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6에서 캐리가 러시안이랑 강가에서 데이트할 때 입은 검푸른 벨벳재킷이랑 주름치마, 분홍색 니트 모자 있죠? 그게 계속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도대체 어디 제품인지 찾을 수가 없네요. 누가 좀 알려주세요!”
“그 제품은 미소니에서 나온 걸로 알고 있어요. 올슨 자매도 그 모자 썼던데, 아주 예쁘죠.”
‘섹스 앤 더 시티’의 인터넷 팬카페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이처럼 팬카페는 주인공들의 의상과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주인공들이 드나드는 장소의 인테리어 하나하나에까지 관심을 갖고 따라하려는 회원들의 열기로 뜨겁다.
‘섹스 앤 더 시티 신드롬’

“네 주인공은 캐릭터에 따라 각기 다른 스타일의 옷차림을 선보여요. 구치, 샤넬, 펜디 같은 세계적인 고급 브랜드는 물론 로버트 펑크, 나르시소 로드리게즈와 같은 신예 디자이너의 의상이나 빈티지 제품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죠. 저뿐만 아니라 이 드라마를 보는 많은 여성이 화려한 외양의 그들을 부러워하며 따라 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인지 주인공들이 걸치고 나온 옷과 구두는 값이 아주 비싸도 방송이 끝나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그들이 선택한 디자이너는 풋내기일지라도 주목을 받는다.
캐리 역의 사라 제시카 파커 스타일은 더욱 눈길을 끈다. 모피 코트를 입고 샌들을 신거나, 하늘하늘한 드레스에 중성적인 느낌의 체크 모자를 쓴다거나, 소년 같은 옷차림에 로맨틱한 빈티지 핸드백을 코디네이트하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을 조화시켜 입는 ‘믹스 & 매치 스타일’을 제대로 선보이기 때문. 실제 평범한 뉴요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캐리의 스타일은 블랙 일색이던 뉴욕 맨해튼에 새 바람을 일으키면서 뉴요커의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저도 캐리 스타일을 좋아해요. 하지만 그걸 따라 하려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죠. 그런 스타일이 용납되는 것은 바로 ‘철저하게 개성을 존중하는 도시’ 뉴욕이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