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블로거의 공동구매 비즈니스 모델.
온라인 커머스 변천사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 중 경제의 원천이 되는 것은 소유욕이다. 가지고 싶어하기에 상거래가 싹트고 이로 인해 경제가 돌아간다. 상거래는 모든 산업의 근간이다. 그래서 팔고 사는 장터 즉 유통망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유통을 장악하는 자가 시장을 지배한다.
전통적으로 유통산업은 거대 자본을 가진 기득권자의 소유였다. 대자본이 있어야 접근성이 뛰어나고 유동인구가 많은 노른자 땅에 커다란 건물을 지어 판매자들을 입점시킬 수 있다. 그렇다보니 동네 상가나 전통시장보다는 거대 마트와 백화점이 유통을 지배하며 시장을 독점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으로 승자독식의 세상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같은 PC통신이 등장하면서 동호회에서는 공동구매가 성행했다. 판매자는 박리다매의 이득을 노리고, 구매자는 한 번에 많은 사람이 모여 구매력을 발휘함으로써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이러한 공동의 니즈가 만나 공동구매가 싹텄다. 공동구매를 통해 판매자는 한꺼번에 대량 판매를 해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고, 구매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동호회 중심의 이 같은 공동구매로는 지속 성장을 이끌어낼 수 없었다.
이후 웹의 등장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유통 비즈니스가 싹텄다. 오프라인의 백화점은 온라인 쇼핑몰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자유롭게 만나는 시장은 오픈마켓으로, 벼룩시장은 옥션으로 재해석됐다. 이렇게 등장한 온라인 커머스는 큰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성장한 온라인 쇼핑시장의 규모는 연간 25조원에 육박한다. 오프라인의 백화점 규모가 24조원, 슈퍼마켓 시장이 23조원이니 오프라인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은 이후 제2의 진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과거 PC통신 그리고 카페에서의 공동구매와 같은 작은 커머스가 유명 블로거와 카페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그것은 찻잔 속의 작은 태풍일 뿐이다. 옥션·쇼핑몰·오픈마켓과 같은 거대 규모의 유통사업으로 자리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새로운 커머스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셜쇼핑이라는 이름의 색다른 공동구매, 즉 모바일을 통한 커머스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그루폰이라는 소셜커머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루폰은 창사 2년 만에 2010년 매출이 7억6000만달러를 돌파하며 연일 성장 중이다. 웹 기반의 온라인 커머스가 모바일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을 달고 2.0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