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는 이 섬들 중 가장 큰 화산섬이면서 니하우, 카우아이, 오하후, 몰로카이, 라나이, 마우이, 카홀라웨와 함께 8대 섬으로 꼽힌다. 하지만 하와이 제도 주민 대부분이 거주하는 섬은 하와이가 아닌 오하후다.
대신 하와이에는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마우나케아(Mauna Kea·4026m)와 그 화산의 이름을 딴, 환상적인 풍광의 마우나케아 골프장이 있다. 그곳에 가려면 호놀룰루 공항에서 빅아일랜드 코나 공항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코나 공항에 내려서는 순간 북동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무역풍에 실린 푸르메리아와 레이꽃의 진한 향기에 잠시 아찔했다. 먼발치로는 바람에 하늘거리는 야자수와 진분홍색 부켄베리아 그리고 그 뒤로 코발트색 바다와 짙푸른 하늘이 장대하게 펼쳐졌다. 닫힌 가슴이 툭 터져 열리는 듯한 시원함이 도시를 탈출한 몸과 마음을 더욱 자유롭게 했다.
공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리조트 단지가 모여 있는 코할라 코스트 지역으로 가는 길은 외지인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도로 양편의 산야가 온통 시커먼 용암으로 덮여 있고, 그 위 곳곳에 산호로 그려놓은 갖가지 기원문이나 사랑의 표현물이 이채롭다.
공항을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웅대하고 광활한 검은 용암 위에 세계적인 골프 코스 설계자들이 만든 불후의 명작들이 펼쳐졌다. 골프장마다 주위 자연환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녀 골퍼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터져나오게 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 마우나케아 골프장이다.
적홍색 푸르메리아 꽃잎이 심볼인 이 골프장은 미국 100대 코스의 하나로 꼽힌다. 1964년 재벌 록펠러의 주문을 받아 당대의 최고 설계자인 트랜스 존스가 만들었다. 검은 용암 바탕 위에 그려진 녹색 그린을 밟으면 그야말로 환상에 빠져든 느낌이다. 코스 뒤로는 하와이 제도의 최고봉 마우나케아 산이 버티고 있고, 나머지 삼면으로는 코발트색 바다가 펼쳐진다. 존스는 어느 홀에서도 바다를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화산과 나무,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도록 자연미를 최대한 살린 골프장은 잘 가꾼 정원처럼 보인다.
황홀한 코스, 곳곳에 함정

하와이 6개 섬 100여 개의 골프코스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까다로운 시그너처 홀로 꼽히는 파3 210야드의 3번홀.
첫 번째는 거리 착시 현상이다. 바다와 산과 하늘, 태양 그리고 핀의 위치에 따라 거리측정에 혼선이 온다. 그래서 어떤 지점에서는 샷이 길어지거나 짧아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거리목(거리를 알 수 있도록 심어놓은 나무)에만 의존하지 말고 야디지(홀인 코스의 거리를 야드로 표시한 숫자) 북을 참고해 매번 거리를 계산해야 한다. 아니면 스코어 카드를 보고 거리를 역산해 측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