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호

“내 별명이 1박2일… 시민이 물으면 이튿날 처리해야죠”

살고 싶은 도시 만드는 정명근 화성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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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23-11-2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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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누구나 오늘보다 내일 ‘삶의 질’이 높아지는 도시로 키우겠다

    • 시정 운영 제1 원칙 ‘시민과 소통 통한 공감대 조성’

    • 연내 인구 100만 돌파, 2025년 1월 특례시 출범

    • GTX·트램 등 교통망 확충, ‘보타닉가든 화성’ 조성에 박차

    경기 화성시 하면 영화 ‘살인의 추억’(2003)의 배경이던 드넓은 논바닥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그 기억을 지우시라. 전국에서 가장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는 스마트시티로 거듭났으니 말이다.

    화성시는 경기 서남단에 자리해 바다와 맞닿아 있고 서울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도·농 종합도시다. 권역별 특색이 다양하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신도시를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별로 행정에 요구하고 기대하는 바가 저마다 다르다. 화성시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살피고 아우르는 리더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7월 1일 취임한 정명근 화성시장은 그런 면에서 적임자라는 평을 듣는다. 정 시장은 1989년부터 30년 가까이 안산시청과 경기도청, 화성시청 등에서 근무하며 정무 감각과 행정 경험을 쌓은 공무원 출신이다. 동탄 4동 동장을 끝으로 2018년 공무원 생활을 접고,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으로 3년 남짓 일했다. 시민이 느끼는 고충을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풀어가며 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끄는 그를 11월 2일 화성시에서 만났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집무실에서 매일 화성시 지도를 살펴본다. ‘지역의 균형발전과 적극적 투자 유치를 통해 시민의 삶이 오늘보다 더 나아지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조영철 기자]

    정명근 화성시장은 집무실에서 매일 화성시 지도를 살펴본다. ‘지역의 균형발전과 적극적 투자 유치를 통해 시민의 삶이 오늘보다 더 나아지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조영철 기자]

    법정처리기간 20~30% 단축한 리더십

    취임 2년차다. 시장으로서 철칙처럼 지키는 시정 운영 철학이 있을 것 같다.

    “시민과 소통을 통한 공감대를 조성하자는 것이 첫 번째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우리 사회 평균 생활수준보다 어려운 분들과는 충분한 공감이 필요해 소통의 시간을 더 자주 갖는다. 시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신속한 일처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화성시는 전국에서 허가 건수가 가장 많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안의 법정 처리 기한이 예를 들어 15일이라 치자. 근데 막 40일, 50일씩 걸리면 되겠나. 시장 취임 후 시청 공무원들에게 신속한 일처리를 먼저 주문했고, 올해 법정처리기간을 20~30%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허가 신청이 접수되면 일주일 안에 보완할 것을 보완하게 한다. 민원 응대도 마찬가지다. 시민에게 문의가 오면 다음 날 일을 바로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내 별명이 ‘1박2일’이 됐다. 오늘 지시하면 내일 처리되는 과정이라도 보고를 받아야 직성이 풀린다.”

    ‘신속한 일처리’를 중요하게 여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공무원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본다. 처음 공무원이 됐을 때부터 민원을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미룰 수가 없었다. 그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시민들이 좋게 평가해 준다. 시장에 출마했을 때도 민원을 빨리 처리해 줘서 고마웠다며 지지 의사를 밝힌 분이 많다.”



    생각처럼 일이 되지 않을 때 마음을 다잡아주는 좌우명이 있나.

    “어머니가 누누이 ‘착하게 살라’고 강조했다. 그 말이 내 삶을 관통한 좌우명이 아닌가 싶다. 착하게 살라는 말은 항상 법을 지키고 남에게 베풀면서 살라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그게 쉽지만은 않지만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좀 더 사회적 기준에 맞게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

    화성시가 살기 좋은 도시로 변모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 비결이 뭔가.

    “여러 가지다. 서울에서 가깝고 정부에서 지정한 개발촉진지역이어서 많은 공장과 기업이 들어와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 그에 따라 택지가 개발돼 주거지도 많아지고 생활 편의를 위한 첨단 인프라가 갖춰졌다. 서울의 1.4배나 되는 광활한 면적인데 산지 비율이 다른 도시에 비해 낮아 아직도 개발할 곳이 무궁무진하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도시다.”

    올해 화성시 인구가 1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특례시장으로서 계획이 궁금하다.

    “두 달여 전, 민선8기 1주년을 맞아 ‘100만 희망화성 선포식’을 치렀다. 누구나 살고 싶은 100만 도시로 도약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당시(6월 말 기준) 우리시 인구가 98만5687명이었다. 그사이 3000여 명이 늘어나 현재는 98만8643명이다. 이 같은 추세와 입주 계획 등을 고려하면 11월 내 100만 명 돌파가 예상된다. 100만 이상 인구를 1년간 유지 시 2025년 1월 특례시의 지위를 갖게 된다. 특례시 출범에 대비하기 위해 민간·행정 차원의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7월에는 시 차원에서 ‘시민과 함께 공감하고 축하할 수 있는 100만 화성시대’를 주제로 논의했다. 또한 ‘100만 특례시 준비위원회’에서 회의를 개최해 특례시에 대한 역량강화교육과 민간 차원의 협업 방안을 모색했다. 7월 21일에는 화성시연구원 개원식을 맞아 ‘균형발전 특례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문가와 시민, 공무원이 참여한 가운데 특례시로서 우리 시의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한 토론의 장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이처럼 우리시는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민간과 협업하는 등 다각도로 특례시 출범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업 성장이 견인한 화성의 비전

    화성시 미래 비전으로 ‘임기 내 20조원 투자 유치’를 강조해 왔다. 실현 가능하겠나.

