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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3류 신문 오역, ‘킬러’ 전여옥의 ‘오인 사격’

노 대통령 ‘호화 訪獨’ 시비 “호텔에 화장하는 방 따로 만들고, 가방 80개에 산해진미···”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독일 3류 신문 오역, ‘킬러’ 전여옥의 ‘오인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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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러’도 가끔 실수를 한다.
  • 한나라당의 ‘저격수’ 전여옥 대변인이 최근 ‘노무현 죽이기’에 나섰다가 실수를 저질렀다.
  • 공격의 빌미가 된 한 독일 유학생의 글이 독일 현지 언론보도를 잘못 번역했던 것.
  • 단순한 해프닝인가, 의도된 음해인가.
독일 3류 신문 오역, ‘킬러’ 전여옥의  ‘오인 사격’

4월13일자 독일 ‘빌트 프랑크푸르트’지.

“‘독일교민-노무현에게 분노하다.’ 글을 읽으니 읽는 저도 낯이 뜨거워지네요. 굳이 화장할 방을 호텔측에 따로 만들게 한 이유는 뭘까요? 또 물까지 공수해 갈 정도로 독일 물이 문제가 있을까요? 굳이 우리 음식을 ‘산해진미’까지 바리바리 싸서 ‘현지 한식당’을 차릴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요트놀이가 취미였던 노 대통령이 혹시 무늬만 서민이지 그 속은 ‘사치스러운 귀족’이 아닌가, ‘야누스적 정치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어려운 시절에 독일 신문에 ‘호화 나들이’로 가십거리가 됐다니 참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이 지난 4월1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글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월10~14일 독일에 이어 15~17일 터키를 국빈 방문했다. 독일에서의 일정은 10일 베를린에 도착, 13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겨가 1박을 하고 14일 터키로 출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13일 노 대통령이 프랑크푸르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묵은 하룻밤이 문제가 됐다.

프랑크푸르트의 지역 신문인 ‘빌트 프랑크푸르트(BILD FRANKFURT)’가 노 대통령의 ‘호화 외유’를 의도적으로 비꼬는 기사를 보도하자 독일의 한 유학생이 이를 인터넷에 올렸고, 급기야 전여옥 대변인이 ‘독설’을 풀기에 이른 것. 다음은 문제가 된 유학생의 글 중 일부다.

“‘BILD FRANKFURT’ 13일자에 실린 내용을 대충 소개하겠다. ‘그가 대동한 사람은 145명이며, 개인 요리사, 그리고 가지고 온 물, 호텔방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화장하는 방(단 하룻밤을 위해 호텔수리를 했다), 65명의 기자가 대동을 하였으며 80개의 가방에는 온갖 산해진미를 갖고 왔고, interconti 호텔에서는 그만의 국을 끓일 수 있는 그의 부엌을 준비했으며…’ 이런 식의 기사가 줄줄이 오르내리며 교민들의 낯을 뜨겁게 하고 있다. 호텔을 개축해 따로 방을 만든다니 이 무슨 소리인가?”

그러나 신문기사 원문을 찾아본 결과 이 유학생의 번역에선 적지 않은 오역이 발견됐다.

문제의 기사 제목은 ‘Der nette Herr Roh In Frankfurt lebt er auf groβem Fuβ.’ 직역하면 ‘호감가는 노무현 대통령이 프랑크푸르트에서 보낼 호화로운 생활’이다.

독일 3류 신문 오역, ‘킬러’ 전여옥의  ‘오인 사격’
부제는 ‘Er bringt 145 Mann Gefolge, Leibkoch und sein eigenes Wasser mit-vom Hotel bekommt er ein extra Schminkzimmer (145명의 공식 수행원에 전속요리사를 대동한 그는 마실 물을 서울에서 공수해왔으며 호텔에서 화장과 옷을 갈아입는 방을 특별히 제공받는다).’

유학생은 그러나 이 부분을 ‘(단 하룻 밤) 화장하는 방을 만들어주기 위해 호텔을 수리했다’고 번역했고, 전여옥 대변인은 “호텔측에 따로 만들게 한 이유가 뭐냐”고 노 대통령을 향해 반문했다.

호텔측, “별도 공사한 적 없다”

이어지는 본문의 내용 중에도 잘못 번역된 부분이 많다. 유학생의 글 중 ‘80개의 가방에는 온갖 산해진미를 갖고 왔고, interconti 호텔에서는 그만의 국을 끓일 수 있는 부엌을 준비했으며’라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원문은 이렇다.

‘Neben 65 Journalisten hat der Praesident eine 80koepfige Delegation im Schlepptau. Dazu gehoert auch ein Koch, der die Zutaten fuer die “Roh-Kost” kofferweise mit bringt. Das InterConti stellt ihm in der Kueche einen Privatherd zur Verfuegung, auf dem sein eigenes Sueppchen kochen kann.’

직역하면 ‘65명의 기자 외에 80명의 대표단을 대동했다. 거기에는 ‘노 대통령의 식사’ 재료를 트렁크에 담아온 요리사도 포함돼 있다. 호텔측은 그 요리사가 수프(국) 정도를 끓일 수 있도록 주방의 레인지 하나를 제공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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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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