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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大記者) 아닌 대기자(待機者) 됐어요”

출입기자들이 본 인수위 24시

  • 구자홍 기자│jhkoo@donga.com

“대기자(大記者) 아닌 대기자(待機者)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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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처음엔 ‘작은 인수위’… 업무 과다로 몸집 불려
  • ● 통의동·삼청동·창성동 ‘세 지붕 한 가족’
  • ● 명함·인터뷰·브리핑 3無 인수위
  • ● 900명 등록기자 들러리 만든 ‘인수위 단독기자’
“대기자(大記者) 아닌 대기자(待機者) 됐어요”

서울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이 대변인의 브리핑을 기다리고 있다.

밀봉불통(密封不通), 자가당착(自家撞着),‘세 지붕 한 가족’‘3무(無) 인수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출입하는 기자들이 전하는 인수위의 현주소다.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는 인수위가 ‘철통보안’을 강조하면서 언론으로부터 ‘밀봉’과 ‘불통’의 대명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대변인이 밀봉한 봉투를 들고 와 박 당선인의 인선 내용을 발표하고, 인수위 전체 워크숍 이후 ‘특별한 내용이 없다’며 브리핑을 거부한 것이 대표적 ‘밀봉불통’ 사례로 꼽힌다.

인수위 공식 출범 이후에도 인수위원들은 “낮은 자세를 견지하겠다”며 명함도 만들지 않고, 보안을 이유로 언론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는다. 스스로 ‘인수위 단독기자’라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부처별 업무보고가 시작된 뒤에도 ‘단독’ 취재한 내용을 출입기자단에게 한동안 ‘풀’(pool·혼자 또는 몇 사람이 취재한 내용을 기자단과 공유하는 것)하지 않아 비판을 자초했다.

인수위가 현판식을 치르고 공식 출범한 1월 6일.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수위에) 자문위원을 두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분과별 ‘전문가 초청 간담회’ 형식으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닷새 뒤인 1월 11일. 인수위는 분과별 외부 전문가 35명을 전문·실무위원으로 추가 임명했다. 이로써 인수위 규모는 인수위원 25명(최대석 위원 13일 사퇴), 부처 파견 공무원 53명, 새누리당에서 파견한 전문·실무위원 등 42명에 추가로 임명된 전문·실무위원 35명을 합쳐 총 155명으로 늘었다. 출범 때 ‘작은 인수위’를 표방했다가 1주일도 안돼 ‘전문위원’을 대거 임명한 것을 두고 ‘자리 나눠주기’를 위한 ‘꼼수 인사’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空約 된 ‘작은 인수위’

“대기자(大記者) 아닌 대기자(待機者) 됐어요”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왼쪽)이 1월 13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로 들어가다가 취재진과 문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고 있다.

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문위원과 자문위원은 성격이 다르다”며 “자문위원을 두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수위 주변에서는 “‘자문’을 ‘전문’으로 용어만 바꿨을 뿐, 본질적으로 하는 일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인수위 출입기자는 “‘당선자’에서 ‘당선인’으로 ‘자’를 ‘인’으로 바꾼 수준 아니겠느냐”고 비유했다.

인수위가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전문위원을 추가 임명한 것은 인수위가 늦게 출범한 탓에 활동기간은 짧고 인원은 적어 원활한 정권인수 업무에 한계가 왔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인수위 인원이 늘면서 업무 공간 부족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과 비서실은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수위원회는 삼청동 금융연수원, 취임준비위원회와 국민대통합위원회, 청년특별위원회는 창성동 정부청사별관 등 세 곳에 흩어져 있다. 전문위원이 추가로 임명되자 인수위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네 번째 인수위 사무공간이 생겨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당선인 집무실과 인수위 사무실이 다른 곳에 자리 잡은 탓에 1월 14일에는 박근혜 당선인을 면담하러 찾아온 외국 대사를 태운 차량이 되돌아가는 일도 생겼다. 프랑스 대사와 필리핀 대사를 태운 차량이 박 당선인 집무실이 있는 통의동이 아니라 인수위가 위치한 삼청동으로 왔던 것. 이 과정에 건물 경비를 서는 경찰과 외국 대사 차량 운전자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직원이 직접 나와 통역한 뒤에야 통의동 사무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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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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