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호

‘포스트 윤석열’ 향한 차기 대선 경쟁 막 올랐다

[Special Report | 조기 대선 불붙다] 여권·야권 차기 주자 6인 한동훈·오세훈·홍준표 vs 이재명·김동연·김경수

  • 이종훈 정치평론가

    입력2024-12-2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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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경력은 화려한데 정치력·소통력은…

    • 오세훈, 행정 경험 풍부한데 당내 지지기반이…

    • 홍준표, 정치 경험 많은데 독고다이 이미지가…

    • 이재명, 자타 공인 유력 주자지만 사법 리스크가…

    • 김동연, 국정 경험 많은데 정치력이…

    • 김경수, 친노·친문 적자이긴 한데 드루킹 사건이…

    한동훈. 오세훈. 홍준표. 김경수. 김동연. 이재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동아DB]

    한동훈. 오세훈. 홍준표. 김경수. 김동연. 이재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동아DB]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탄핵 정국이 열렸다. 그에 따라 대선 시계도 빨라졌다. 12월 6일 발표된 한국갤럽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29%를 기록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1%로 2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4%로 3위,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각각 3%로 뒤를 이었다(해당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

    2016년 12월 탄핵 정국 때는 어땠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2016년 12월 9일 발표된 한국갤럽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공동 1위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 각각 20%를 기록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8%로 3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8%로 4위, 안희정 충남지사가 5%로 5위를 기록했다. 그로부터 5개월여 뒤인 2017년 5월 3일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마지막으로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38%로 1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0%로 2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16%로 3위였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

    다시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로 돌아가서 보면, 12월 4일 블룸버그는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꼽았다. 한국갤럽이 12월 5일 발표한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순위와 일치한다. 1강 이재명, 1중 한동훈, 1약 조국 구도다. 그런데 12월 12일 조국 대표에 대한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이 나왔다.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조국 전 대표를 제외한 범여권 대선주자 3인과 범야권 대선주자 3인의 장단점을 차례로 살펴본다.



    한동훈
    강점 : 금수저의 전형, 조선 제일검 등 ‘화려한 경력’
    단점 : 정치력·소통 부족,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

    첫 번째 장점은 화려한 경력이다. 한 전 대표는 본래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인물로 이름을 알렸다.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으로 파격 발탁되면서 ‘왕장관’ 지위에 올랐고, 자타가 인정하는 후계자가 됐다. 한 전 대표는 서울 강남, 서울법대, 검사 출신이다. 대한민국 금수저의 전형이다. 검사 시절 ‘조선 제일검’으로 알려질 만큼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두 번째 장점은 보수 지지층의 지지다. 윤석열 정부 초기만 하더라도 보수 진영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는 오세훈 시장이었다. 하지만 윤 정부 수립 이후 불과 4개월 만인 2022년 9월 첫째 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 전 대표는 오 시장을 추월해 보수 진영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로 등극했다. 당시 27%를 획득한 이재명 대표에 이어 9%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4월 총선 뒤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당시 득표율도 63%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그 이후 최근까지 이 구도에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탄핵 과정에서 보여준 어정쩡한 스탠스와 책임회피성 발언에 보수층이 고개를 갸웃하는 것도 사실이다.

    세 번째 장점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다. 윤 대통령이 집권 이후 당내외에서 인기를 잃어가는 사이에 지지층은 점차 한동훈 전 대표 쪽으로 이동했다. 특히 지난 총선 기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거를 이끌 때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됐다. 최근 탄핵 국면이 펼쳐지면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견제를 받아온 것조차 그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 전 대표에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점도 장점 못지않게 있다. 첫 번째 단점은 정치력 부족이다. 비대위원장을 거쳐 대표 자리에까지 올랐지만, 그는 결정적 고비 때마다 결단을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총선 기간 김건희 여사 명품 백 논란이 불거졌을 때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총선 대패를 초래했다. 총선 뒤 대표가 된 이후에도 윤 대통령의 정책적 오류를 바로잡지 못했다. 여야의정협의체로 의료대란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약속도 끝내 지키지 못했다. 당내 다수 세력인 친윤계가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싶을 테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게 정치력이다.

