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구로병원 전경. [고려대구로병원]
2019년부터 마스터플랜 계획을 착실히 세워온 것이 이를 증명한다. 마스터플랜은 단순한 외형 확장, 공간 확충을 의미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중증질환 중심으로 병원의 시설과 시스템 전반을 재편함으로써 고려대구로병원의 강점인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상급종합병원의 사회적 역할에 부합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증질환 특화,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변화와 혁신
심혈관센터에서 치료에 열중하는 고려대구로병원 의료진. 고려대구로병원은 심혈관센터에 16개 병상을 갖춘 심혈관계 중환자실을 새로 구축했다. [고려대구로병원]
눈여겨볼 것은 고려대구로병원이 이전한 외래들이 있던 본관 및 신관 공간에 심혈관센터를 확장했다는 점이다. 심근경색, 협심증 등 중증 심혈관질환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상당수 의료기관이 전문 임상과와 연계해 골든타임 안에 최종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 체계를 이루는 데 고심한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심혈관센터 규모를 기존보다 약 2배 확장하고 16개 병상을 갖춘 심혈관계 중환자실을 새로 구축해 중증 심혈관질환 환자 치료 체계를 고도화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심혈관센터 구축 외에도 관련 진료과들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며 외래 진료를 진행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다학제 협진 체계 강화다. 고려대구로병원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대동맥 및 말초혈관질환, 정맥질환, 대동맥판막질환, 동맥경화, 고지혈증, 수면무호흡, 심근질환, 심방세동, 심부전, 심장재활, 판막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순환기내과 중심의 진료 체계를 넘어 심장혈관흉부외과, 혈관외과, 소아청소년과 심장 분야, 심장이식 등 관련 진료과들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며 외래 진료를 진행하도록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평소 원내 다학제 협진 체계를 강화해 중증 심혈관질환 환자 치료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여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각종 인프라를 확충해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리모델링했다. 이전보다 넓고 쾌적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분만 전용 수술실을 마련해 고위험 산모들이 더욱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 공간을 확장하고 신생아중환자실과 격리실도 확충함으로써 감염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갈수록 증가하는 고위험 환자 집중관리를 위한 인프라도 강화했다. 이를 통해 고려대구로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중증환자 최종 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인프라 고도화를 통한 중증 암 치료 시스템 혁신
고려대구로병원 췌장담도센터는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병리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가 협진해 췌장담도 질환을 치료한다.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구로병원은 암 병원을 기존보다 약 2배 넓은 규모로 확장하면서 다학제진료실을 추가 설치해 다학제 협진과 암 질환 통합 치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현재 고려대구로병원은 유방암, 폐암, 췌장암, 부인암, 뇌·척추암, 갑상선·두경부암, 비뇨기암, 위암, 식도암, 대장암, 간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해 다학제 진료를 적극적으로 시행, 중증 암환자의 치료 성공률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일례로 본관 1층에 신설된 췌장담도센터에서는 소화기내과, 간담췌외과, 병리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가 협진해 췌장담도 질환을 치료한다. 매주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모여 개별 환자의 최적의 치료 방침을 논의한다. 그 결과 수술이 불가능했던 중증환자의 수술을 가능하게 하고,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등 고무적 성과가 쌓여가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2024년 5월 단일공(SP) 로봇수술 집도 건수 1500례를 돌파했다. 조만간 단일공 로봇수술 2000례 돌파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절개창 하나로만 수술을 진행하는 단일공 로봇수술을 선도하며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현구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단일공 흉부 로봇수술은 전 세계적 표준수술로 정립될 정도다. 김 교수는 10여 년 전부터 숱한 세계 최초 기록을 세우며 흉부 로봇수술 분야를 개척해 왔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단일공 흉부 로봇수술 실적을 보유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고려대구로병원은 2023년 3월 세계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단일공 흉부 로봇수술 교육센터’로 지정됐다. 미국 수술로봇 개발기업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엄격한 심사 기준을 거쳐 뛰어난 로봇수술 시설 및 역량을 갖춘 병원을 교육센터로 지정해 국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로봇수술 교육을 진행한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해외 의료진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진도 김 교수로부터 단일공 로봇수술을 배우기 위해 고려대구로병원을 찾는다. 2024년 11월 기준 고려대구로병원 단일공 흉부 로봇수술 교육센터에 총 17명의 국내외 의료진이 방문했다. 개인적으로 김 교수의 수술을 참관하고 싶다는 문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단일공 로봇수술 세계 선도하며 한국 위상 높여
김현구 고려대구로병원 교수의 로봇수술을 참관하고 있는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 [고려대구로병원]
