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호

노인 스스로 ‘잘’ 살게 하려면

  • 고은지|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jko@lgeri.com

    입력2012-10-18 17:5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노인 단독가구 70% 육박
    • 노인 스스로 자립하게 하는 것이 ‘시니어 복지’ 해법
    • 안전 주택, 식사배달 등 맞춤 제품·서비스 활성화
    • 연령, 자산, 건강 등에 따라 고령자 집단 세분화해야
    ‘늙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 대부분은 ‘쉼’이나 ‘몸이 아픈’ ‘외로움’ 등의 단어를 떠올린다. 그간 ‘노인’이란 단어에서 연상되는 것은 몸이 불편하고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아 행복하지 않은, 그런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고령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물론 젊은 층에 비해 그 비율이 높진 않지만 고령자라 하더라도 특정 질환으로부터 고통 받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즐거운 인생을 이어나가는 어른이 적지 않다. 이제 노년기는 짧고 의존적인 삶이 아니라 적극적인 건강관리와 사회활동을 통해 한결 활력 있는 삶으로 변화하고 있다.

    적어도 일흔 넘어야 老人

    201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1.3%로, 우리나라는 이미 국민 10명 중 1명 이상이 고령자인 시대로 접어들었다. 널리 알려졌듯 우리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60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무려 40%가 된다. 일본과 함께 최고령 국가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제 더는 과거와 같이 획일화된 기준으로 고령자를 규정하고 대응해선 안 된다. 고령인구 집단이 거대해지면서 이 집단 내 구성원들의 모습 또한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이란 몇 살 이상을 말하는 걸까? 우리나라는 각종 법령마다 고령자 연령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법이나 국민연금법 등은 60세 이상을 고령자로 간주하지만 노인복지법, 노인장기요양법 등은 65세 이상으로 설정하는 식이다. 고령자를 상대로 시행하는 각종 정책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어서 고령자들 사이에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 고령자들은 적어도 일흔이 넘어야 노인으로 생각한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60세 이상 인구집단의 83.7%가 70세가 넘어야 노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 중에도 70~74세라고 대답한 비율이 59.1%로 가장 높았다. 65~69세라고 응답한 비율은 12.9%에 그쳤다. 1994년 조사에서는 ‘64세 미만’으로 응답한 비율이 45.6%로 가장 높았지만 2004년에는 이 비율이 13.4%, 2011년에는 3.4%에 불과하다. 노인들의 의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다.

    반면 65세 이하 연령층에서 노인성 질환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0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40, 50대의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의료 이용이 65~74세 인구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의 경우 50대 환자의 진료비는 2005년에 비해 400% 증가했다.

    이런 조사 및 통계 자료만 보더라도 현재의 고령자 연령 기준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고령자 기준을 단순히 연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실제 상태를 고려해 규정할 필요가 있다.

    Aging in Place

    과거에는 늙은 부모를 모시고 3대가 함께 사는 풍경이 흔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현재 고령자 대부분은 혼자 또는 부부끼리 살고 있다.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단독가구(노인부부끼리 살거나 혼자 사는 경우) 비율이 68.1%이고 자녀와 동거하는 경우는 27.3%에 그쳤다. 노인단독가구에 해당하는 고령자들은 일상생활이나 건강관리 등을 홀로 해결해나간다. 가족이나 친구가 근처에 살아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이도 있겠지만, 요양원 등 시설이나 다른 형태의 지원에 의지하거나 그마저도 없이 홀로 외로이 살아가는 고령자도 많을 것이다.

    물론 신체마비나 치매 등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간호사나 요양보호사 등 타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으로 약간의 신체적 불편이 있는 고령자라면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고령자 개개인이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독립적으로, 삶의 질을 관리하면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Aging in Place’(AIP)라고 한다.

    AIP란 고령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확보해 스스로 자신의 필요를 해결하고 자녀 등 타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즉, AIP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령자들이 아플 때 치료 받을 수 있고, 원하는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외부와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며, 먹고 마시는 등의 간단한 일상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여러 새로운 방법이 고안되어야 한다. 고령자 니즈를 고려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나와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시스템 및 사회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AIP 실현과 관련해 특히 부각되는 이슈는 △고령자용 주택 리모델링 △일상생활 지원 △안전관리 △건강관리 △IT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고령화에 대한 관심 증가와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고령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① 주택 리모델링

