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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 · 이완구 · 반기문· 親盧 ‘충청 커넥션’ 의혹 추적

“반기문 동생 볼모로 ‘반-야권 연대’ 시도” “충청권 친노 인사에게 부탁해 특별사면”

成 · 이완구 · 반기문· 親盧 ‘충청 커넥션’ 의혹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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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김기춘과 ‘한가람회’ 활동

成 · 이완구 · 반기문· 親盧 ‘충청 커넥션’ 의혹 추적

4월 12일 김진태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노태우 정부 이후에도 성 전 회장은 정치인과 계속 만났습니까.

“물론이죠.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그 당시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던 H 청와대 수석,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실세’ P 수석과 두루 접촉한 것으로 압니다.”

▼ 김종필(JP)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충청 기업인으로서 JP의 후원자로 알려졌고요. 2002년 자민련에 불법정치자금 16억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되기도 했죠. JP와 함께 정치를 하고 싶어 했어요. 2004년 17대 총선 땐 JP 특보단장으로 비례대표 2번을 받았지만 낙선했어요. 이번에도 궁지에 몰리자 JP에게 구명을 요청했고 JP가 몇 곳에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압니다.”



성 전 회장의 지인들에 따르면, 그의 정 · 관계 로비는 1992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4대 총선 때 한준수 당시 충남 연기군수는 이종국 충남지사 등이 포함된 관권선거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했다. 이후 검찰 수사과정에서 대아건설 수표가 나왔고 성 전 회장이 자금 출처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성 전 회장은 메모와 인터뷰에서 2006년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10만 달러를 줬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수수 사실을 부인했다. 취재 결과, 두 사람은 1990년대 중반 ‘한가람회’라는 모임에 함께 참여했다. 고건 전 국무총리, 송자 전 연세대 총장 등 각계 인사 100여 명이 회원이었다. 당시 김 전 실장은 국회의원, 성 전 회장은 대아건설 회장이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내가 한가람회 모임에 참여한 건 사실이다. 그 모임은 영호남 출신 인사들이 지역화합 하자며 만든 것인데 충청 출신인 성 전 회장이 왜 참여했는지 모르겠다. 모임에서 그를 만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인맥은 2000년 ‘충청포럼’을 창립하면서 절정에 올랐다. 이 포럼엔 서울에서 활동하는 충청 출신 유력 기업인, 고위 공무원, 정치인, 언론인 300여 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포럼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나 황우석 박사 같은 저명인사를 초청했다.

A씨는 성 전 회장의 씀씀이와 관련해 “기자들과 점심할 땐 주로 우동 같은 분식을 먹는다. 직원들과 회식할 때도 선술집을 주로 찾는다. 술도 별로 즐기지 않는다. 그러나 정치인에게 베팅할 땐 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이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을 때 보여준 주된 특성은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을 넘나들며 동시에 관리한다’는 점이라고 한다. “노무현 정부 땐 노 정부 실세들 및 박근혜·이명박 캠프 실세들과 동시에 잘 지냈고, 이명박 정부 땐 박근혜 캠프 실세들과 잘 지냈으며, 이와 별개로 차기 대권 물망에 오르는 충청 출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측과도 잘 지내왔다”는 것이다. A씨는 “그는 로비의 귀재였다. 대부분의 행동에 정치색이 끼어 있었다. ‘언론장학생’도 만들었고 사업과 정치를 현란하게 연결했다”고 술회했다.

“成 특별사면은 친노 작품”

성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두 차례 특별사면을 받았다. 그는 2002년 자민련에 불법정치자금 16억 원을 준 혐의로 2004년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이후 2005년 5월 대통령 특별사면에 포함됐다.

이어 그는 2007년 행담도 개발사업 비리 사건 당시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에게 120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줬다가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후 한 달 만인 같은 해 12월 또 대통령 특별사면에 포함됐다.

‘성 전 회장이 항소하지 않고 형을 빨리 확정하면 노무현 정권이 사면해주는 거래가 두 번이나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한 정부에서 두 번씩이나 대통령 사면을 받는 것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 아니냐’는 국회 대정부질문에 “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당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과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의 특별사면인 만큼 그 내용을 소상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문 대표를 겨냥했다.

이와 관련해, 성 전 회장을 아는 또 다른 충청권 인사 C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 성 전 회장이 두 번 사면을 받은 데엔 충청 출신 친노 인사 D씨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씨는 “그 시절 성 전 회장은 충청 출신 친노 인사들과 친했다. 성 전 회장이 이들 중 D씨에게 부탁해 D씨가 해결해준 것으로 안다. 성 전 회장과 D씨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사람들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C씨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성 전 회장은 충남 홍성 출신 홍문표 의원, 서산 출신 박태권 전 충남지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 측과 가까워졌다고 한다. 2007년 대선 무렵 이명박 후보가 헬기로 서산을 방문하자 성 전 회장은 헬기장을 찾아 영접했다고 한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실세들의 아지트였던 서울 롯데호텔에도 자주 들렀다고 한다. C씨는 “성 전 회장이 자신의 주장대로 친박 인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몇몇 사람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성 전 회장이 친이와 친박 사이를 오갔다’고 평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자살 전 메모에는 ‘이완구’라는 이름 석 자만 썼으나 경향신문 인터뷰에선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 원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번(2013년 4월 부여·청양)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에 가서 이 양반한테 3000만 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 (이 총리가 당시 회계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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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ou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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