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호

만성 간염, 抗바이러스 치료와 영양 균형이 키포인트

  • 이명석 교수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내과

    입력2006-10-16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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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 간염, 抗바이러스 치료와 영양 균형이 키포인트

    오른쪽 상복부가 묵직하고 아프다면 만성 간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간염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D형, E형, G형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중 국내에서 만성 간염의 주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B형과 C형이다.

    둘 가운데서도 가장 큰 원인은 B형 간염으로, 만성 B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6개월까지 치유되지 않아 간수치가 상승하고 B형 간염 바이러스 표지자가 검출되는 경우를 말한다. 산모에게서 태아로 수직 감염된 경우 소아 때는 대부분 무증상으로 바이러스만 보유하고 있다가 성인이 되면서 90% 이상에서 만성 간염으로 발전한다. 만성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간염 바이러스를 몸속에 오랫동안 지니고 있기는 하되 증상이나 간 손상이 뚜렷하지 않다. 만성 간염 환자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전신 쇠약감과 피로감이며 무력증, 식욕부진, 소화불량, 의욕상실, 두통 등을 호소하기도 하고 상복부 중앙이나 우측이 뻐근하거나 아플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자각 증상을 전혀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국민의 0.8~1.4%가 바이러스 보유자로 추정되는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급성 감염 후 자연 회복이 어려워 만성 간염으로의 진행률이 85%나 되며 이 중 20~30%가 간경변증에 시달린다. C형 간염도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감염 후 6개월을 기준으로 회복 여부에 따라 급성 및 만성 간염으로 구분한다. C형 간염은 만성이 되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아 정기적인 신체검사나 헌혈 때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감염 후 수십년이 지나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된 후에야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간 질환으로의 이행률이 비교적 높은 만큼 추적 관찰과 전문의 상담이 중요하다.

    만성 간염에 안 걸리려면?

    급성 간염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안정과 식이 조정 등 대증요법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만 간 기능의 악화가 심한 경우에는 입원해야 한다. 반면 만성 간염은 투병 생활을 오래 해야 하므로 환자에게 휴식과 안정만을 권하기보다 환자의 임상 증상,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적당한 일상 업무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현재 개발되어 있는 항바이러스제(인터페론, 제픽스, 헵세라 등) 치료를 병행하면 된다. 더불어 과로나 음주, 근거 없는 건강보조식품이나 성분 불명의 약제 사용으로 간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검진, 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간염 예방 생활수칙

    ▼ 불필요한 약(양약, 건강보조식품)과 민간요법, 생약 등은 간에 해롭거나 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삼가거나 복용에 유의한다. 특히 이 중 일부는 간염이 있는 환자에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과음은 심각한 간 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한 과음 후 해장술을 마시거나 불필요한 약제를 복용할 경우 간 손상을 더욱 심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 음식이나 식수가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다. 따라서 집 밖에서 마시는 물, 먹는 음식이 위생적인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 섭취한 음식물은 대부분 간에서 대사가 이뤄지므로 평소 균형 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 영양분이 어느 한 가지로 치우치지 않게 해야 한다.

    ▼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이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인다.

    ▼ 섬유소가 많은 음식, 채소, 과일, 곡물을 많이 먹는다.

    ▼ 너무 달고 지방성분이 많은 후식이나 간식은 피하고, 비만에 주의한다.

    ▼ 무리한 체중 조절로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 성분, 영양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 일주일에 1kg 이상의 급격한 체중 감소는 심한 지방간염이나 간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 적당한 운동은 건강한 간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B형 간염의 경우 같이 생활하는 가족은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예방 백신 접종은 성인, 어린이 관계 없이 총 3회 접종한다. 예방 접종이 꼭 필요한 대상은 모든 영·유아와 B형 간염 항원과 항체가 모두 없는 성인 중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사람들, 즉 B형 간염 보유자의 가족, 수혈이 잦은 환자, 혈액투석 환자, 주사용 마약중독자, 의료 종사자, 집단 시설 수용자 등이다. 특히 산모가 만성 B형 간염 혹은 보유자일 경우 출산 후 12~48시간 안에 신생아에게 B형 간염 면역 글로불린 주사와 함께 간염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급성 간염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간염 바이러스에 전염될 위험이 크므로 환자의 가검물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경구 감염으로 인한 A형 간염이 있는 경우 환자의 배설물을 잘 관리해 이에 오염되지 않도록 반드시 손을 청결하게 씻고 물과 음식을 끓여서 먹어야 한다. B형, C형의 경우 환자의 혈액이나 침과 같은 분비물이 특히 손상된 눈, 구강과 같은 점막이나 상처가 난 피부에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C형 간염의 경우 아직까지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혈액을 통해 감염될 위험이 높으므로 일반인의 경우 불필요하게 몸에 상처를 내거나 소독되지 않은 주사침을 맞지 않도록 하며 비록 그 빈도는 낮으나 성적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건전한 성생활을 유지 한다.

