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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부글부글 끓는다”

‘정권 재창출’ 이후 새누리당

  •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잔치는 끝났다 부글부글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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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선 승리 공(功)이 당에 안 돌아온다” 불만
  • ● ‘신박’ ‘짤박’ ‘옆박’…親朴의 분화
  • ● 비주류 밀려나 정치보복 불안에 떠는 親李
  • ● 직함 없는 당선인 참모들이 인수위 주도?
  • ● 당권 놓고 세력 간 신경전 불꽃
“잔치는 끝났다 부글부글 끓는다”

새누리당 당직자들이 1월 2일 시무식을 하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새누리당의 당내 기류가 심상찮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권을 탄생시킨 산실(産室)이면서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선거 승리의 공(功)이 당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당내에서 볼 때는 외부 인사 위주로 꾸려진 대통령직인수위의 갈팡질팡 아마추어적 정권 인수 작업도 못마땅하다. 여기에다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의 측근 그룹인 친박계가 대선을 거치며 분화되고 있다. 비주류로 밀려난 친이계 출신은 ‘정치보복’ 가능성에 전전긍긍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집권 여당의 당권을 누가, 어느 세력이 쥘지를 놓고 신경전도 시작됐다. 축제 분위기는 일찌감치 사라지고 안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내 돈 들여 선거운동 했는데…”

박근혜 대선 캠프의 주축은 전·현직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당내 인사였다.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4명 중에는 황우여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가 포진했다(나머지는 김용준 김성주). 부위원장 8명 중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를 제외한 7명이 전·현직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실질적인 선거 사령탑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였다. 선대위의 중추 기구인 종합상황실(권영세 전 사무총장), 공보단(이정현 전 의원), 특보단(이주영 전 정책위 의장), 당무조정본부(서병수 사무총장), 조직본부(홍문종 의원), 직능본부(유정복 의원)도 모두 당 중진이 이끌었다. 주요 실무진 역시 당료, 의원보좌진이 맡았다.

하지만 대선 승리 후 꾸려진 대통령직인수위에서는 이들이 모두 배제됐다. 공보단장을 지낸 이정현 전 의원만이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을 맡았을 뿐이다. 인수위원장부터 외부 영입 인사인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기용됐다. 9개 분과로 꾸려진 전체 인수위원 24명 가운데 새누리당 현역 의원은 각각 경제 1분과와 2분과의 간사를 맡은 류성걸, 이현재 의원과 국정기획조정분과 강석훈 의원, 고용·복지분과 안종범 의원, 여성·문화분과 김현숙 의원 등 5명뿐이다.

그나마 이들은 정통 당내 인사인 ‘정무형 정치인’이 아니라 지난해 4월 총선 때 여의도에 처음 입성한 관료나 학자 출신이다. 제17대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인수위 구성 때는 정치·행정 경험이 많은 현역 의원 9명이 인수위원에 포함됐다. 7개 분과 중 5개 분과 간사를 현역 의원이 맡는 등 정무형 실세 인사들이 주축이 됐다.

인수위에서 당 출신이 사실상 배제된 것은 일단 논공행상과도 연결된다. 과거에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당 출신 창업공신들이 포진해 ‘점령군’ 행세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이너서클의 권력투쟁, 파워게임도 벌어졌지만 그들이 정권 내내 청와대와 정부의 요직을 좌지우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논공행상’이란 말조차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다.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과 성격을 잘 아는 까닭이다.

문제는 당내 인사가 배제된 이번 인수위 인선이 새 정부의 첫 청와대 참모 인선과 조각(組閣) 과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데 있다. 박 당선인이 당선 후 첫 일성으로 ‘대탕평’을 강조했기 때문에 창업공신이라고 특별히 배려하지 않을 것으로 당내에선 우려한다. 친박계 핵심인 한 중진 의원은 “솔직히 새 정부에서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부처에 입각할 것이란 기대를 가졌는데, 인수위 인선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그는 “당선인에게도 친박계 정치인들에게 부담 갖지 말고 인사를 하라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대구·경북(TK) 출신인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이번 대선은 과거와 달리 실탄(자금)이 내려오지 않아 내 돈 들여가며 선거운동을 했다. (박 당선인이) 그런 부분을 좀 알아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지금 논공행상은커녕 ‘TK 배제론’이 나오고 있어 답답하다. TK 지역에서 불평이 많다”고 토로했다.

당 출신 소외된 인수위

‘학자형’ 인수위원들에 대한 당내 불만도 크다. 인수위에서 잇단 실책이 나와 정권의 산뜻한 출범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인수위는 박 당선인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첫 작품인 만큼 대놓고 비판은 못하지만, 친박계 안에서도 “정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복잡한 국정 현안에 너무 학문적으로만 접근하다보니 정부 부처 공무원들과 조율이 안 되고 겉돌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진다.

인수위에 대한 당내 인사들의 불신은 친이계 출신 심재철 최고위원이 공식 회의석상에서 ‘조언’ 형식으로 처음 표출했다. 심 최고위원은 1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당선인의 일부 대선 공약의 경우 막대한 예산이 수반된다는 점을 거론한 뒤, 인수위에 ‘선별복지’라는 대원칙을 지킬 것과 일부 공약에 대한 ‘출구전략’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예산이 없는데 ‘공약이므로 공약대로 하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돈 때문에 공약 이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과거의 관행이다. 국민의 관점이 아니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융통성 없는 인수위의 행태를 꼬집었다. 또 “증세나 재정적자는 안 하겠다고 했으니 남은 방법은 세출 구조조정뿐이지만, 세출 구조조정으로 각 부처에 조 단위 예산을 염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훈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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