    Barrier Free 주택 등 미국에선 활성화

    신체적 능력이 약간 저하되었지만 정신이 온전하고 타인의 도움을 굳이 받을 필요가 없는 고령자를 위해서는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주택 개조가 필요하다.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절반을 약간 웃도는 노인이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며, 43.3%가 집 안의 계단이나 문턱 같은 높낮이 때문에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노인을 배려한 설비가 있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미국 하버드대 주택연구센터(The 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 of Harvard)에 따르면 전체 리모델링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는 추세지만 베이비부머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의외로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부엌이나 욕실 등 일반적인 리모델링뿐 아니라, 고령자를 위해 맞춤식으로 시설을 개선하는 ‘Disability Service’에 관심이 높다고 한다. 주방과 욕실, 거실, 계단, 현관 난간과 손잡이 등의 설비를 고령자의 특성에 맞게 맞춤식으로 개선해주는 것이다. ServiceMagic.com에 따르면 미국에서 Disability Service 분야는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고령자 가구를 대상으로 한 토털서비스 업체가 전무한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에는 Barrier-free 주택 설계 등 고령자를 위한 리모델링 업체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주택 리모델링은 단지 시설 개조에 그치지 않고 영국의 루비 슬리퍼 솔루션즈(Ruby Slipper Solutions)사와 같이 시공 완료 후 활용 상태를 점검하고 디자인을 재검토해주는 서비스, 그리고 전문 요양보호사의 치료 서비스가 결합되기도 한다. 향후에는 이러한 리모델링 서비스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홈서비스, 예를 들어 청소나 전구 교체 등 유지보수 서비스와 결합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② 일상생활 지원

    노인 위한 식사 배달 서비스

    건강관리를 꾸준하게 해왔더라도 고령자들은 일상생활에서 신체적 기능저하를 겪기 마련이다.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단적 일상생활능력(IADL)에만 제한이 있는 노인이 7.7%, 일상생활수행능력(ADL)에도 제한을 겪는 노인이 7.2%인 것으로 나타났다. ADL과 IADL은 혼자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ADL은 옷 입기, 식사하기, 대소변 조절하기 등, IADL은 빨래하기, 전화하기, 식사 준비 등의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서 고령자들은 10개의 IADL 중 집안일과 교통수단 이용, 식사 준비 등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로봇청소기 등 스마트 가전제품이 보편화돼 고령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교통수단과 관련해 국내 고령자들은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기는 하나, 자가 운전의 비율도 20%에 달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벌써 고령자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한 새로운 편의 기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고령자가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 설계를 바꾸고, 더 이상 운전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대체 교통수단 연구도 진행한다. 포드는 ‘Third Age Suit’라는 시뮬레이션 의상을 이용해 고령 운전자용 설계를 연구 중에 있으며, GM은 고령 운전자의 시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앞유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페라리는 50세 이상 운전자를 위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식생활 지원과 관련해 고령자의 특성을 반영한 급식배달서비스가 일본, 유럽, 미국에서 이미 활성화되고 있다. 음식물을 씹거나 삼키기 어려운 고령자나 당뇨병 및 고혈압 환자, 혹은 체지방 억제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식을 개발해 집으로 배달해주고 있는데 호응이 높다고 한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치료식·가정식 배달 시장이 2010년 기준으로 2조 엔(30조 원) 규모에 달한다.



    ③ 안전 관리

    美 200만 노인, 개인응급시스템 이용

    인지기능이 저하된 고령자들은 다양한 사고에 노출되기 쉽고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응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과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먼저 화재나 화상 방지용 제품을 예로 들 수 있다. 요리 중 화재를 방지하는 제품으로는 미국의 파이어니어링 테크놀로지(Pioneering Technology)가 개발한 ‘Safe-T-Element’가 있다. 이 제품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가스레인지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한다. 욕실에서 뜨거운 물로 인해 화상을 입는 것을 막아주는 제품도 있다. 일종의 필터처럼 단순한 형태지만 내부에 온도센서가 있어 고온의 물이 흐르면 물의 흐름을 멈추게 한다. 집안 활동 및 출입 감지센서, 화재나 가스 감지센서 등 고령자의 생활을 모니터링해 가족에게 전송하는 원격모니터링시스템도 응급 상황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령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이를 가족이나 친지에게 바로 알리는 시스템은 이미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낙상이나 심근경색 등 위급 상황에는 GPS 기술이 탑재된 개인추적용 장치를 활용하는데, 이를 개인응급응답시스템(PERS·Personal Emergency Response System) 또는 텔레케어(tele-care)라고 한다. PERS는 고령자가 손목밴드나 펜던트의 버튼을 누르면 집안의 오토-다이얼 스피커폰을 통해 자동으로 전화가 걸려 콜센터로 연락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콜센터에서는 고령자에게 직접 상황에 대해 물어보거나 가족, 의료인 등에게 연쇄적으로 정보를 알린다.

    시장조사업체인 ABI리서치에 따르면 2011년 현재 미국에서 200만 명의 고령자가 PERS를 이용한다고 한다.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과 PERS를 결합한 제품이 개발됐고 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케어 이노베이션(Care Innovations)의 ‘Link’, 필립스의 ‘Lifeline’ 등이 대표적 예다.

