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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과 세 비서관 금욕적으로 살고 있다”

대통령 최측근 이정현 최고위원이 전한 ‘청와대 秘스토리’

“박 대통령과 세 비서관 금욕적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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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과 세 비서관 금욕적으로 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호성 부속비서관.

▼ 대표 시절에 본인은 술을 잘 못하니 ‘후래자(後來者) 세 모금’만 하고 좌중에 ‘이공계 폭탄주’ 돌리고 그랬죠.

“외부에선 소통이 안 된다고 말하지만 청와대에서도 그때처럼 다 해요, 변함없이. 당선인 시절부터 대통령은 청와대 주변에 있는 식당에서 그룹을 짜서 여당의 전 의원들과 회식을 했죠. 야당 간사단 전체 초청해서도 했고, 주요 당직자 초청해서도 했고. 상임위별로도 전부 불러서 돌아가면서 식사했고. 역대 어느 대통령도 이렇게 하지 않았어요. 이런 일이 많이 있었지만 외부에 알려지는 거 좋아하지 않고…. 그런데도 사람을 두루 안 만난다, 소통을 안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와 좀 안타깝죠.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과 후가 똑같아요. 그 일관성 유지가 경이로울 정도로.”

▼ 어떤 부분의 일관성인지.

“흐트러짐 없는 자세에서부터 아주 작은 것 하나까지.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완장 찬 것처럼 처신해선 안 된다’고 자주 말했죠. 그런데 어떤 직원이 전화를 고압적으로, 도가 지나치게 받았나 봐요. 그래서 청와대로 민원이 제기됐어요. 그것을 보고받은 대통령이, 아마 그 직원을 내보냈던가, 단호하게 조치를 취했어요. 청와대에 얘기가 쫙 퍼졌고, 이후로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죠.”

일각에선 박 대통령 명의의 화환을 잘 보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대통령 기념시계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한다. 이 최고위원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수량을 제한한다”고 말한다.



“대통령 결재 받아 오십시오”

▼ 대통령의 화환을 그처럼 꼼꼼하게 관리합니까.

“역대 정권에서 대통령의 화환이나 기념시계가 굉장히 남발된 측면이 있죠. 참모가 알아서 보내는 경우도 다반사였고요. 그래서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었죠.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절대로 남용을 못 하게 해요.”

▼ 대통령이 직접 통제하나요.

“그런 편이죠. 마구 과시하고 대통령을 파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 어떻게 보면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많은 일이 사람들을 섭섭하게도 했다고 봐요. 화환이나 시계 건도 그중 하나겠죠. 그러나 뭔가 근본을 바로잡으려고 하다보니 발생하는 일이라고 봐요. 말하자면 아주 철저하게 통제하죠.”

▼ 어느 정도로?

“예를 들어, 제가 홍보수석을 할 때 주요 언론사의 어느 간부가 ‘대통령 기념시계를 꼭 갖고 싶은데 구해줄 수 없느냐’고 제게 부탁을 해왔어요. 그래서 제가 이재만 총무비서관에게 사정을 설명하면서 ‘시계 하나 줄 수 있느냐’고 했어요.”

▼ 홍보수석이 총무비서관에게 기념시계를 달라고 했다?(*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의 한 간부는 기자에게 ‘대통령 부부의 기념시계가 필요하면 언제든 이야기하라’고 말하곤 했다. 그는 서랍 안에 기념시계를 쌓아두고 있었다).

“그랬더니 이재만 비서관이 제게 ‘대통령 결재를 받아 오십시오’라고 해요. 제가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사적으로 쓰려는 것도 아니고 홍보수석이 언론과의 유대를 위해 하나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고 했어요. 그러나 이 비서관은 대통령이 세운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어요.”

▼ 결국 시계는 못 받았나요.

“네. 대통령에 관한 것을 갖고 과시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으려는 뜻이었으니. 청와대에 납품하는 업체들이 있어요. 여러 가지 공산품, 농산품, 식료품도 있을 거 아니에요? 어떤 업체가 어떤 상품을 청와대에 납품하는지를 외부에 밝히지 못하게 해요. 청와대가 지역 특산품 몇 가지를 섞어서 명절 선물을 보낼 때는 어쩔 수 없이 공개되지만.”

▼ 해당 업체도 청와대에 납품한다는 걸 홍보하지 못한다?

“대통령은 그것도 절제라고 보니까요. ‘대통령과 청와대의 이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거죠. 그런 것을 용납하지 않아요. 과거 정권을 한번 보세요. 대통령과 청와대를 파는 일이 얼마나 허다했어요?”

▼ ‘한복은 어디서 댄다고 하더라’ 하는 식의 소문….

“많았죠, 여러 형태로. 같은 맥락에서 박 대통령은 어떤 사람에게 청와대의 자리를 주면 그 이후 해당 업무는 무조건 그 사람과만 상의해요. 누가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됐다 그러면 일단 그 사람 위주예요.”

▼ 반대로 유능한 참모라도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걸로 끝이죠. 그 이후론 알고 지내는 정도이지 힘을 실어주는 그런 사례가 없어요. 항상 시스템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 위주고요. 이게 아주 특이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부 들어 대통령 본인과 친인척, 측근, 청와대 관련 비리가 줄어든 이유도 대통령의 이런 철두철미함에서 나온다고 봐요.”

이 최고위원의 관점에서 보면, 박 대통령은 측근들이 과거 누구의 돈을 받고 다녔는지를 일일이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본인과 주변을 권력형 문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절제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세 비서관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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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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