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 선수가 되기 전까지 그는 공부를 잘했다. 특히 수학 영재였다. 그런 그가 골프선수가 되겠다니 학교 선생님은 “공부를 계속 시켜야 한다”며 한사코 말렸다. 하지만 딸을 골프 선수로 키우고 싶어 하는 아버지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선택은 성공했다. 전인지는 2013년 프로 데뷔 첫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14 시즌에는 3승을 거두며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경기 성남 남서울CC 제2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영락없는 모범생 이미지였다. 단정한 용모에 차분하면서도 또박또박 자기의 생각을 밝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2014년 투어는 만족스러웠나요.
“2013 시즌은 부상 탓에 마무리가 아쉬웠는데, 2014 시즌에는 3승을 하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같아요. 프로에 데뷔할 때 처음 세운 목표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매년 성장하는 선수’
▼ 처음 세운 목표가 뭔가요.
“비밀이에요. 아직 누구에게도 공개한 적이 없어요.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때 말씀드릴게요.”
▼ 선수 생활을 오래 꾸준히 하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 그 목표를 이루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글쎄요. 비밀이에요(웃음).”
대부분의 프로골프 선수가 꿈꾸는 것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10년 이상 투어 생활을 지속하면서 20승 이상 올려야 하고, 메이저 대회 우승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상금왕’에 오르거나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이 목표가 될 수 있다.
전인지가 가슴속에 비밀스럽게 담아 둔 목표는 과연 뭘까. ‘비밀’이라며 숨기니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이렇게 물어보고 저렇게 유도 심문해봤지만 별무소용. 끝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그의 고집에 문득 ‘사귀게 될 남자 애깨나 태우겠다’는 심술궂은 생각이 든다.
▼ 2013 시즌에 비해 2014 시즌 성적이 더 좋았는데.
“(2013년 시즌 후반) 부상 이후 석 달 넘게 연습을 못 해 (2014) 시즌 내내 샷 감이 좋지 않았어요. 중간에 손가락 부상도 있었고요. 그러다보니 멘털 훈련을 더 하고, 코스 관리에 신경을 쓴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3년 넘게 박원 원장에게 스윙 지도를 받는데, 스윙뿐 아니라 멘털 훈련에도 많은 도움을 주세요.”
전인지의 스윙 코치는 골프 해설위원으로도 유명한 박원 모델골프 아카데미 원장이다.
▼ 멘털 훈련을 받으면 경기할 때 도움이 되나요.
“코스에서 게임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