    두 번째 단점은 ‘윤석열 아바타’ 이미지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 한 전 대표는 “위헌이고 위법”이라며 해제 결의안 표결 참여를 결정했다. 이후 탄핵소추안 처리 때에는 탄핵 반대 당론을 용인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의 직무 일임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헌법에 위배되는 제안이었다. 앞서 차별화에 절반만 성공했다고 지적했는데, 그 때문에 아바타 이미지를 벗기가 더 어려워졌다.

    세 번째 단점은 소통 부족이다. 스스로 엘리트라 생각하는 인물에게 나타나는 공통된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한 전 대표 역시 독단적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최근 본인과 가족이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 한 전 대표는 무시하고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여 반발을 산 바 있다. 한 전 대표의 어법도 대중적이지 못하다. 재판정에서 공소장 읽듯 문어체로 딱딱 끊어 말하는데, 이질감과 거리감이 느껴질 때가 많다.



    오세훈
    강점 : 풍부한 행정 경험, 메가프로젝트 성과
    단점 :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 결정적 순간의 오판

    오 시장의 첫 번째 장점은 풍부한 행정 경험이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예산 1위인 서울시에서만 4선이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2011년 무상급식 찬반투표 결과 일시적으로 직을 떠나지 않았다면, 내리 3선을 기록했을지 모른다.

    두 번째 장점은 메가프로젝트 성과다. 오 시장의 대표적 시정 성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사업을 확장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이다. 오 시장은 2024년 10월 67km에 달하는 서울시내 지상철도 전 구간을 지하화하는 25조 원 규모의 또 다른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한강르네상스에 버금가는 철도르네상스 사업이다. 22대 총선 때 여야 모두 경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철도 지하화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함으로써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앞서갈 근거를 마련했다.

    세 번째 장점은 온화한 이미지다. 오 시장은 한때 방송으로 인기를 끌었을 만큼 출중한 외모를 가졌다. 부드러운 이미지에 걸맞게 중도보수 노선을 택해오기도 했다. 서울시의 시정 비전으로 ‘약자와의 동행’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가끔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중도 외연 확대에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첫 번째 단점은 취약한 당내 조직 기반이다. 국민의힘 내에 친오(세훈)계가 거의 없다. 보수 지지층을 중심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긴 하지만 당내에서는 소수파인 한동훈 대표와 비슷한 처지인 셈이다. 정치활동 기간이 비교적 길었음에도 당내 조직 기반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치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두 번째 단점은 과거 무상급식 논란 당시의 추억이다. 결정적 순간에 정치적 오판을 한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으로서는 이것이 큰 결함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중대 국가안보 현안을 자주 다루는 대통령에게는 큰 결함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선 국면에서 또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거진 명태균 씨 관련 의혹과 한강버스 특혜 의혹도 물론 논란이 될 수 있다.





    홍준표
    강점 : 거침없는 직진성, 풍부한 정치·행정 경험
    단점 : 취약한 당내 조직 기반, 친윤석열 행보

    첫 번째 장점은 거침없는 직진성이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철학에 따라 매 사안에서 쾌도난마의 결정을 내린다. 발언에도 거침이 없다. 감정을 숨기지도 않는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홍카콜라’다. 화끈한 것을 좋아하는 영남 상남자 정서에 부합한 결과, 경남지사를 거쳐 대구시장에 선출되기도 했다.
    두 번째 장점은 정치 경험과 행정 경험 모두 충분히 쌓았다는 점이다. 6공화국 당시 실세 박철언을 구속 기소하면서 얻은 모래시계 검사 이미지에 힘입어 정계에 진출한 이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당대표를 맡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보수 텃밭 광역자치단체 2곳에서 행정 경험을 쌓았다. 이 정도면 경험은 차고 넘친다고 봐야 한다.