    “2001년 시로 승격할 당시 화성시는 인구 21만 명에, 예산 규모가 2500억 원인 작은 도시였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인구 100만 명에 재정 규모 4조 원, 지역 내 총생산 전국 1위, 재정자립도 전국 1위를 달성할 만큼 놀랄만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발전을 견인한 것이 기업 성장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관내 삼성전자, 기아차 등 대기업을 필두로 경기도 내 가장 많은 2만7607개의 기업이 소재한다. 또한 운영 중이거나 조성 중인 산업단지가 22개에 달한다. 이로 인한 인구 유입과 기반시설 확충이 활발해져 관내 기업이 도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기업 활동을 바탕으로 화성시의 지역 내 총생산(GRDP)이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고 금액인 81조 8000억 원(2020년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인근 지자체인 성남시의 약 2배, 용인·수원시의 2.5배에 달한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지방자치 경쟁력 지수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 컨설팅회사 맥킨지가 주목하는 ‘세계 7대 부자도시 화성’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화성시 인구가 100만을 넘어 150만, 200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시는 민선8기 임기 내 20조 투자 유치 비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7월 1일자로 투자 유치 전담 부서를 신설해 개별 부서에서 추진하던 투자 유치 업무를 모아 미래차·바이오·반도체 3대 전략산업을 권역별 특성에 맞게 활성화하고 국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상급 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민선8기 투자 유치가 확정된 액수는 4조8000억 원이며 미래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9조 원, 지식산업 및 첨단기업 확충에 3조6000억 원, 전략서비스 산업 확충에 4조4000억 원 등 20조 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지역별 맞춤형 발전을 위해 교통망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들었다.

    “3기 신도시 2곳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계획이 진행되고 있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통행량 증가가 명확한 상황으로 시민들의 철도 확충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요구를 해소하고자 시는 설계·건설 중인 7개 노선, 계획 중인 5개 노선을 합쳐 12개 철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철도 트렌드의 핫 이슈인 GTX-A 노선이 2024년 6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GTX-C 노선을 병점역까지 연장 운행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GTX 개통으로 시민들은 빠르고, 쾌적하고, 정시성 있는 철도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철도사업은 대부분 국가사업으로 국토부의 역할이 큰 만큼 4월 10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인근 지자체를 경유하는 노선이 많아 주변 지자체장들과의 협력 역시 공고히 하고 있다. 우리 시는 철도사업과 더불어 환승센터 건립, 동탄도시철도(트램) 건설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트램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추진하는 ‘보타닉가든 화성’ 조성사업에 시민이 거는 기대가 크다고 들었다.

    “보타닉가든은 식물원을 뜻한다. 한마디로 화성을 식물원처럼 만드는 사업이다. 차별성이 부족한 기존 도시공원 일원에 식물을 주제로 한 복합 프로그램을 도입해 공공 정원을 조성하고, 차원 높은 여가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온실 건립과 기존 공원 녹지에 다양한 수목과 꽃을 심어 식물 전시와 관람 기능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각종 체험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연령별 식물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카페와 레스토랑 등 각종 편의시설을 도입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일일 체류형 관광자원으로 육성하려 한다. 2024년 9월부터 단계별로 본격적인 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보타닉가든, 뉴욕 센트럴파크가 부럽지 않은 아시아 최대 보타닉가든을 완성해 화성시를 문화 대표 도시로 키울 것이다.”

    문화적 풍요로움까지 누리게 하고파

    10월 13, 14일 열린 ‘2023 튼튼 펫 페스타’. [지호영 기자]

    10월 13, 14일 열린 ‘2023 튼튼 펫 페스타’. [지호영 기자]

    화성시는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한 정책도 활발히 펼치는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재 화성시 반려가족과에서는 △반려동물 등록지원사업을 시행해 화성시민이라면 무료로 동물등록을 할 수 있게 지원한다. 또한 농촌 지역 마당에서 키우는 △실외 사육견의 중성화 수술비를 지원해 유기견 및 들개 수가 증가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동탄 여울공원과 서신 백미리에 △반려가족 놀이터를 조성·운영하고, △반려동물 행복나눔 축제를 열어 시민과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문화공간을 제공한다. 그뿐이 아니다. △반려문화 명사특강 및 △반려동물 행동교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펫티켓을 가르치고 동물 생명존중 인식을 강화하고 있다. 취약가구에 반려동물 의료·장례·위탁 비용을 지원하는 △반려동물 의료서비스와 유실·유기 동물을 관리하는 △위탁동물보호센터도 운영한다. 이 밖에도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급식소 지원사업 등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화성시민과 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도시가 되도록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10월 ‘2023 튼튼 펫 페스타’가 화성시에서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반려인구가 많은 동탄 지역, 특히 반려견과 산책하기 좋은 동탄 여울공원에서 개최한 것이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동탄은 아파트와 공원 간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체육시설이 있어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이용한다. 동탄 여울공원에는 반려견놀이터가 있어 많은 반려가족이 동탄여울공원을 즐겨 찾는다.”

    화성시에 거는 시민의 기대가 크다. 시장으로서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뭔가.

    “화성시의 모토가 ‘내 삶을 바꾸는 희망 화성’이다. 모든 시민의 삶을 어제보다 오늘 더 낫게, 오늘보다 내일 더 낫게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시민들이 내가 시장을 하는 동안 수입도, 삶의 질도 점점 더 나아지는 삶을 영위하기 바란다. 화성시에 취약한 분야가 문화예술이다. 현재 문화예술회관 2곳을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 사업이 잘 마무리돼 문화적 풍요로움까지 시민들이 누리게 하고 싶다. 임기 중 완공까지는 못 하더라도 시작은 하면 좋겠다.”



    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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