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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한동훈 ‘마이웨이’… 親尹도 분화

친윤계 내부 “韓 서사 쌓여” vs “韓 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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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4-01-22 16: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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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 갈 길을 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한 대응에서 갈등이 폭발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위원장이 사실상 ‘마이 웨이’를 선언하면서 여권 내 권력투쟁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친윤석열계가 분화하는 신호탄 성격도 있어 보인다.

    22일 한 위원장은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질의에 답변하는 형태로 자신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한 위원장은 이어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표면상으로는 공천에 대한 문제제기의 형식을 띠고 있다. 실제로는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편 데 대해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해석이 많다.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애초엔 (대통령실에서) 김 비대위원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한 위원장이 버티자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로까지 나아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친윤계 내부의 기류도 두 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인사들은 대체로 한 위원장에게 우호적이다. 서울 지역의 한 당협위원장은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권과 맞서며 서사가 쌓였듯 한동훈의 서사가 쌓이는 국면”이라면서 “조급한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들이 무리수를 뒀다”고 말했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일부, 강원권,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 지역 기반을 둔 인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해당 권역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의원 측은 “여당은 대통령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보루여야 한다”면서 “애초 한 위원장 취임을 환영했지만 대통령실과 결이 다른 메시지를 내니 비토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이 사퇴 요구를 거절한 이후 대통령실도 구체적인 추가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예정된 일정(비대위 회의, 인재영입 환영식)을 그대로 소화했다. 대통령실 사정에 밝은 여권 관계자는 “당정 갈등으로 계속 비치면 공멸이니 적정 수준에서 갈등이 조정될 것”이라면서도 “후유증은 남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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