    첫 번째 단점은 당내 조직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오세훈 시장과 마찬가지로 친홍(준표)계가 전무한 상태다. 거침없는 직진성이 적도 많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래서 붙여진 또 다른 별명이 ‘독고다이’다. 이것은 향후 대선 당내 경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2021년 11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당시 홍 시장은 민심에서 이기고도 당심에서 지는 바람에 본선 후보 자리를 내줘야 했다. 그런 일이 또다시 재연될 수 있다.

    두 번째 단점은 윤석열 정부 내내 친윤석열 행보를 보여온 것이다. 차기 대선 당내 경선 과정에서 친윤계의 지지를 획득하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한동훈 대표가 대표직에 오른 이후에는 한 대표 비판에도 적극적이었다. 차기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유력한 경쟁자를 미리 견제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를 싸잡아 비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더 강화된 상황이다.



    이재명
    강점 : 풍부한 행정 경험, 견고한 당내 지지기반
    단점 : 사법 리스크, 강성 지지기반, 포퓰리즘 공약

    첫 번째 장점은 풍부한 행정 경험이다. 기초자치단체인 성남시의 시장을 시작으로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지사까지 거쳤다. 중앙정부 고위직 경험은 없지만, 광역자치단체장 중에서도 예산 규모가 2위인 경기도지사 역할까지 수행했다면 기본적인 행정 능력은 입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연관된 두 번째 장점은 비교적 완성도 높은 국정 철학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전국 최초로 청년수당을 지급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획득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도전장을 내민 2017년 5월 대선에서는 청년수당을 확장한 개념의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했다. 2022년 5월 대선을 2년여 앞둔 2020년경에는 기본소득 공약을 한 차례 더 업그레이드한 ‘기본시리즈’를 제안했다.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대표로 당선된 이후에는 ‘기본사회’ 개념까지 제시했다. 청년수당으로 시작한 기본소득 공약이 기본사회라는 통치 철학으로 완성도가 높아진 격이다.

    세 번째 장점은 확고한 당내 조직 기반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주류 친노·친문계에게는 창밖의 남자였다. 당연히 당내 조직 기반이 전무하다시피한 진보 정치인이었다.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인물은 이해찬 전 총리다. 친노·친문계 좌장인 그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의 후원자로 나섰다. 이에 따라 친노·친문계 일부가 친명계로 탈바꿈하면서, 민주당 내 안착을 도왔다. 그 결과 대선 패배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당대표직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첫 번째 단점은 사법 리스크다. 이미 2024년 11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1심 유죄판결을 받았다. 11월 25일 위증교사 위반 재판에서 1심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앞으로 남은 재판이 무려 3개다. 이 가운데 1개라도 차기 대선 전에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으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설령 조기 대선으로 당선되더라도 재임 기간 중 재판 속개 문제로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탄핵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두 번째 단점은 강성 지지 집단이다. 이 대표의 핵심 지지층은 그동안 과도한 선명성과 충성심으로 배타적이고 감정적 반응을 보임으로써 당 내외에서 경계심을 유발해 왔다. 이 대표는 최근 외연 확대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나 윤여준 전 장관 같은 중도 내지 보수 성향 원로들과 만남을 갖는가 하면, 금융투자세 폐지에 찬성하기도 했다. 이런 외연 확대 행보에 대해 강성 지지 집단이 반대를 지속한다면 이 대표의 의도와 상관없이 부정적 이미지만 더 강해질 수 있다.

    세 번째 단점은 포퓰리즘 공약이다. 기본사회로 승화된 기본시리즈 공약에서 가장 큰 문제는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하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기본시리즈 공약을 달성하려면 무려 300조 원이 들어간다는 자체 분석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 국토보유세나 탄소세 같은 증세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계획까지 밝히진 못했다. 차기 대선 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김동연
    강점 : 풍부한 행정 경험, 정책 전문성, 중도 이미지
    단점 :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 부족한 정치력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첫 번째 장점도 풍부한 행정 경험이다. 사회생활을 공무원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행정 경험 기간은 오히려 이재명 대표를 능가한다. 더욱이 하위직에서부터 고위직까지 고루 경험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상고 출신으로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한 성공 서사까지 가지고 있다.

