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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가 문화권력 장악…우파도 선동가 돼야”

‘보수 女전사’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좌파가 문화권력 장악…우파도 선동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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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파는 戰線이 어디인지도 몰랐다
  • ● 대한민국 배회하는 ‘마르크스의 유령’들
  • ● 젊은이에게 기회 주는 이념이 자유주의
  • ● 좌파가 쳐놓은 거짓의 장막 걷어내야
“얼굴 보니 잘 싸우게 생기진 않았죠?”
전희경(40)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이 웃으며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때 방송토론으로 뜬 바로 그 사람. ‘보수 여전사’ ‘보수의 새 아이콘’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싸움닭처럼 공격적이면서도 빈틈없이 정연한 논리로 상대를 몰아세웠다.



# 선동가

“좌파가 문화권력 장악…우파도 선동가 돼야”

김형우 기자

그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 루드비히 폰 미제스(1881~1973)의 사상 궤적을 걷는다. 서울 마포구 신화빌딩 13층 자유경제원 입구에는 하이에크의 글이 액자에 걸려 있다.
“자유주의 지식인은 반드시 선동가가 돼야 합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적대적인 현 시류를 돌려세워야 하기 때문이죠. 자본주의만이 세계 인구를 다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무너지면 제일 먼저 굶어 죽는 게 제3세계입니다.”
▼ 선동가가 돼야 한다?
“맞습니다. 자유주의는 지적 노력 없이 감성으로만 받아들이기엔 굉장히 어렵습니다. 누구나 의타적이고 싶은 감성이 있고, 정부 같은 거대한 계획체제에 자기를 내맡기고 싶은 욕망 같은 것을 가졌거든요. 자유주의는 감성보다는 이성에 호소해야 하는 면이 크기에 대중의 지지를 받기가 참 어렵습니다. 지식인의 지적 유희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에 자유주의를 심는 선동가가 될 것을 당부한 겁니다.”
▼ ‘보수의 새 아이콘’ ‘보수 여전사’라더군요.
“‘선동’이라는 표현까지 썼는데, 앎을 우리끼리만 이해하고 공유하는 것을 넘어 대중에게 알리자는 거죠. 선전·선동은 좌파가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우파에게는 사회가 정도(正道)대로 걸어간다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러한 믿음이 흔들리는 시대가 왔다고 봅니다. 다수의 목소리가 소수의 목소리에 묻혀요. 다수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진짜가 아닌 것으로 치부되는 시대입니다. 좌파의 맹렬한 적극성과 대중을 휘어잡으려는 다각도의 노력 탓에 영화, 문학, 음악, 예술은 물론이고 교과서에 이르기까지 우파가 밀려났습니다. 침묵하는 다수가 우리 편이라는 점에 안도하면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나 그것이 흔들리는 단계에 이르렀어요. 상황이 이런 터라 강하게 말한 것이 과분하게 주목받은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 우파 운동

그는 이화여대 사회과학대학을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공부했다. 우파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으로 일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정책팀장도 역임했다.
▼ 우파 운동에 나선 계기는.
“사람이 타고난다고 하잖아요, ‘보수적인 것 같아’라는 성향을 타고났어요. 운동에 뛰어든 것은 노무현 정부 때 느낀 게 많아서예요. 국가보안법 폐지, 종합부동산세 신설, 사립학교법 개정 등에 반대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쌓아올린 공통의 가치와 정당한 권위라는 게 있거든요. 여러 사람이 자기희생을 통해 지키고자 노력한 끝에 쌓아온 것들인데, 노무현과 그의 사람들은 공통의 가치와 정당한 권위마저 일거에 허물어뜨려도 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노력을 통해 뭔가를 이뤄낸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이렇게 가면 대한민국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굉장히 다른 길로 가겠구나 싶었죠. 생각만 할 게 아니라 목소리를 내야겠다, 그래서 시민운동을 시작한 거죠.”
▼ 시민운동에서는 좌파의 목소리가 더 큽니다.  
“숫자상으로는 대한민국의 장래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번영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목소리 내는 일에서는 우파 쪽이 소수예요. 좌파 정당이 선명하고 강성인 것과 비교하면 보수 정당은 상대적으로 미흡하죠. 보수에겐 열심히 일하고, 정당하게 세금 잘 내고, 사회에 의탁하지 않고, 자신을 잘 건사하는 게 국민으로서 본령을 다하는 것이라는 마인드가 있어요. 국가에 뭐를 내놓으라고 한다든지, 사회가 뭘 해줘야 한다든지 하는 것은 보수의 가치와 맞지 않거든요.
공동체주의는 좋은 것이고, 개인주의는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데, 개인이 자유를 신장하면서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 사회가 이상적입니다.”
▼ 10월 15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강사로 참석해 “당당해지라”고 주문해 화제가 됐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의원총회 표결 직전이었습니다. 교과서에 문제가 많다는 게 백일하에 드러났는데도, 극단적인 인사로 몰릴까봐, 특정 정권의 하수인처럼 매도당할까봐,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길을 당당하게 못 가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게 말씀드렸죠. 가만있어도 중간은 가잖아요. 그런 행동을 기회주의라는 극단적 언사로 비난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분들이 가진 두려움에 대해 걱정하지 마시라, 당당해지시라고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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