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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사태 주역 김중태가 털어놓은 1960년대 학생운동 비화

5·16 직후 ‘우리 편이 잡았다’ 오판, 서울 문리대 학생회 핵심간부가 中情 프락치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6·3사태 주역 김중태가 털어놓은 1960년대 학생운동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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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9 자신감에 5·16 군부 안 두려워해
  • ●극우 반공주의 학생들이 장악한 학생회, 시위에 소극적
  • ●반미시위 이후 CIA 요원이 접근, 친분 쌓아
  • ●검찰 공소장도 법원 판결문도 정보부에서 작성
  • ●김형욱, “경상도 사람이 왜 경상도 출신인 각하를 반대하나”
  • ●386운동권, 겸허하고 정직해야
6·3사태 주역 김중태가 털어놓은 1960년대 학생운동 비화
약속시간이꽤 지나서 초로의 사내가 찻집으로 들어선다. 버스를 타고 왔는데 길이 막혔다고 한다. 허름한 점퍼 차림의 그는 비에 젖은 옷을 툭툭 털며 먼저 와 있던 부인 송경숙씨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숯처럼 짙은 눈썹과 부리부리한 눈이 예사롭지 않은 그의 이력을 웅변한다. 비록 세월의 무게에 눌려 머리숱은 성글어졌지만, 이목구비는 여전히 또렷하고 목소리는 우렁차다.

1960년대 피 끓는 대학생이던 그와 그 시절 태어난 기자 사이에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강물이 흐른다. 기억과 망각의 불협화음으로 뒤척거리는 그 강물엔 한 인간의 고통이 스며 있고 역사의 아픔이 녹아 있다.

1960년대 학생운동의 대명사인 김중태(金重泰·65). 서울대 운동권을 이끌던 그가 역사의 한가운데에 우뚝 선 것은 1964년 6·3 한일회담반대시위 때다. 한일굴욕외교반대 전국대학생 투쟁위원장으로 시위를 주도한 그는 구속과 동시에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반정부투쟁에 나선 그를 군사정권은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대표적인 간첩조작사건으로 알려진 인혁당 사건,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여러 차례 투옥됐다. 감옥에서 전향서 쓰기를 거부하며 버티던 그에게 중앙정보부(이하 중정)는 갖은 협박과 회유를 일삼았다. 1969년 그는 절망감에 빠져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을 떠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중정부장 김형욱의 협박을 못 이긴 강제출국이었다. 그가 돌아온 것은 박정희 대통령이 죽은 직후인 1980년 초다.

흔히 ‘6·3세대’라 부르는 당시 운동권 학생들은 오늘날 한국 정치권을 주름잡고 있다. 김덕룡·이재오·안상수·문희상 의원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손학규 경기지사가 대표적인 인물. 이에 비해 6·3 학생시위를 사실상 주도한 김중태씨는 활약상에 걸맞지 않게 그간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그를 현실로 끄집어낸 것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방영된 교육방송(EBS)의 문화사 시리즈 제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이라는 프로그램이다. 1960년대 대학생들의 열정과 좌절을 다룬 일종의 논픽션 드라마인데, 여기서 집중 조명을 받은 이가 바로 김씨다. 드라마가 끝난 후 인터넷 카페에는 ‘미조(彌照) 김중태’라는 모임이 생겨났고 현재 회원이 1000명을 넘어섰다. 미조는 김씨의 호다.

아무리 젊은 시절 얘기에 국한한다 하더라도 두 차례 만나 대여섯 시간 대화한 것만으로 한 사람의 삶을 논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김씨의 학생운동 체험을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한다.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당시 군사정권이 조작한 흔적이 뚜렷한 몇몇 공안사건의 진실은 여전히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정원 과거사 진실위원회’ 관계자는 여의도 모 호텔에서 김씨를 만나 민비연(民比硏) 사건의 진상을 조사했다.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

민비연 사건은 6·3 한일회담반대운동과 더불어 김씨의 학생운동 이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이 사건으로 두 차례 구속됐다. 민비연이란 당시 서울대 운동권 학생의 학술모임이던 민족주의비교연구회의 약자인데, 6·3 학생시위를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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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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