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호

MB정권 ‘공공의 적’ 김만복을 살려준 내막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

    입력2009-02-05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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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규먼트(agument·논쟁 또는 논증)’는 내가 즐겨 쓰는 영어 단어다. 이 ‘지적(知的) 어둠에 대한 도전’은 역사 발전과 공익 증대의 원동력이었다. 논란의 여지없이 100% 완전무결한 입증이란 기존 지식의 ‘동어반복’이거나 ‘자기복제’에 불과할 수 있다. ‘앎의 확장’은 독창적 주장을 그럴듯한 정황과 논리로 ‘완벽하진 않지만 타당성 있게’ 입증하는 ‘아규먼트’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자연과 사회의 이치를 새로이 얻는 ‘진정한 생산성’은 주관성, 개연성, 합리적 추론을 근거로 한 ‘논쟁적 나아감’에 의해 획득되는 것이다. ‘아규먼트’는 ‘팩트(facts)’와 ‘논평’의 결합이며 ‘새롭게 구성한 이야기’다. ‘사실 이면의 진실’을 향한 접근과 ‘미래’에 대한 예측을 가능케 한다. 이 점에서 단순한 ‘의견 표명’과는 다르며 더 ‘정보적’이다. 이 논증의 바다에 던져질 첫 소재는 ‘김만복 입건유예’ 사건이다.
    MB정권 ‘공공의 적’        김만복을 살려준 내막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2009년 1월5일 방북 대화록을 유출한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입건유예’ 처분을 내리고 내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입건유예’는 불법성 문제는 있지만 범죄의 정황 등을 참작할 때 형사사건으로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사건의 기원은 2007년 12월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통령선거 투표일 하루 전날인 이날 노무현 정권의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은 국정원 대북 파트 간부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극비리에 방북, 북한의 정보책임자인 김양건 통일선전부장과 만났다. 김 원장의 방북 사실은 보름 뒤인 2008년 1월3일 외부에 알려졌다. 이른바 ‘대선용 북풍(北風) 기획’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 대선 승리로 정권 교체에 성공한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정원에 ‘김만복 원장과 김양건 부장의 대화록’을 제출하라고 했다. 1월8일 국정원은 인수위에 대화록을 전달했다.

    그런데 김만복 당시 원장은 인수위에 보고한 이 비밀자료를 1월9일 ‘중앙일보’ 인사에게 넘겼다. ‘중앙일보’는 1월10일 자료의 전문을 대서특필했다. 인수위 측은 국정원 측이 주도한 ‘언론 플레이’로 판단했다. 문건에는 김만복 원장에게 유리한 내용만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국정원 측은 한동안 언론에 “인수위 내부에서 유출됐을 것”이라고 발뺌했다. 1월15일 김만복 원장은 문건 유출자가 본인임을 시인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은 1월21일 김 원장에 대해 공무상 비밀 누설(형법 127조 위반) 혐의로 내사에 착수했다.

    나라 떠나갈 듯 요란 떨더니

    현직 국정원장에 의한 국가기밀자료 유출 사실이 밝혀진 직후 이명박 정권은 “국기(國紀)를 심대하게 문란케 한 사건” “엄중 처벌해야”라며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도 김 원장에 대해 구속 등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 야당과 언론도 김 원장 성토 일색이었다.



    “개인의 사의표명으로 유야무야 넘어갈 수 없는 일로, 사법적 판단에 따라야 한다.”(2008년 1월15일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

    MB정권 ‘공공의 적’        김만복을 살려준 내막

    2008년 1월10일자 ‘중앙일보’ 1면.

    “국가 보안업무의 최고 수장이 보안은커녕 대화록을 유출해 언론사에 로비한 것은 국기를 심대하게 문란케 한 행위다. 검찰은 지체 없이 수사에 착수해 위법 행위에 대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2008년 1월15일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

    김만복, 내사 결과 ‘흡족’

    “국가기밀을 가볍게 처리한 것은 그 책임이 가볍다고 하기 어렵다.”(2008년 1월 15일 우상호 대통합민주신당 대변인)

    “놀라운 일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국가 최고정보기관의 수장이 중요한 기밀을 통째로 특정 신문사에 넘겼으니, 도덕적 해이를 넘어 있어선 안 될 범법행위다.”(2008년 1월16일 ‘한겨레’ 사설)

    “문건 내용이 일응(一應·일단 보이기에는) 형법 127조에 규정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돼 내사에 착수한다.”(2008년 1월21일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찰은 비밀누설의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2008년 2월11일 ‘국민일보’ 보도)

    그런데 1년여 뒤인 2009년 1월5일 이 사건은 ‘무혐의’에 가까운 ‘입건유예’로 종결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만복 전 원장이 공무상 기밀을 누설한 것은 맞지만 해당 기밀이 국가기능을 위협한다고 보기는 미약하고 유출 경위 역시 언론 보도로 의혹이 증폭되자 이를 해명하는 차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다. 30년간 공직생활을 했고 이 사건으로 인해 사표를 제출한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김만복 전 원장은 검찰의 이번 내사결과에 ‘흡족’해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원장의 지인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은 “무혐의가 아니어도 괜찮다. 입건유예만으로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등 여권은 ‘김만복 입건유예’에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이 사건의 이 같은 발단-전개-결말은, 한마디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로 규정될 수 있다. “태산이 떠나갈 듯 요란을 떨더니 튀어나온 건 생쥐 한 마리뿐”인 셈이다. 지난 1년여 사이 새로운 증거나 증언이 나온 것은 없었다. 다만 미묘하게 달라진 건 ‘이명박 정권의 태도’다.

