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르포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대한민국 최전방 GOP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1/4
  • 총기난사 사고 대부분이 GOP, GP 같은 격오지(隔奧地) 부대에서 일어난다. 잇따른 대형사고로 충격을 안긴 군. 동부전선 GOP대대 ◇◇소초에서 하루 밤 이틀 낮 동안 병사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그들의 생활 터전인 병영을 속속들이 들여다봤다.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혹시, 내 아들도….’

8월 9일 경기 의정부시의 한 부대 앞은 면회 온 부모로 북적였다. 강미영(47) 씨는 입대 6개월 된 아들을 찾아왔다. 안부를 확인하고 나오는 길인데도 눈시울이 붉다. “놀라 달려왔다”고 했다. 아들은 “우리 부대는 다르다”고 부모를 안심시켰다.

국군이 시민의 안녕을 지키는 게 아니라 시민이 국군의 안녕을 걱정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국군으로서는 치욕스러운 시간이었다.

22사단 GOP에서 상관과 동료를 살해한 임모(22) 병장, 그리고 선임병에게 구타·학대받다 사망한 윤모(22) 일병에게 군대는 무간지옥(無間地獄)과 비슷했을 것이다.

“욱하면 임 병장, 참으면 윤 일병”

임 병장이 총기를 난사한 후 탈영해 도주 중이던 6월 말 영관·위관급 장교들과 함께 숙식하며 대화할 일이 있었다. “문제 병사가 행한 개인적인 일”이라는 게 장교들의 대체적 견해였다.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현 대통령국가안보실장)도 6월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본질은 ‘개인의 문제’라고 규정하는 모양을 취했다.

8월 1일 군인권센터(민간단체)가 28사단 윤 일병 사망 사건 전모를 공개했다. 여론이 들끓었다. “욱하면 임 병장, 참으면 윤 일병”이란 한탄이 나돌았다. ‘소변기 핥기’ ‘치약 먹이기’ ‘계급 열외’ ‘왕따 놀이’ 같은 병사들 간의 ‘잡군기’와 끼리끼리 문화도 드러났다. 이쯤 되면 ‘악마 같은’ 일부 장병에 의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거나 ‘구조’가 개인의 일탈을 부추기거나 막지 못한 것으로 봐야 한다.

총기 사고 대부분이 GOP, GP 같은 격오지(隔奧地)에서 일어난다. GOP부대는 남방한계선 철책을 지킨다. GP는 군사분계선과 남방한계선 사이의 비무장지대에 있다. 윤 일병이 군홧발 아래 스러진 28사단 포병연대 의무대도 본부대와 물리적으로 떨어진 ‘고립 지역’이다.

참혹한 병영 사고가 잇따르면서 여론이 들끓던 8월 4일, 5일 육군 12사단 ○○연대 GOP대대 ◇◇소초에서 숙식했다. 소초는 최전방을 지키는 장병이 소대 규모로 생활하는 곳이다.

날 세운 병사들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8월 4일 12사단 GOP대대 ◇◇소초 병사들이 남방한계선 철책을 정밀 점검하고 있다.

12사단은 6·25전쟁 때 854·812고지 전투를 승리로 이끈 부대다. 12사단이 6·25전쟁 때 확보한 38선 이북 지역이 강원도 면적 4분의 1에 달한다고 한다. 휴전선은 철원(3사단)부터 거의 수평으로 이어지다 양구 동부지역부터 가파르게 북쪽으로 휘어 올라가 인제(12사단), 고성(22사단)을 거쳐 동해에 닿는다. 인제와 고성의 북부지역은 6·25전쟁 때 국군이 수복한 곳이다.

12사단 GOP대대 ◇◇소초가 경계하는 지역도 서남방에서 동북방으로 군사분계선이 휘어 올라간다. 서쪽에도, 북쪽에도 북한군 초소가 있어 군사적 긴박감이 높다. 산악이 험준해 고립감 또한 다른 사단 GOP 지역보다 심하다. ◇◇소초는 고성군의 해발 900m 넘는 곳에 위치해 있다. 경계 초소의 위치는 해발 1000m가 넘는다. 12사단 동쪽 맨 끝 GOP소초는 임 병장 사건이 발생한 22사단 서쪽 맨 끝 GOP소초와 이웃해 있다

8월 4일 오후 2시 ◇◇소초 병사들이 ‘즉각 조치 사격’ 훈련을 한다. 사격 훈련하는 이들은 지난밤 ○○○조 근무를 마친 병사들이다. 남쪽 지뢰지역을 향해 실탄을 쏘는 병사들의 표정에는 날이 서 있다. 순찰 및 경계 근무는 전반야(前半夜)조, 후반야(後半夜)조, 주간(晝間·낮)조로 나뉘어 이뤄진다. 교대 시각은 비밀인 터라 기사에 공개하지 않는다.

사격 훈련이 한창이던 시각, 소초 생활관에서는 병사들이 TV를 보고 있다. 도시의 케이블TV와 똑같다. 공중파, 종합편성, 영화, 스포츠를 골라 본다. TV를 시청하는 분대는 후반야조에 근무했다. 생활관의 병사들은 체육복(반팔 T셔츠와 반바지) 차림이다. TV를 보는 대신 편지를 읽던 김홍식(20) 일병은 “휴식 여건이 잘 보장돼 경계작전에 집중하면서도 불편함 없이 근무한다. 임 병장 사건은,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12사단 GOP대대 작전과장(소령)은 “근무를 마친 인원은 휴식을 보장한다. 야간에 임무를 수행한 용사들이 온전하게 쉬게끔 하고자 훈련, 교육을 제외한 때는 낮 시간에도 전투복을 입지 않는다”고 말했다.
1/4
이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관련기사

목록 닫기

내 아들 간 군대는 안전한가 그리고, 강한가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