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후 양당 지지율 두 배 이상 벌어져
韓 탄핵 후 지지율 격차, 계엄 전으로 회귀
최상목 탄핵 땐 민주당 지지율 급락 가능성
12월 30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남 무안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리얼미터 12월 4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5.8%, 국민의힘은 30.6%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5.2%포인트로 계엄 사태 이전 11월 3주 14.6%포인트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윤 대통령 남미순방(11월 3주) 효과가 반영되고, 여야 국회 예산 대치가 격화한 11월 4주 양당의 지지율 격차는 12.9%포인트까지 좁혀진 바 있다. 계엄 사태 이후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던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계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野 지지율, 한덕수 탄핵 후 급락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율 조사는 매주 목요일, 금요일 실시해 그 다음 주 월요일에 발표한다. 12월 3일 계엄 사태가 반영된 12월 1주(5, 6일 조사) 민주당 지지율은 47.6%로 전주 대비 2.4%포인트 올랐고, 국민의힘은 26.2%로 6.1%포인트 떨어졌다. 12월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면서 12월 2주(12, 13일 조사) 민주당 지지율은 52.4%까지 올라 정점을 찍는다. 이때 국민의힘은 25.7%까지 하락해 바닥을 쳤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12월 14일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가결 이틀 전인 12일 ‘계엄 사태 이후 4차 담화’를 통해 야당의 폭주를 비판하고 계엄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는데 이것이 여론을 자극하면서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의 계기가 된 것이다. 정당 지지율은 곧바로 반응했다. 12월 3주(19, 20일 조사) 민주당 지지율은 50.3%로 전주보다 되레 2.1%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의힘은 29.7%로 오히려 4.0%포인트 올랐다.
이후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여야의 입장차는 정당 지지율의 변곡점이 됐다. 12월 27일 민주당 주도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전날 국회에서 의결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마은혁, 정계선, 조한창)의 임명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한 전 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 등에 대해 여야 합의를 요구한 바 있다.
※ 리얼미터(11월 3주∼12월 4주 여론조사).
‘1인 4역’ 최상목 탄핵 땐 野 지지율 시계 제로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 표결 의결 정족수를 ‘재적 과반’으로 선언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석으로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최대 관건은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다. 현재 최 대행이 한 전 대행의 전례를 따를지, 국회의 헌법재판관 임명 요구에 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최 대행의 결정에 따라 민주당도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여부를 결정할 걸로 전망된다.
최 대행은 12월 27일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은 역할이 제한적”이라며 “어떤 경제·민생 문제가 있으면 여야정을 통해 해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런 여건에서 민주당이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 등을 명분으로 최 대행 탄핵을 강행한다면 민주당 지지율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반격의 채비를 갖췄다. 이재명 대표 거부 정서와 야당의 줄 탄핵 프레임으로 지지층 결집에 어느 정도 성공한 형국이다. 12월 30일엔 권영세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비대위 체제를 출범했다. 권 위원장은 소장파, 탄핵 찬성파 등 비(非) 윤석열 의원들을 요직에 기용했다. 정부와 여당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을 주도하면서 다시 국정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결국 양당은 정당 지지율에 있어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