    검찰 측 내사 결과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이 국가기밀을 유출한 점은 사실로 인정됐다. 유출 동기는 “의혹이 증폭되자 이를 해명하는 차원”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유출 동기’를 ‘입건유예’로 선처한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사건 초기 이명박 정권은 이러한 ‘유출 동기’에 대해 정반대로 평가했다. ‘본인 의혹 해명이라는 사(私)적인 목적으로 국가기밀을 유출한 것’이므로 ‘정상참작’이 아닌 ‘엄중처벌’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김만복 원장은 대선 전날의 방북 목적, 의도에 관한 여러 가지 의혹을 받아왔고 이를 가리기 위해 (문건을 유출해) 자신의 행적을 미화시킨 의혹이 든다.”(2008년 1월15일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

    “임채진의 중립·엄정 의지”

    당시 야당, 언론 상당수도 나 대변인과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검찰도 수사 착수 시점엔 사법처리를 암시하는 ‘형법127조’를 언급하며 “문건 내용이 형법 127조에 규정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이라고 브리핑했다.

    기소권은 검찰의 고유권한이며 여론재판에 의한 희생이 없도록 경계해야 한다. ‘정치권이나 여론의 판단’과 ‘사법기관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사실의 흐름’만 놓고 본다면, 국가 기밀을 실제로 유출했고 그 동기도 불순하다는 의혹이 있으며 대통령 당선인 측, 여당, 야당, 언론 등 내로라하는 힘 있는 기관에서 일제히 엄중 사법처리를 강하게 요구하고 검찰도 이에 따르는 움직임을 보여 코너에 몰릴 대로 몰린 김만복 전 원장이 1년 만에 검찰의 사실상의 무혐의 처분과 이명박 정권의 침묵 속에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것이다.

    “정권 차원에서 결론”

    이명박 정권은 출범 초 노무현 국정원의 ‘이명박 뒷조사’ 및 ‘김경준 기획입국’ 의혹도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며 김만복 전 원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이들 사건도 현재는 봄눈 녹듯 흐지부지됐다.

    ‘이러한 일련의 급반전이 우연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김만복 입건유예’에 대한 여권의 침묵은 ‘소극적 망각이나 무시’라기보다는 ‘김만복에 대한 적극적 태도 변화’의 산물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먼저 주목해 볼 대상은 임채진 검찰총장이다.

    ‘국정원장의 국가기밀 유출’ 내사사건은 피내사자가 중요 인물인데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은 만큼 사법처리의 수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검찰 수뇌부의 판단이나 지휘도 작용했을 사안이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는 동향(경남)인데다 부산고-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임 총장과 김 전 원장 모두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어 노 정권 시절 함께 복무한 4대 사정기관의 수장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통념상 임 총장과 김 전 원장은 보통 인연은 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대 사정기관장 중 임채진 총장과 한상률 국세청장은 노무현 정권 때 임명되어 유임된 경우여서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사정 기관장들의 충성도’에 대한 의문이 간간이 제기되고 있었다. 검찰이 김만복 사건을 관대하게 처리할 경우 임 총장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권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임 총장의 지인 A씨는 “임 총장이 사석에서 김만복 전 원장 사건에 대해 ‘중립적이고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상 ‘김만복 입건유예’가 임 총장 등 검찰 수뇌부의 ‘관대한 처리’ 의지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A씨는 “이명박 정권의 최고 권부(權府)에서 국가 위신이나 국정에 미칠 영향 등 다각적으로 국익도 고려한 끝에 ‘직전 정권의 국정원장을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정권 출범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한나라당의 ‘공공의 적’이던 김만복 전 원장과 이명박 정권 사이에 공유(共有)의 여지가 발생한 셈이다. 김 전 원장은 최고 정보기관의 직전 수장으로서 고급 정보를 상당수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카드’ 삼아 대선 직후부터 이명박 정권과의 ‘접촉’ 및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 “김만복 원장은 대선 이후 끊임없이 이명박 당선인과의 면담을 직·간접적으로 시도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당선인에게 뭔가 ‘한 건’을 하기 위해….”(2008년 1월 17일 경향신문 보도)

    ‘국정원장 결정론’ 이론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만복 무혐의’나 ‘김만복 입건유예’를 이끌어내기 위한 논리도 세밀하게 구성되어 정부 측에 전달됐다고 한다. 다음과 같은 ‘국정원장 결정론’도 그중 하나였다.

    MB정권 ‘공공의 적’        김만복을 살려준 내막

    미국 드라마 ‘24’.

