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줄지어 간다 녹아버린 사탕을 끌고
마지막까지 마지막을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든 어디로든
김선재
● 1971년 통영 출생
● 2006년 실천문학 소설부문 등단
● 2007년 현대문학 시 부문 등단
● 시집 ‘얼룩의 탄생’ ‘목성에서의 하루’ 출간
● 소설 ‘그녀가 보인다’ ‘어디에도 어디서도’
‘내 이름은 술래’ 출간
사탕이 녹는 동안
시인 김선재
입력2019-04-09 10:00:01
[노정태의 뷰파인더] 체포 떠넘기기‧영장 쇼핑… 법치주의 근간 흔드는 공수처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쓰러졌다. 아버지를 돌볼 사람은 아들밖에 없었다. 중환자실 입원을 위한 연대보증인이 될 수 없는 어린 나이였다. 아들은 자신과 아버지의 삶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아들은 아버지의 보호자를 자처하게 됐다. ‘영 케어러(Young carer·가족을 돌보는 청소년이나 청년)’ 조기현이 쓴 논픽션 ‘아빠의 아빠가 됐다’(2019)의 내용이다. 아들이 보호자로서 아버지를 9년 동안 돌본 이야기다. 읽는 내내 마음이 시렸다. 동시에 돌봄이 도덕이나 의무로 강제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미 있는 행위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이 갔다.
성지연 에세이스트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개시됐지만 법적, 정치적 논란으로 분열과 갈등이 극에 달하는 양상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과연 대통령 내란죄 수사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이 입법권을 침해한 것은 아닌지 등 건건마다 법 해석이 다르다. 이를 이유로 윤 대통령은 소환도 거부했고 체포영장 집행도 불응했다. 각자 속한 진영과 처지에 따라 법 해석이 다른 이런 상태에서 대한민국의 사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재미 석학 신기욱(64) 스탠포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도 이 점을 가장 걱정하고 있었다.
허문명 기자
세상에 만상에, 촌스럽기 짝이 없고 유치하기로 전 세계에서 1등이라고 해도 서럽지 않을 일이다. 2024년 11월 말, 50대 남성 톱배우가 30대 여성 모델이 낳은 아이의 친부임을 인정한 일이 있었다. 세계는 지금 동성애 커플의 출산도, 독신 여성의 출산도 인정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미혼 남녀 사이에 생긴 아기를 낳은 여성에게도, 당당하게 친부임을 밝힌 남성에게도 유치한 의혹과 질타를 쏟아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초저출산율 1위’라는 부끄러운 타이틀에서 벗어나려면 이런 한국인의 가치관과 선입견은 이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