망신 준 게 대표적이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퇴임 후 대체로 불행했다. MB는 어떨까. 퇴임 후 그의 아킬레스건이 될 소지가 있는 이슈로는 어떤 게 있을까.

퇴임 후 MB가 정책 측면에서 거세게 공격받을 것은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일부 정책 사안에서 잘못이 드러날 수는 있겠지만 파괴력 큰 이슈가 불거질 소지는 낮다는 것. MB 정부 인사들의 비리가 추가로 드러날 수도 있겠지만, 이것 또한 MB에게 직격탄이 되는 것은 아니다.

MB는 측근 비리가 터졌을 때 “너무나 화가 납니다”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라고 개탄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라는 자신감처럼 MB가 재임 중 형사 소추될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아내와 자식이 비리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그의 아킬레스건은 딱 하나다. 서울 도곡동 땅이 그것이다. 법조계에서는 “MB 정부는 ‘곡’으로 시작해 ‘곡’으로 끝났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돈다. 첫 번째 ‘곡’은 ‘도곡동 땅’, 두 번째 ‘곡’은 ‘내곡동 땅’을 가리킨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광범 특별검사는 지난해 11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 헌법 제84조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헌법 84조에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 2월 24일까지다. 이튿날부터는 헌법 84조라는 보호막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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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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