    “국가정보원장은 대통령 직속의 기관으로 국가기밀의 처리 및 국가의 안위와 관련한 중대 결정을 내리는 기능을 수행하므로 그에 필요한 고도의 자율성과 권능이 주어지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직 국정원장은 무엇이 국가기밀인지 아닌지 여부, 국가기밀 외부 제공의 적절성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권한을 지닌다. 따라서 이 같은 권한 행사에 따른 현직 국정원장의 국가기밀 취급은 존중되어야 하며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검찰의 내사 결과가 나온 뒤 김 전 원장측은 ‘국정원장 결정론’ 이론을 개발한 전문가 측에게 ‘결과가 좋았다’고 한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찰의 결정은 김 전 원장에게는 ‘명예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김 전 원장으로서는 “과오의 경중에 비해 필요 이상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할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검찰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그가 30여 년간 국정원에서 재직하며 국가에 봉사해온 점도 조명해주었다.

    미국 드라마 ‘24’의 경우

    그러나 ‘김만복 입건유예’는 ‘자연인 김만복’에게는 ‘법의 관대함’을 선사했지만 인권 사회 측면에서는 ‘어두운 메시지’도 던졌다. 국정원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과 맞물려, “견제받지 않는 ‘제왕적 국정원장’을 빚어낼 것”이라는 비판론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국가의 생존은 도덕이나 법률 등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1532년)’은 지금도 논쟁의 주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국가 안보’의 문제는 과거에는 ‘외세의 무력 침입’이나 ‘내란’ 등 단순한 형태였지만 이제는 ‘외환 금융위기’‘세계적 경기 침체’‘에너지와 식량의 고갈’‘전 지구적 환경 파괴’‘산업 기술의 유출’‘동맹과 국제 다자구조의 개편’‘테러’‘사회 양극화’ 등 일상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다. 위기의 진행 속도와 파급 효과 역시 훨씬 더 빠르고 광범위해지고 있다.

    지금의 국제사회는 ‘개별 국가는 세계화의 과정에서 그 국가성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선하고 발전시켜나간다’는 앤서니 기든스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낙관적 국제질서가 통용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국제정치 전문가는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더 확산되는 가까운 미래에는 영토·주권 등 국가의 ‘신성불가침성’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채무불이행’ 기업이 파산이나 법정관리의 운명을 맞게 되듯 ‘채무불이행’ 국가는 앞으로는 더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점에서 국가 안보의 중추인 국정원은 여러 유형의 안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그 기능이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 국정원의 권력 남용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과 인권단체는 법제화를 통한 기능 강화를 저지하고 있다.

    결국 국정원의 기능 강화 문제는 ‘신뢰’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야당과 인권단체가 ‘국정원의 합법적 휴대전화 감청’ 입법에 극렬 반대하고 여당도 주춤하는 것은, 국가 안보 문제와는 별 관계가 없는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에까지 통화내역조회나 불법도청을 남용해온 전력이 있는 국정원에 대해 아직 완벽한 신뢰를 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국정원은 ‘신뢰’의 회복 없이는 ‘기능 강화’라는 ‘실익’을 얻어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상식과 신뢰의 문제

    이런 시기에 나온 ‘김만복 입건유예’는 결과적으로 국정원의 신뢰 회복에 역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인 ‘24’에서 국가안보 당국의 최고 책임자는 대도시에 핵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터뜨리는 데 성공한 테러단의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국가기밀을 유출해 넘겨준다. 이 정도의 유출 동기가 있을 때 사람들은 안보 책임자를 이해하게 되고 ‘죄가 없다’는 데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김만복 전 원장의 ‘국가기밀 유출’에서는 긴급하고 불가피한 공익적 동기를 여전히 잘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 발생 당시에 공론화된 ‘기존 상식’의 맥락에서는 이런 판단도 나올 수 있다.

    “국정원장이 비밀리에 북한에 들어가 북한의 정보 최고당국자와 밀담을 나눈 내용이 중대한 국가기밀이 아니면 무엇이 중대한 국가기밀일까. 국정원장이 본인 해명과 미화(美化)에 쓸 용도로 국가기밀을 유출한 의혹이 상당함에도 법적 책임이 없다는 것이니 국정원장에게 요구되는 직업관과 국가관의 수준이 이 정도인가. 이 사건을 계기로 향후 국정원장은 사후 책임에서 한결 자유로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국정원에 더 많은 권능을 줘도 될까.”

    2008년 1월 김만복 전 원장의 행위에 대해 “엄벌에 처하라”며 공분(公憤)한 이명박 정권은 당시 별것도 아닌 일로 생사람 핍박한 것인지, 아니면 집권 후 모종의 이유에 의해 태도를 달리한 것인지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 정권이 직접 전파한 ‘2008년 1월의 상식’이 뒤집혔으므로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해야 사람들도 생각을 고치게 된다. 사람들은 순리대로, 상식대로 일이 되어갈 때 정부기관을 신뢰한다. 불신의 누적은 모두에게 불행이다. 국정원장에게 국가안보 문제와 관련해 고도의 자율권이 있다 한들, 대중의 불신이 깊으면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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