전체 수술에서 로봇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나아가 로봇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이러한 상황을 주시하며 ‘로봇수술 원스톱(one-stop)센터’를 신설했다. 로봇수술 원스톱센터에서는 로봇수술 전담 간호사가 1대 1 상담을 통해 수술 준비부터 수술 후 회복까지 맞춤 관리를 제공한다. 수술 방법, 수술 전후 주의 사항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술 비용 상담 등도 제공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더불어 수술 전후에 진행되는 각종 검사는 물론 수술 일정까지 한 번에 조율할 수 있도록 해 환자의 편의성이 대폭 향상됐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알츠하이머 치료 분야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알츠하이머 예방센터를 오픈, 국내에 새로 도입된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과 악화를 최소화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경미한 단계에서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따라서 신속하고 정밀한 진단 프로세스를 통해 조기에 진단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알츠하이머 예방센터는 바로 이 문제에 집중하고자 개설됐다. 아밀로이드 항체 치료는 물론 교육 및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별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센터로 정평이 나 있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에게 발병하는 유방암의 특징과 인구 사회적 요인을 고려해 ‘젊은 여성 유방암 클리닉’을 신설,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2023년 11월 신설한 ‘젊은 여성 유방암 클리닉’은 고려대구로병원이 젊은 여성이 겪는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 클리닉의 신설로 젊은 여성의 유방암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나아가 로봇 내시경 수술과 글로벌 임상 연구 참여를 통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현재 유방외과, 종양내과, 산부인과, 성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9개 진료과의 다학제 진료를 통해 최적화된 맞춤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역할이 왕성한 여성 환자들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해 나가고 있다.
환자 중심 진료 편의 및 진료 시스템 구축
고려대구로병원은 2022년 보건복지부 주관 ‘개방형실험실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재선정되며 혁신형 바이오 헬스 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2013년 연구중심병원에 최초 지정된 이래 2차에 이어 3차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이력은 고려대구로병원의 자랑이다. 지난 12년 동안 고려대구로병원은 신약 개발, 진단기기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쌓아왔다. 2005년 국내 최초 의료기기에 특화된 임상시험센터와 의료기기용 적합성 테스트센터를 설립, 운영하며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최근에는 서울 구로구에 소재한 벤처기업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한국 의료사업화를 주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2019년에 이어 2022년에 보건복지부 주관 ‘개방형실험실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재선정되며 혁신형 바이오 헬스 기업도 육성하고 있다. 2021년부터 서울시가 조성한 ‘G밸리 의료기기 개발 지원센터’ 위탁 운영기관으로 뽑혀 국내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각종 연구 수주 성과도 두드러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개인 기초 연구 사업에 고려대구로병원 소속 교수 10명이 선정돼 2024년 8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은 정밀의료 기술개발 등 의료혁신과 바이오 헬스 혁신 성장을 위해 100만 명 규모의 임상 정보, 유전체 등 오믹스 데이터, 공공 데이터, 개인 보유 건강 정보를 통합해 구축·개방하는 연구개발(R&D) 사업이다. 향후 5년간 중증질환 환자 대상 미래 의료 진단치료법 개발의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고려대구로병원은 이외에도 폭넓은 기관 및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와 임상시험을 이끌어가는 등 폭넓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 경쟁력 강화
고려대구로병원 미래관 전경. [고려대구로병원]
진료 인프라 확충이 마스터플랜 1, 2단계의 중요 과제라면, 3단계에서 고려대구로병원이 추진하는 것은 양성자센터 건립이다. 양성자 치료는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막대한 양의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차세대 방사선치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대구로병원은 현재 교수 연구실이 있는 새롬교육관을 재개발해 양성자센터를 구축하고,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함으로써 중증환자 치료 인프라를 고도화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아울러 연구 공간을 확충해 연구중심병원의 위상에 걸맞은 첨단 연구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고려대구로병원을 ‘한국형 의료 실리콘밸리’의 중심으로 꾸려갈 계획이다. 현재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 개방형실험실 구축사업단, G밸리 의료기기 개발 지원센터 운영 노하우를 발판으로 디지털단지의 바이오 벤처 기업은 물론이고 주요 대학 및 정부 기관과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게 고려대구로병원의 구상이다. 이 같은 연구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의료 사업화를 선도하고, 한국형 의료 실리콘밸리의 구심점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렇듯 고려대구로병원은 중증질환 특화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마스터플랜을 중심으로 병원의 인프라와 시스템 전반을 재편하며, 중증환자 치료에 최적화된 의료 환경을 조성하고, 다학제 협진과 정밀의학 기반의 맞춤 치료를 통해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새 암병원(누리관)과 양성자센터 건립 등 인프라가 고도화되면 중증암 치료 시스템을 통해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고려대구로병원의 위상이 더욱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구로병원 관계자는 “한국형 의료 실리콘밸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중증환자들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며 국내 의료계를 선도하는 병원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