    노인 스스로 ‘잘’ 살게 하려면

    화재방지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미국의 파이어니어링 테크놀로지 홈페이지(왼쪽)와 고온의 물을 감지하는 온도센서를 설명하는 브로셔.



    ④ 건강 관리

    재활·보조공학 제품 수요 증가

    치매나 중풍 등 중증 노인성 질환이 아니더라도 고령자들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흔히 겪는다. 여러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가중되기도 한다. 또 특정 질환에 노출되지 않더라도 노화로 인한 시력이나 청력 감퇴, 치아와 소화기능 저하로 음식 섭취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생리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2011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자의 88.5%가 만성질환에 노출돼 있으며 평균 2.5가지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력이 나쁘거나(29.4%) 청력이 나쁜(20.5%) 고령자도 상당했으며 하지근력의 수행 능력이 없다고 응답한 고령자도 23.9%에 달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헬스케어 솔루션이 등장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조절하고 치료하기 위한 각종 센서와 모니터링 시스템(원격의료), 제 시간에 약을 복용하도록 돕는 투약시간 알리미(Automatic Pill Reminder) 등이 한 예다. 시력 증강 제품은 기술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나, 청력 기능을 지원하는 보청기 등은 신기술로 보완된 첨단 제품이 다수 소개돼 있다. 최근의 보청기는 초소형으로 제작돼 외부에서 보이지 않고, 소음 속에서 말소리를 우선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다양한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

    보청기, 보행보조 로봇, 지능형 전동휠체어 등 재활·보조공학(Assistive Technology)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최근 지능형 시스템 및 재료공학 등 기술 발전으로 재활·보조공학 분야의 신기술·신제품이 다수 소개되고 있지만 잠재 수요에도 국내 소비자의 인식률은 29%로 매우 낮다. 소비자 대부분은 전동휠체어, 목발, 보청기 등을 제외한 보조기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⑤ IT 커뮤니케이션

    노인 IT교육으로 삶의 질 향상

    고령자들은 주로 집 안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바깥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IT기기와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IT의 발달로 이제는 은행 업무나 쇼핑, 각종 엔터테인먼트 활동 등을 집 안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들도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첨단 정보기기를 다루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고령자들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으면 가족·친지와 소통하는 기회도 많아지고, 건강관리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 습득이 쉬워진다. 새로운 취미나 여가활동도 발굴할 수 있고 각종 커뮤니티 참여 등 사회활동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어 긍정적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전국 250여 개 노인복지관을 중심으로 고령자 정보화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령자들의 컴퓨터 및 인터넷 사용 가능 비율은 12.8%에 그쳐 여전히 많은 고령자가 IT제품과 서비스를 활용하는 데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고령자의 IT 활용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시니어넷(SeniorNet)과 같은 고령자 IT 교육 커뮤니티가 큰 역할을 한다. 시니어넷은 고령자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비영리기관으로 주로 자원봉사자가 강사를 맡아 미국 전역에 위치한 각종 시니어센터 및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실버타운과 요양원이 결합한 시설) 등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한다. 시니어넷은 IBM과 함께 손떨림이나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도 손쉽게 웹서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accessibilityWorks’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고령자들을 방치하면 결국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 전문기관의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이처럼 의존적인 상태에서 여생을 보낸다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비용이 지출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고령자의 자립을 최대한 지원해 스스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고령자 집단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분석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고령자 연령 기준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고령자 그룹을 어떤 방식으로 세분화할 것인지, 세분화한 계층별 주요 이슈는 무엇이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각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우선 기업 측면에서 보자면, 오래전부터 고령자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았지만 사용자 집단의 니즈나 특성을 고려하는 노력은 부족했다. 또 고령자 제품·서비스를 소량 및 맞춤 형태로 생산해 가격이 합리적이지 못하면서 효과 측면에서도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소비자의 잠재 수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비용과 효과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동시에 고령자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서비스의 접근성도 향상시켜야 한다. 현재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심과 투자를 꾸준하게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老後, 누구나 맞이할 시기

    정부 차원에서는 고령자를 복지 수혜의 대상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자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하나의 주체로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나가야 한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기존의 고령사회 대책을 대폭 수정, 보완해나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고령자에 대한 관심 분야를 다양화해 빈곤이나 질병 등에 국한되었던 정책 개발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고령자 대상 교육 및 사회참여 지원 정책을 체계화해나가야 한다. 한편으로는 아직 무르익지 못한 시장 기반을 고려해 고령자 니즈에 맞는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고령자 관련 조사 연구 지원과 신뢰도 높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고령자의 자립생활 솔루션을 만드는 것, 즉 ‘Aging in Place’를 구현하는 것은 단순히 현재의 고령자를 위한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맞이할 노후를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가족과 사회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 세대가 공동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그 해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