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호

어깨통증 자가진단 금물 3개월 방치하면 수술해야

오십견? Oh! No 회전근개 파열!

  •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www.cheilos.com

    입력2012-10-19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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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깨통증 자가진단 금물 3개월 방치하면 수술해야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 비교

    어깨는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하루 3000~4000번의 운동으로 지속적 충격을 받는 기관으로, 다양한 질환에 노출돼 있다. 어깨통증이 허리나 무릎 통증과 더불어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정도로 흔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이 비슷하다고 원인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진료실을 찾는 어깨통증 환자의 대부분은 “제가 오십견인가요?”라고 묻는다. 오십견 환자가 그만큼 많은데다 인터넷 등에 어깨질환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실제 오십견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원인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 있다. 우리가 흔히 어깨 힘줄이 파열됐다고 말하는 회전근개 파열이 그것이다. 어깨가 굳어지는 것 같은 느낌 등 많은 증상이 오십견과 비슷하다보니 잘못된 자가진단을 내리거나 환자의 증상만 듣고 엉뚱한 치료를 해 병세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 막는 꼴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둘러싼 4개의 근육(회전근: 가시위근·아래근, 어깨밑근, 작은원근)으로 구성돼 있으며 팔을 들어올리거나 회전시키는 운동을 담당한다. 팔과 어깨가 맞닿아 있는 어깨뼈(견봉)와 위팔뼈(상완골) 사이의 좁은 공간에 위치해 어깨를 움직이게 할 뿐만 아니라 팔뼈가 어깨의 중심에 잘 자리 잡도록 함으로써 어깨가 움직일 때 주변 조직과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해준다.

    회전근개 파열은 인체가 닳기(퇴행) 시작하는 40대부터 흔하게 나타나고 나이가 들수록 파열의 깊이와 진행이 심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주 원인은 어깨와 팔의 충돌 현상 때문이지만 어깨 관절이 닳으면서 그 자리에 자라난 뼈 조각인 골극이 회전근을 자극해 마모시키는 경우가 가장 많다.

    회전근개 파열의 조기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위에서 밝혔듯, 어깨가 뻣뻣해져 관절운동에 제한이 오고, 밤에 통증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며, 뒷목이 뻣뻣해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돌아눕기조차 힘든 등 각종 증세가 오십견과 구별하기 힘들 만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으로 구별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오십견의 경우는 어떤 방향으로 팔을 올리거나 돌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고 남이 팔을 들어올려주더라도 특정 각도 이상 움직이기 힘들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남이 도와주면 팔을 올릴 수는 있지만 올린 팔을 유지하지 못하고 툭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오십견은 자연적으로 증세가 사라지는 사례가 있으나 회전근개 파열은 치료하지 않으면 끊어진 힘줄이 계속 말려들어가 오래 방치할 경우 어깨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손끝이나 목까지 통증이 나타나는 사례도 있어 목 디스크로 오인 받기도 한다. 목 디스크와 다른 점은 팔을 올리면 통증이 심해지고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져 밤에 잠을 자기 힘든 경우가 많다는 것.

    파열의 정도와 증상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회전근개 파열의 조기 진단이 힘든 이유 중 하나다. 실제 파열이 심해져도 통증이 지속적이지 않고 때로는 아무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자연치유가 되는 오십견으로 오해를 받는 것. 또한 이전보다 상태가 더 심해진다고 느껴지지 않아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회전근개 파열은 방치하면 상태가 계속 심각해진다는 점에서 조기진단이 더욱 강조된다. 팔은 추가 달린 도르래처럼 중력에 의해 밑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에 생긴 부분파열은 시간이 지나면 파열된 부위가 벌어지면서 완전파열로 이행된다. 이후부터는 어깨의 근육이 말려 올라가며 팔뼈와 어깨뼈가 서로 부딪치게 돼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된다. 이쯤 되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일이 벌어진다.

    어깨통증 자가진단 금물 3개월 방치하면 수술해야

    조재현 원장 진료 장면

    단순 파열 초기인 경우에는 어깨근육 강화운동과 약물치료, 인대강화 주사 혹은 체외 충격파 치료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런 보존적 치료 후에도 증세가 6~12개월 지속되거나 급성 부상에 의한 파열 등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운동선수와 같이 빠른 시간 내 생업 현장으로 복귀해야 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택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는 수술로 관절 내에 끼인 조직을 제거 한 후 충돌되는 부분을 깔끔하게 다듬거나 파열된 부위를 봉합하는 인대봉합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른 관절내시경 시술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관절내시경은 초소형 카메라와 수술 도구가 부착돼 있는 내시경을 관절 내부에 삽입해 환부를 직접 보면서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하다. 절개구는 0.5㎝에 불과해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수술시간도 30분~ 1시간 이내다.

    60대 이상 고령 환자가 회전근개 파열을 치료 없이 오래 방치한 경우 단순한 수술로는 끊어진 인대를 봉합할 수 없는 사례도 발생한다. 파열된 힘줄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아예 지방으로 변성되거나 힘줄 내부에서 파열이 다시 한번 일어난 경우가 바로 그것. 이럴 때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힘줄을 이중으로 봉합하는 ‘이중봉합술’을 시행하면 정상 상태에 가깝게 복원이 가능하다.

    파열 상태가 심해 어깨를 잘 움직이지 못하고 어깨관절의 수명이 다했다고 판단되면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치환술은 수술을 통해 인체에 해가 없는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을 넣어 관절의 정상적 기능을 회복하고 통증을 없애준다. 외상으로 어깨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에도 이 방법을 쓸 수 있다.

    어깨통증 자가진단 금물 3개월 방치하면 수술해야
    수술환자 중에는 수술로 모든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과격한 동작을 하거나 반대로 어깨통증의 기억 때문에 무조건 움직이지 않으려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수술 뒤엔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받고 일상생활에서도 스트레칭이나 전문병원에서 알려준 적절한 운동방법을 숙지하고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가야 회복이 빨라진다. 만약 어깨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더라도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더 큰 불행을 막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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