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호

韓 산업용 로봇은 1위, 가전‧서비스 로봇은 中 인해전술에 밀려

로봇 산업 발전 위해 정부 차원 인적‧물적 투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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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4-02-01 11: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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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청소기 전담 연구원, 中 1000명 투입 vs 韓 30명 수준

    • 로봇은 미래 전략산업, 정부 정책 지원과 배려 필요

    2월 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갑영과 함께하는 2024 CEO북클럽 제1회 특강이 개최됐다. [구자홍 기자]

    2월 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정갑영과 함께하는 2024 CEO북클럽 제1회 특강이 개최됐다. [구자홍 기자]

    국제로봇연맹(IFR)이 지난달 10일 발표한 ‘2022 세계 로봇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산업용 로봇 밀도가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로봇 밀도는 1만 명의 근로자 당 산업 현장에 로봇이 어느 정도 도입됐는지를 따져 계산하는 데, 우리나라는 근로자 1만 명이 일하는 산업 현장에 1000대의 산업용 로봇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싱가포르로 670대를 기록했고, 3위 일본과 4위 독일이 각각 399대, 397대 수준이었다. 5위는 중국으로 1만 명 당 322대의 로봇이 산업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의 산업용 로봇 밀도가 높은 셈이다.

    우리나라가 산업용 로봇 도입 밀도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은 산업용 로봇 도입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글로벌 제조 기업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크게 늘고 있는 로봇 청소기, 배달 로봇 등 가전‧서비스 분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값싸고 성능까지 좋은 이른바 ‘가성비’를 앞세운 외국산 제품이 한국 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기 때문. 특히 로봇 관련 부품 산업이 크게 발달한 중국산 제품이 국내 가전 로봇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청소 로봇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한 ‘로보락’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드론과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이 부품 조달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을 주도한 것과 마찬가지로 생활 로봇 분야에서도 중국산 제품이 한국기업 제품을 따돌리고 국내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것이다.

    2월 1일 한국생산성본부가 주최한 2024 CEO북클럽 조찬특강에서 제1회 강사로 나선 로봇 전문가 김현진 서울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로봇 청소기 분야만 살펴보면 중국에서 1000명 넘는 연구원이 전담 투입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가전 기업에서는 30명 수준에 불과하다”며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로봇 분야, 특히 R&D 분야에서 중국의 인해전술에 국내 기업이 밀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로봇 분야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미래 전략산업 육성 차원에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진 서울대 항공우주학과 교수가 2024 CEO북클럽 제1회 강사로 나서 ‘환경적응적 지능로봇’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구자홍 기자]

    김현진 서울대 항공우주학과 교수가 2024 CEO북클럽 제1회 강사로 나서 ‘환경적응적 지능로봇’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구자홍 기자]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인구는 고령화되고, 근로시간은 단축되는 동시에 임금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어 산업 현장에서 로봇의 필요성과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며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로봇을 도입했을 때 경제적 부가가치가 가장 높게 나올 수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2016년부터 CEO북클럽을 이끌고 있는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도 “김현진 교수 강의를 통해 로봇 산업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일상에서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이는데 큰 도움을 주는 로봇 산업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인적, 물적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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