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하와이 마우나케아

쪽빛 태평양 굽어보며 칠면조, 멧돼지떼와 즐기는 ‘야생 라운드’

하와이 마우나케아

1/2
  • 라운드 중에 야생 칠면조 무리가 그린 위를 천연덕스레 지나가고 당나귀와 멧돼지까지 드나든다면 어떤 기분일까. 한쪽에선 토끼들이 사람이 다가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가롭게 풀을 뜯는다. 태평양 섬 위에 펼쳐진 환상의 골프장에서 야생동물과 함께하는 라운드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하와이 마우나케아
북태평양한가운데 위치한 하와이. 흔히 망망대해에 섬 하나가 덩그러니 떠 있을 것으로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100여 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섬이 북서에서 남동 방향으로 완만한 호(弧)를 그리면서 장장 600km에 걸쳐 이어져 있는 제도(諸島)다.

하와이는 이 섬들 중 가장 큰 화산섬이면서 니하우, 카우아이, 오하후, 몰로카이, 라나이, 마우이, 카홀라웨와 함께 8대 섬으로 꼽힌다. 하지만 하와이 제도 주민 대부분이 거주하는 섬은 하와이가 아닌 오하후다.

대신 하와이에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마우나케아(Mauna Kea·4026m)와 그 화산의 이름을 딴, 환상적인 풍광의 마우나케아 골프장이 있다. 그곳에 가려면 호놀룰루 공항에서 빅아일랜드 코나 공항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코나 공항에 내려서는 순간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무역풍에 실린 푸르메리아와 레이꽃의 진한 향기에 잠시 아찔했다. 먼발치로는 바람에 하늘거리는 야자수와 진분홍색 부켄베리아 그리고 그 뒤로 코발트색 바다와 짙푸른 하늘이 장대하게 펼쳐졌다. 닫힌 가슴이 툭 터져 열리는 듯한 시원함이 도시를 탈출한 몸과 마음을 더욱 자유롭게 했다.

공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리조트 단지가 모여 있는 코할라 코스트 지역으로 가는 길은 외지인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도로 양편의 산야가 온통 시커먼 용암으로 덮여 있고, 그 위 곳곳에 산호로 그려놓은 갖가지 기원문이나 사랑의 표현물이 이채롭다.



공항을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웅대하고 광활한 검은 용암 위에 세계적인 골프 코스 설계자들이 만든 불후의 명작들이 펼쳐졌다. 골프장마다 주위 자연환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녀 골퍼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오게 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 마우나케아 골프장이다.

적홍색 푸르메리아 꽃잎이 심볼인 이 골프장은 미국 100대 코스의 하나로 꼽힌다. 1964년 재벌 록펠러의 주문을 받아 당대의 최고 설계자인 트랜스 존스가 만들었다. 검은 용암 바탕 위에 그려진 녹색 그린을 밟으면 그야말로 환상에 빠져든 느낌이다. 코스 뒤로는 하와이 제도의 최고봉 마우나케아 산이 버티고 있고, 나머지 삼면으로는 코발트색 바다가 펼쳐진다. 존스는 어느 홀에서도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화산과 나무,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도록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골프장은 잘 가꾼 정원처럼 보인다.

황홀한 코스, 곳곳에 함정

하와이 마우나케아

하와이 6개 섬 100여 개의 골프코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까다로운 시그너처 홀로 꼽히는 파3 210야드의 3번홀.

하지만 그 환상적인 코스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세계 유명 코스의 공통적인 특징은 언뜻 쉽고 평이해 보이지만, 깊은 러프와 해저드, 벙커가 숨어 있어 쉽게 정복당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 이곳처럼 해안가에 만들어진 코스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런 곳에서 플레이할 때 골퍼들이 꼭 숙지해야 할 세 가지 사항과 코스 공략 요령이 있다.

첫 번째는 거리 착시 현상이다. 바다와 산과 하늘, 태양 그리고 핀의 위치에 따라 거리측정에 혼선이 온다. 그래서 어떤 지점에서는 샷이 길어지거나 짧아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거리목(거리를 알 수 있도록 심어놓은 나무)에만 의존하지 말고 야디지(홀인 코스의 거리를 야드로 표시한 숫자) 북을 참고해 매번 거리를 계산해야 한다. 아니면 스코어 카드를 보고 거리를 역산해 측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1/2
김맹녕 한진관광 상무·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목록 닫기

하와이 마우나케아

댓글 창 닫기

2023/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