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7남), 문국진 통일교재단 이사장 겸 통일그룹 회장(4남)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문 총재가 1977년 세운 국제조직 UCI의 자산을 토대로 활동한다. 통일그룹처럼 UCI도 기업군을 거느린다. UCI는 미국의 대형 수산물 유통업체인 트루 월드 수산, 항공사인 워싱턴타임스항공(WTA), 신세계백화점이 입주해 있는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와 JW 메리어트 호텔, 일성건설 등을 소유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 380여 명 참석
그는 문선명 총재를 단지 통일교(Unification Church)의 창시자가 아닌 통일운동(Unification Movement)의 개척자라고 여긴다. 통일운동은 ‘종교의 틀을 벗어난’ 평화운동을 가리키는 것. 4남, 7남을 중심으로 한 통일교 리더들은 문 총재가 통일교의 창시자면서 메시아라는 점을 강조한다.
문 의장이 이끄는 GPF재단은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기구(NGO)다. 종교적 이기주의를 초월한 초종교운동, 가정의 가치, 봉사에 초점을 맞췄다. GPF는 케냐에서 나이로비강 정화사업을 벌이면서 정파 간 분쟁 해결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2010년 케냐에서 개최한 GPF 행사 때는 음와이 카바키 케냐 대통령, 기르마 월데 기오르기스 에티오피아 대통령이 참석했다. 문 의장은 파라과이의 국가전략을 수립하는 싱크탱크 IDPPS도 운영한다.
그는 최근 생활밀착형 한반도 통일운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설립한 GPF 산하 한국GPF재단을 중심으로 정부, NGO와 연계해 기왕에 벌여온 세계평화운동에 한반도 통일운동을 연계하고자 한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8월 17~18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GPF 주최로 ‘글로벌 피스 리더십 컨퍼런스 코리아 2012’를 개최했다. 외교통상부 통일부 한국관광공사 등이 행사를 후원했다.
‘통일 한반도의 미래 비전과 세계평화 구축’을 주제로 내건 이번 행사는 ‘통일 한반도의 미래 비전’ ‘통일 한반도의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 ‘생활형 통일운동의 구체적 실행방안’ ‘통일 한반도를 앞당기기 위한 여성의 역할’ 등 4개 세션으로 이뤄졌다. 대회장은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맡았으며 가우덴시오 로잘레스 필리핀 추기경,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에니 팔레오마베가 미국 하원의원, 2007년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마이클 혼다 하원의원, 찰스 모리슨 동서문화교류센터 소장 등 글로벌 리더 380여 명이 참석했다.
혼다 의원은 기조발제를 통해 “성조기가 승리와 열정을 상징한다면 태극기는 조화를 상징한다. 조화로운 태극기처럼 남북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그것만큼 멋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잘레스 추기경은 “평화의 시작은 개개인의 화목에서 시작된다”면서 “함께하고, 격려하고, 행동하라”고 조언했다.
문 의장은 “통일의 주체는 우리 민족이어야 한다. 통일은 주변국이나 강대국의 논리가 아닌 우리 민족 스스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곽태환 경남대 석좌교수는 “한반도 통일 문제는 주변 강대국과 일부 한국 지도자들의 권력 유지를 위한 정치적 수단이 돼왔다. 남북 양측은 상대방의 통일방안을 거부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으며 그 결과로 통일 한반도를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와 실질적인 대안이 결여됐다”면서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중심은 한국 국민이며 이를 위해 전 국민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월 17~18일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피스 리더십 컨퍼런스 코리아 2012’행사
문 의장은 네 살 때 문선명 총재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줄곧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에서 동양인으로서 차별을 겪었기에 한국의 부상과 한반도의 통일을 누구 못지않게 바란다. 그는 “근시안적이면서 인기영합적인 복지 이슈가 우선시되면서 정치권에서 통일 문제가 가려져버렸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일정책이 변화했습니다. 정치권, 경제계, 종교계, 시민사회의 방법론이 제각각이에요. 방법론을 이야기하기 전에 어떤 통일국가에서 살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통일국가의 비전과 철학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져야 해요.”
GPF는 8월 19일 320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2012 통일실천 축제한마당’도 개최했다.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성금 모금 행사 ‘천원의 기적’, 통일 희망 풍선 날리기, 통일기부서약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평화를 이뤄내는 가장 확실한 길은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없이는 세계 평화가 이뤄질 수 없어요. 분단 과정을 되짚어보면 통일 역시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간 통일 문제는 정치인, 학자 등 사회 상층부에서만 논의돼왔습니다. 국민 각자가 통일의 주체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GPF는 통일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마련하고자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등 400여 개 시민사회 단체와 연대해 꾸린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통일천사)’입니다. ‘통일천사’는 광범위한 대중적 통일운동, 생활밀착형 통일운동을 지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