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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유승민, 도대체 이해 안 돼”

조윤선 前 청와대 정무수석이 털어놓은 黨-靑 충돌 비화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유승민, 도대체 이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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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언론을 보면 알지 않나. 보수 언론도 많이 비판한다. 집권 초와 달리.
“초기에도 감싼 것 같지는 않은데….”
그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공주 카산드라 얘기를 끄집어냈다. 태양의 신 아폴론은 예언력을 지닌 카산드라가 자신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자 설득력을 빼앗아버렸다. 그러자 카산드라가 아무리 정확하게 예언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바른말을 하는 것보다 바른말을 듣게 하는 것이 더 어렵다. ‘한비자’에도 그런 고사가 나온다. 어떤 신하가 3년간 산해진미로 왕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 비로소 진언을 시작한다. 대통령께 직언한다며 공개적으로 말하는 건 자신의 말을 듣게 하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 유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그러지 않았나.
“과연 자신의 말을 듣게 하려 그랬을까. 원내대표가 대통령께 얘기할 기회는 많다.”
▼ 전화도 차단됐다는 것 아닌가.
“무슨 차단이 되나. 그리고 전화 아니면 얘기할 방법이 없나. 정말 자기 말을 듣게 하려는 건지, 아니면 자기가 이런 바른말 했다고….”
▼ 조 수석은 대통령에게 모든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나.
“수시로 상의했다.”



‘7시간 행적’의 진실

▼ 정무수석 하면서 힘에 부친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


“유승민, 도대체 이해 안 돼”

2013년 10월 30일 이탈리아의 세계적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멘디니와 만나 바람개비 전통문양 조각보를 선물한 조윤선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몸이 10개라도 모자란다는 생각은 했다. 당정 간 정책 조율 외에 행정, 치안, 종교, 국민소통 등 정말 많은 분야 업무를 다뤘다. 세월호 사건을 맡은 것도 해경이 치안 영역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국정조사에 이어 (정윤회) 문건사건, 성완종 게이트… 정말 엄청 바빴다.”  
그는 이른바 ‘대통령의 7시간 행적’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세월호 사건 당일 대통령의 행적이 논란이 된 후 당시 안보실장과 관계부처 장관, 수석들한테 일일이 확인해봤다. 대통령께 보고한 전화보다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전화가 많았다. 거의 20분 간격으로 상황을 확인하고 지시한 것이다. 그날 점심식사 끝날 때까지 다들 ‘전원 구조’로 알았다. 나도 그랬고. 밑에서 허위보도가 올라온 탓이다. 오후 1시 넘어 대통령께서 사망자 숫자가 잘못된 걸 알고 곧바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 가려 했다. 그런데 경호팀이 먼저 가서 준비해야 하는 데다 중대본에서 사망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보고 준비가 안 됐다. 그 바람에 2시간이 지체됐다. 그래서 (중대본 도착이) 늦어진 거다.”
세월호 사고 때 그는 여성가족부 장관이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3주간 매일 안산에 내려가 유가족 46가정을 방문했다. 아이 잃은 부모의 얘기를 들어주고 아이 사진을 보면서 함께 울었다. 그리고 실질적 도움을 줬다. 식사를 못하는 이들에게 도시락 후원 기업을 알선하고, 보육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주선했다. 생존 학생들에게는 무료 인터넷 강의와 특강 혜택을 줬다. 그런 일을 하다 6월 중순 정무수석으로 옮겨갔다.
▼ 정윤회 문건 사태의 진실은 뭔가.
“형사재판으로 밝혀진 내용이 진실이다.”
▼ 안 믿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언론에서도.
“찌라시가 다 그렇지.”
▼ 최소한 3인방과 정윤회 씨 관계는 사실 아닌가.
“그건 모르겠다. 보좌관·비서관으로 10여 년 같이 일한 사이니까….”
▼ 대통령이 3인방에 너무 의존하니 그들이 월권한다는 것인데….
“나는 그렇게 느낀 적 없다. 대통령께서 굉장히 정확하게 일을 지시하고 챙기기 때문에 월권할 기회가 없다. 시도 때도 없이 전화로 업무를 챙긴다. 밤에도 주말에도. 만약 그분들 얘기만 듣는다면 그럴 수 없지 않나.”
▼ 장관한테서 대면보고를 안 받는 이유는 뭔가.
“장관 나름이다. 가만히 지시만 기다리는 장관은 만날 일이 없다. 하지만 창의적으로 적극적으로 일하는 장관과는 대화와 소통이 잘됐다.”  
정무수석을 그만둔 후 조용히 지내던 그는 몇 달 전부터 활발하게 움직인다. 자신의 저서 ‘문화가 답이다’를 주제로 곳곳에 특강을 다니고, 성신여대 석좌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멘토링 경험도 했다.
“4년 전 책을 냈을 때와 비교하면 문화와 창조산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대학, CEO 모임, 지역 소모임 등에서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성신여대에서는 학생 22명을 몇 개 조로 나눠 4주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났다. 내 경험을 얘기하고 학생들의 관심사를 들어주고 네트워킹으로 실질적 도움도 줬다.”





‘국민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사회

그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한다면 나도 남들처럼 오래 살아온 고향에서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4년 전 총선 때도 ‘고향 출마’를 꿈꿨으나, 당의 전략공천 방침에 뜻을 접어야 했다.
그는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는 질문에 “국민이 행복하게 사는 걸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문화와 창조산업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발전동력이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차에 오르는 그의 뒷모습이 말에 올라타는 몽골 처녀처럼 경쾌하고 날렵해 보였다.



신동아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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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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