    두 번째 장점은 정책 전문성이다.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 시절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비판적이었다. 이 때문에 사퇴해야 했지만 이후 정부 정책이 포용적 성장으로 선회함으로써 그가 옳았다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김 지사가 최근 열심인 분야는 기후변화 대응이다. ‘기후격차’라는 개념을 제시하는가 하면 ‘기후 도지사’를 자처하며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까지 높이는 ‘경기 RE100’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를 근거로 좀 더 포괄적인 친환경 경제 패러다임을 국정 철학으로 제시한다면 이재명 대표의 기본사회 구상과 대조를 이루면서 돋보일 전망이다.

    세 번째 장점은 중도 이미지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론을 비판하면서 혁신성장을 강조한 데에서 잘 드러나듯이 김 지사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노선 면에서도 중도보수 성향이 강하다. 이런 이미지와 노선은 대선 승리에 필수적인 중도 외연 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첫 번째 단점은 당내 조직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에 친노·친문 좌장 이해찬 전 총리의 후원 아래 친명계를 확장할 수 있었지만, 그에게는 아직 이 전 총리와 같은 실세 후원자가 없다. 김경수 전 지사와 같은 적통성도 없다. 당내 경선 과정의 어려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두 번째 단점은 정치력 부족이다. 당대표와 같은 고위 당직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력을 제대로 배양하고 검증받을 기회도 없었다. 그런 점을 의식해서 최근 들어 정국 현안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큰 반향을 유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근무 경험자를 비롯한 정무 라인을 보강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경수
    강점 : 친노·친문 정통성, 당내외 조직 기반, 행정 경험
    ‌단점 : 국정 철학 빈약, 드루킹 사건

    첫 번째 장점은 정통성이다. 한마디로 ‘친노·친문’ 적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비서실장이었다. 이 정도로 지근거리에서 진보 진영 두 전직 대통령을 모신 인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진보 진영에서 이것은 성골 징표나 다름없다.

    두 번째 장점은 당내외 조직 기반이다. 일부가 친명계로 편입됐고,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신친명계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민주당의 주력군은 여전히 친노·친문계다. 김 전 지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당내 조직 기반이 될 수 있는 세력이다. 조국혁신당을 창당해 분화돼 나간 비명계 역시 친노·친문계다. 조국 대표의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 속에 김 전 지사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당내외 친노·친문계 통합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세 번째 장점은 행정 경험이다. 이재명 대표만큼 풍부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광역자치단체 경상남도에서 지사직을 수행한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역량이다. 김 전 지사는 경남도지사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적극적 지원 아래 남북철도 시범사업과 제2신항 진해 유치 등 주요 국책사업을 끌어오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첫 번째 단점은 이재명 대표의 ‘기본사회’에 맞먹는 국정 철학이 없다는 점이다. 도정 성과의 대부분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후원 덕이었기 때문에 자력으로 무엇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었던 탓도 있다.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뭔가를 제시하긴 할 텐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방분권론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버금가는 국정 철학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두 번째 단점은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실형까지 살았다. 2022년 12월 사면 없는 복권에 이어 2024년 8월 복권까지 이뤄져 피선거권을 회복하긴 했다. 하지만 대선 시기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유권자들이 호의적으로 봐주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비상계엄 선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댓글 공작 역시 심각한 국헌 문란 행위이기 때문이다.

    2016년 탄핵 정국과 다른 점, 중량급 중도 정당이 없다

    2016년 탄핵 정국 당시와 가장 큰 차이는 국민의당 같은 중량급 중도 정당이 없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국민의힘이 분당 사태에 빠지지 않은 것도 다른 점이다. 물론 상황은 유동적이다. 향후 몇 개월 동안 정계 개편이나 후보단일화 같은 일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을 포함한 범보수 진영에서 큰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을 앞세워 세대교체 카드를 들고 나올 경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진보 역시 상응하는 카드로 대응해야 하는 극적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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