    ‘장기간 절대안정’은 해로울 수도

    C형뿐 아니라 만성 B형 간염이라 할지라도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를 조기에 발견하려면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 등 간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정기검진은 치료제의 치료 시점을 결정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에겐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와 함께 균형 있는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고(高)영양 상태가 되면 지방간, 당뇨병 등을 일으켜 오히려 간 손상이 더 심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성 B형 간염에서 비타민이나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식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지나친 음주는 삼가야 하지만, 일주일에 1회 소주 반 병 이하 정도는 큰 지장이 없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에게 인진쑥, 헛개나무, 돌미나리, 영지버섯, 민물고둥, 붕어, 신선초, 과량의 스쿠알렌 등의 민간요법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것들의 치료 효과는 의학적으로 전혀 증명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황달이나 복수가 생기는 등 그 부작용이 심각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많은 환자가 항간의 소문을 듣고 따라 하다 경제적 손실과 함께 또 다른 간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만성 B형 간염 환자에게 황달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절대 안정을 취하라고 권유한 게 사실. 하지만 실제로는 장기간의 안정이 회복을 빠르게 한다는 근거는 없으며 오히려 운동력을 감소시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만성 간염 환자는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할 수 있으며 피로감을 느낄 정도의 심한 운동만 피하면 된다. 또 적절한 부부관계는 간에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몸의 생리적 현상과도 부합되며 생의 활기 또한 찾을 수 있으므로 지나치지 않는 한 부부관계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만성 간염 예방·치료를 위한 Tips

    ▼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뿐 아니라 타액, 정액, 질액 등 체액에도 존재하므로 성교뿐 아니라 이에 준하는 친밀한 신체 접촉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을 같이 하는 것만으로는 전염이 되지 않는다.

    ▼ 간염 바이러스는 문신, 피어싱, 마약 주사 남용 등으로 전염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시술을 되도록 피하고 꼭 해야 할 경우에는 위생적인 곳에서 시술한다.

    ▼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대부분 간 질환이 심각해질 때까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간 질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은 간 경변과 간암의 원인이 되므로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적인 치료가 꼭 필요하다.

    ▼ B형 또는 C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사용한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같이 사용하지 말고 간염 환자와 성관계를 가질 때는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 B형 간염은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는 사람은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특히 B형 간염 환자의 가족이나 공공기관, 의료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은 반드시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만성 C형 간염의 경우도 B형 간염 환자와 건강관리의 방법은 다르지 않다. 단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까닭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효약이 없는 급성 C형간염은 만성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으므로 일부 환자의 경우는 인터페론 치료를 적기에 해야만 만성화를 방지할 수 있다. 급성 C형 간염에서 일반 간장약들은 약간의 보조 역할을 하는 정도이므로 이를 과용하거나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드시 입원할 필요는 없지만 학교나 직장을 쉬고 안정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은 자신의 만성간염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검진과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과음을 삼가야 하며 간에 유해한 약품이나 한약, 건강식품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성 간염으로 진단받았다면…

    ▼ 먼저 전문의와 상담한다. 간 질환의 현재 상태와 향후 치료에 관한 상담이 필요하다.

    ▼ B형 간염 양성이라면 함께 생활하는 가족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만일 B형 간염 항체가 음성이면 예방주사를 맞는다.

    ▼ 바이러스성 간염의 경우 간암 발생률이 현저하게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간암을 치료하는 데 조기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 산모가 B형 간염 보유자라면 출산시 간염이 아기에게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산모는 간염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다.

    ▼ 혈액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으므로 헌혈을 해서는 안 된다.


    이명석 교수

    만성 간염, 抗바이러스 치료와 영양 균형이 키포인트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 의대 간연구소에서 연수했으며 대한내과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간학회 평생회원이다. 현재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내과 과장 및 교수로 진료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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