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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부당지원ㆍ회삿돈 횡령 혐의로 구속된 조현범은 누구?

[Who’s who] 미국 유학파, 창업주 손자, 이명박 3녀의 남편, 치밀하고 유머러스한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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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23-03-28 16: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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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3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3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27일 200억 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조 회장의 혐의는 다양하다.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MKT(한국프리시전웍스)의 타이어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MKT에 130억 원을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가 규모 면에서 가장 크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검찰은 MKT가 취한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의심한다.

    개인 이사부터 가구 구입까지 회삿돈으로

    조 회장은 75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 회장이 회사 재산을 마치 자신의 재산인 것처럼 함부로 유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타이어 및 계열사 명의로 구입하거나 리스한 고급 외제차 5대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고, 법인 소속 운전기사를 조 회장 아내 전속 수행기사로 활용한 혐의도 있다. 이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에 해당한다.

    또 개인 주거지 가구 구입비용 2억6000만 원과 이사비용 1200만 원을 회사 자금으로 대납(업무상 횡령)하고, MKT 자금 50억 원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에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도 있다. 리한 박지훈 대표와 조 회장은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함께 다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택 압수수색이 시작되자 법인 차 2대를 숨기려 한 혐의(증거 은닉)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약 3610억 원의 채무를 떠안았다. 매년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과 증여세 분할 상환금이 약 400억 원에 달한다. 검찰은 조 회장이 경제적 압박을 견딜만한 현금성 자산이 부족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한다.

    조 회장은 1972년 1월 7일 경남 함안군에서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2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미국 드와이트잉글우드고등학교와 보스턴칼리지 재정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앤테크노롤지)에 입사해 광고팀장, 마케팅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거치며 입지를 다졌다.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으나 “전광석화 같은 몸놀림으로”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 형제 간 갈등이 심했다.

    2020년 집행유예 판결 후 형 제치고 경영권 승계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말 하청업체와 계열사로부터 수억 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2020년 상반기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책임의 뜻으로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런 그에게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은 1심 판결직후인 2020년 6월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모두 넘겨준다. 대표직을 사임한 직후 판세가 역전돼 조 회장이 사실상 최대주주로 등극함과 동시에 실질적 경영권을 거머쥔 것이다.

    그러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아버지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 청구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조 명예회장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조 회장에게 지분을 넘겼는지 판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조 회장은 2020년 11월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서 한국앤컴퍼니 단독 대표이사로 경영에 복귀했다. 2021년 핵심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정기총회에서는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같은 해 12월 22일 이 회사의 회장으로 올라섰다.

    현재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회장이기도 하다. 그의 아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 씨다. 조 회장의 성격은 꼼꼼하면서도 치밀하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이다. 기억력이 좋고 유머러스한 성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경영권 쟁탈전에서는 압승을 거뒀지만 이번에 받은 혐의에 행운이 따르긴 어려울 전망이다. 혐의가 한두 가지가 아닌 데다 검찰의 수사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타이어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조 회장이 총수일가이자 지배주주라는 지위를 남용해 회사의 사업기회를 탈취하고, 회사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쓰며 법인 제도를 남용했다”며 “검찰은 향후에도 경쟁 질서를 해치는 각종 공정 거래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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