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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갑작스러운 죽음… 남겨진 ‘금쪽 같은 내 새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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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갑작스러운 죽음… 남겨진 ‘금쪽 같은 내 새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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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살이, 생각조차 해보기 싫은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를 남겨두고 부부가 홀연히 세상을 뜰 수도 있다. 평균수명은 길어지고 있다지만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아무런 대책 없이 갑작스럽게 아이만 남겨진다면…. 아이가 받을 정신적 충격도 문제지만 아이가 헤쳐가야 할 현실은 냉혹하다. 한 푼 두 푼 아껴 모은 재산이 아이를 지켜줄 수 있을까.
우리 부부의 갑작스러운 죽음… 남겨진 ‘금쪽 같은 내 새끼’는?
지난 여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는 남자 주인공 ‘진헌’(현빈 분)의 조카로 ‘미주’라는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미주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뒤 실어증에 걸렸다. 진헌은 미주를 위로하기 위해 미하엘 엔데의 동화 ‘모모’를 읽어준다.

“모모는 말을 안 해. 말을 못해서가 아니라, 듣는 걸 아주 좋아해. 마을 사람들한테 고민거리가 있으면 다 들어주는 거야. 귀기울여서. 그게 중요한 거야. 귀기울이는 거….”

곱슬머리 고아 소녀 모모의 이야기는 미주의 마음을 열고 입도 열게 만든다. 부모의 죽음이 일시적으로 말을 빼앗아갔지만, 미주는 호텔을 운영하는 부자 할머니가 있어 돈 걱정 없이 병원 치료를 받고 사랑도 듬뿍 받으며 안정을 되찾는다.

2년 전 방영된 김수현 극본의 드라마 ‘완전한 사랑’에선 초등생 남매를 둔 영애(김희애 분)가 희귀병으로 투병하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다. 극진히 간호하던 연하의 남편 시우(차인표 분)도 그 충격으로 몇 개월 뒤 숨을 거둔다. 두 아이는 졸지에 고아가 된다. 그러나 작가는 충격적인 결말에 대비해 아이들의 큰아버지 부부에게 자식이 없도록 설정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손자들을 끔찍이 여기는 대기업 회장이다.

친족에게 양육 의무 없어



그러나 현실은 드라마보다 냉혹하다. 예상치 못한 사고, 갑작스러운 암 선고 등으로 부모가 동시에 또는 연이어 사망할 것에 대비해 적절한 장치를 마련해놓고 사는 이는 드물다. 미성년의 아이들만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산이 전혀 없이 부모가 사망할 경우 친족이 후견인으로 나서지 않으면 보육시설로 보내지거나 소년소녀 가장으로 남는 게 현실이다.

초등학교 3학년 경호(가명·10)는 2년 사이에 잇달아 부모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2004년 아버지가 당뇨병으로 사망한 데 이어 2005년 10월 초엔 어머니마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떴다. 11년 전 경호의 어머니 최씨는 아버지 김씨와 결혼했다. 김씨에겐 전처와의 사이에 대학생 아들이 있었다. 당시 최씨는 39세로 초혼이었다. 결혼 1년 만에 경호를 낳은 부부는 경호의 유치원 야외학습에 꼬박꼬박 동행할 만큼 자식 사랑이 지극했다. 하지만 경호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김씨가 사업에 실패하고,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되자 보금자리였던 아파트를 팔아 치료비를 댔다.

그러나 끝내 아버지는 사망했고 어머니마저 2005년 초 대장암 중기 진단을 받았다. 한 차례 수술을 하고, 증세가 호전되는 듯했으나 결국 온몸으로 암세포가 번져서 사망했다. 유산 한푼 물려받지 못한 경호를 일가친척 중 누구도 돌보려 하지 않았다. 현재 경호는 이모와 함께 지내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곧 보육시설로 가야 할 처지다.

경호처럼 유산 한푼 없이 부모를 잃은 경우 양육비 부담 때문에 친인척이라 하더라도 선뜻 아이를 맡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경호에겐 장성한 이복형제가 있지만, 그에겐 경호를 양육해야 할 아무런 법적 의무가 없다. 현행법상 부모가 사망했을 때 후견인이 나서지 않으면 아동복지 시설로 보내진다. 주거지와 가까운 시·군·구청 아동복지과에 신청하면 양육이 가능한 아동 보육시설을 선정해 아이를 시설로 보낸다.

다슬이(가명·12)는 소년 가장이다. 아버지는 2년 전 사업이 망하자 캐나다로 도피한 후 행적이 묘연해졌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주민등록이 말소되면서 법적으로는 사망처리됐다. 그후 피아노 강사로 생계를 이어가던 어머니가 빗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다슬이와 담비(가명·10) 남매는 고아 신세가 됐다.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외가 쪽 친척이 아무도 없고, 친할머니가 일흔이 넘은 데다 형편도 넉넉지 않아 어린 남매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어린 남매는 보육시설로 보내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남매는 보육시설에 들어가기를 극력 거부했다. 다행히 불행한 일에 마음 아파하던 이웃의 도움으로 소년소녀 가정으로 지정돼 후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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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성 자유기고가 chic4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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