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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 짱, 서비스 베스트’ 한국 스튜어디스의 경쟁력

“승객이 원하는 건 눈이 아니라 육감으로 읽어야죠”

‘미모 짱, 서비스 베스트’ 한국 스튜어디스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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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무원 고시’, 경쟁률 100대 1은 기본
  • 국내 항공사, 승무원 서비스 평가 세계1위 고수
  • 단아한 인상, 곧은 몸매, 깨끗한 피부
  • ‘ 베푼다’ 대신 ‘해드린다’, ‘친근’ 대신 ‘공경’
  • 철저한 서비스 뒤엔 군대 뺨치는 기강
  • “승객과 로맨스? 거의 없죠”
“버튼을눌러주세요!” 조윤주(24)씨는 눈을 질끈 감았다. 선배 승무원 100명의 손에 그의 운명이 달려 있었다. KBS의 열린 채용 프로그램 ‘꿈의 피라미드’에서 대한항공 승무원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무작정 원서를 넣은 후 수차례 면접과 승무원에게 필요한 자질을 체크하는 관문을 모두 통과하고 마지막 결정의 순간에 선 것이다. 여기까지 온 사람은 두 명. 그중 한 명만이 대한항공 승무원이 될 수 있다. 숨이 멎을 것 같던 그 순간 100개의 버튼이 작동됐고, 전광판에는 두 개의 숫자가 떠올랐다. 결과는 간발의 차로 승리. 벌써 9개월이 지났지만 조씨는 아직도 그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미모 짱, 서비스 베스트’  한국 스튜어디스의 경쟁력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한국 여승무원들. 왼쪽부터 대한항공 김영주·조윤주·김영희, 아시아나항공 정진희·정혜원·엄유란씨.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승무원 입사를 준비했어요. 영어학원은 물론 부산이 고향이라 표준어도 공부할 겸 방송아카데미도 다녔죠. 지난해 초 대한항공에 지원해 승무원 전형에서 1차는 통과했고 2차 면접을 앞두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방송 소식을 듣고는 그저 연습삼아 참가했어요. 되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죠. 정말 힘들었어요. 승무원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조씨는 돌발상황 대처능력 테스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개그맨 이혁재가 온몸에 문신을 한 채 옷을 벗고 돌아다니는 안하무인 승객 노릇을 했다. 다른 도전자들은 화를 내거나 쩔쩔맸지만, 조씨는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단호하게 이혁재를 막고 서서 그 자리에서 옷을 입게 했다.

“신혼여행 중인 신부가 제게 ‘왜 남의 신랑을 보고 웃냐’며 억지를 부리는 상황도 있었어요. 저도 모르게 ‘눈높이 자세’로 무릎을 꿇고 앉아서 차근차근 이야기했죠. 그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떨려요. 저와 나란히 최종 단계까지 갔던 친구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다시 도전, 함께 입사했어요.”

항공사 승무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보여주듯 ‘꿈의 피라미드’ 대한항공 편에는 수많은 지원자가 몰렸고 시청자의 관심 또한 대단했다. 덕분에 조씨는 유명인사가 됐다. 그를 알아보는 승객도 많아 3개월간의 교육을 마치고 비행을 시작하자마자 6개월 동안 “방송에서 봤다”며 말을 건네는 승객을 심심찮게 만났다고. 스튜어디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무척 높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는 그는 그만큼 책임도 커졌다고 했다.



“비행을 시작한 후 화장실 체크를 주로 했어요. 정말 화장실이 이렇게 지저분해질 수 있구나, 이렇게 고약한 냄새가 날 수 있구나 하는 걸 처음 알았죠. 그런데 미국인 승객 몇 분이 다가와서는 ‘당신 너무 멋지다. 어느 항공기에서도 이렇게 깨끗한 화장실을 써본 적이 없다. 또 당신처럼 늘 웃으며 일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감동했다’고 하더군요. 승무원인 저도 화장실 문을 열면 얼굴이 찌푸려지는데, 승객은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생각에 깨끗이 청소했거든요. 그런 제 마음이 승객에게 전달된는 것만으로도 뿌듯했어요.”

인기 ‘수출상품’

실제로 어느 나라의 항공기를 이용해봐도 한국 항공사 승무원처럼 뛰어난 용모와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여승무원을 만나기 힘들다. 이는 국제기관의 서비스 평가 결과로도 나타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글로벌 트래블러(Global Traveler)’의 기내 서비스(Best Onboard SVC & Flight Attn)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고, 대한항공 역시 전세계 9개 항공사로 구성된 스카이팀(Sky Team)에서 매달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평가에서 승무원 서비스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5월26일 서울-두바이 직항 노선 운항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한 에미레이트항공의 셰이크 아흐메드 회장은 “한국인 여승무원은 최고다. 친절하고 손님이 원하는 서비스를 잘해준다”고 극찬했다. 전세계 95개국에서 승무원을 채용해온 이 항공사는 1998년부터 한국인 여승무원을 뽑아 현재 220명의 한국승무원이 일하고 있다. 이런 비율은 영국, 호주에 이어 세 번째다. 이는 한국인 여승무원이 훌륭한 인적 ‘수출상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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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사진: 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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