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10월 이병하 총장이 인테리어과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대학 설립 초기에 저는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학생들에게 기본예절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실적을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하다 보니 아무래도 갈수록 인성교육에 소홀하게 돼 안타깝습니다.”
신성대는 황해경제자유구역의 중심인 당진에 자리 잡고 있다. 당진은 올해 1월 1일자로 시로 승격됐을 만큼 경제적으로 활황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위치상 신성대는 지방대의 한계를 안고 있다.
“지방대는 어느 곳이든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내 자식만큼은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에 보내고, 전문대를 보낼 때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울에 가면 등록금도 비싸고 주거비 등 기타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데도 그런 의식이 바뀌지 않아요. 기업들도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을 먼저 뽑으려고 합니다. 좋은 대학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니 기업이 지방으로 가면 직원을 구하기 힘들어요. 그러니 지방의 발전은 더욱 더디게 됩니다. 나라 경제를 더 발전시키려면 지방대학을 더 살려야 해요.”
이 총장이 지방대 육성론을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런 취지라면 교육당국도 이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수도권 대학보다는 지방대를 우선 지원해야 하는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따라서 지방대학은 살아남기 위해 취업률 등 실용적인 측면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낮은 취업률을 과대 포장했다가 교육당국의 철퇴를 맞은 곳도 있다. 신성대는 그나마 졸업생들의 사회 진출이 성공적이다. 게다가 탄탄한 재정을 갖추고 있고, 명확한 교육 이념을 가진 설립자가 지휘봉을 쥐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학교다.
신성대가 내세우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2009년부터 정부지원금으로 운영되는 청년취업아카데미사업이다. 산업체가 직접 이 프로그램의 교육과정에 참여해 실무 위주의 이론 및 실습교육을 한다. 재학생은 누구든지 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지난해엔 4~12월 청년취업아카데미 교육과정에 참가한 100명 가운데 96명이 대기업에 취업했다.
현대제철은 이 프로그램에 연 1억 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고, 임직원을 겸임교수로 파견하고 있다. 재학생들은 전원 기숙생활을 하며, 입학부터 졸업까지 방학 없이 학교가 운영된다. 학생들은 취업 전까지 전공 관련 자격증을 1인 5개 이상 취득한다.
“당진시와 연계해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주 1회 조별로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복지원 봉사활동을 실시해요. 지도교수들이 입학에서부터 군생활, 취업까지 지도해주고요. 그 결과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에서 신성대가 최우수 교육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신성대는 올해 전기공학과와 보건계열, 유아교육 쪽 학생들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할 계획이다.
명품학과에는 인센티브
눈에 띄는 또 다른 사업은 명품학과 제도다. 명품학과는 3년간 실질취업률 100% 달성과 입시충원 및 입학률이 100%가 돼야 선정될 수 있다.
“연구실적과 인성평가, 강의평가 등 여러 실적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 도전장을 내려면 학과 구성원들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해요. 어쨌든 명품학과 운영은 대외평가나 입시경쟁률 등에서 큰 상승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병하 총장은 각 학과가 해당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학과가 되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전문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08년 이 제도를 처음 제안했다. 송준강 부총장에 따르면 이 제도는 “지방대학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던진 처절한 한 수”였지만 결과적으로 대학을 살리는 ‘묘수(妙手)’가 됐다. 신성대의 명품학과 지정은 대학 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여겨져 타 대학에서도 관심을 갖는 개혁적인 제도가 된 것이다.
신성대의 명품학과 제1호는 미용예술계열이다. 이후 치위생학과, 제철산업과, 간호과, 호텔조리제빵계열이 선정됐다. 올해는 유아교육과, 전기공학과, 복지행정과가 각각 선정돼 교수 인센티브로 2600만~5000만 원의 현금을 학과별로 지급받아 다른 학과의 부러움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