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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구현 수단 ‘여성곽(女性郭)’의 정체

  • 정정만 M&L 세우미(世優美) 클리닉 원장 / 일러스트·김영민

사랑의 구현 수단 ‘여성곽(女性郭)’의 정체

사랑의 구현 수단 ‘여성곽(女性郭)’의 정체
여성의 두 다리 사이, 음침한 가랑이에 봉긋 솟아오른 큰 바위 하나. 우리 조상들은 그 지역을 ‘불두덩’이라고 했다. 두덩 너머 심산유곡의 빈번한 화사(火事)-불씨만 튀면 어김없이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때문이리라.

불두덩 암반(巖盤)을 딛고 넘어서면 천길 단애(斷崖)에 울창한 밀림(密林). 그린벨트 지역이다. 얼키설키 헝클어진 수풀을 헤치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곳에 고혹(蠱惑)의 비원(秘苑)이 펼쳐진다. 비원 앞뜰(前庭) 화단은 황량한 불모지. 북단(北端) 모서리 외진 곳에 불땀 좋은 휘황한 단추 하나. 접사리 새로 살짝 얼굴 내미는 내숭꾸러기, 클리토리스가 수줍게 붙어 있다. 요(凹)의 백미요, 여성의 페니스다. 2.5cm 가녀린 체구의 작은 막대기가 두 다리 벌린 채 구들장 모서리를 의지하며 항상 그곳에 우뚝 서 있다.

바로 이웃한 오줌 분수대. 간헐적으로 폐수가 솟아오르는 온정(溫井)을 지나면 자연스레 만나는 화제의 공혈(孔穴)이 있으니, 인류 역사의 틀을 짜온 위력의 지공(地孔)이다. 언뜻 보면 그냥 그렇게 헤벌어져 있는 헤묽은 구덩이거나 팽개쳐진 폐광의 출입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동굴 탐사대’가 진입해 전진, 후진, 좌향좌, 우향우, 원시적 정염의 굴착 댄스를 시작하면 순식간에 뜨거운 화염과 이글거리는 용암을 분출하며 지축을 흔들어대는 분화구로 돌변한다. 엄청난 쾌락의 진앙지이며 숱한 사람이 그 앞에서 자진(自盡)하고 혼절하는 환상의 매직 홀이요 제어하기 어려운 불구멍이다.

시대의 군웅, 무소불위의 위정자, 근엄한 스승, 거룩한 성직자…. 사람이라면 하나같이 집착, 탐닉하고 열광하는 희한한 구멍. 권위나 성심(聖心)까지 한순간 무력하게 만드는 그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분화구 양측에 붙어있는 구멍 덮개. 소음순이 낮은 울타리를 치고 화단의 경계를 이루다 상부에서 클리토리스를 덮는 음핵 표피가 된다. 그 울타리를 둘러싸는 또 하나의 아담한 외곽 동산. 구멍싸개, 대음순이다. 남자의 불알 주머니와 조상이 같다.

소음순(小陰脣)은 아랫도리의 작은 입술이란 뜻. 입 언저리가 구순(口脣)이니, 인체구조에 대한 선인들의 혜안이 놀랍기만 하다. 불씨를 일으키기 위한 음순과 구순의 구음(口陰) 맞춤이 예사롭게 행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꽃잎을 제치면 거기 천혜의 지하 터널이 펼쳐진다. 앞뜰에서 아기 궁전에 이르는 전장 10∼20cm, 폭 3∼5cm의 유일한 통로가 질(膣)이다. 사랑을 확인하는 놀이공간, 경천동지(驚天動地)의 유락시설이요, 페니스의 아늑한 요람이다.

터널 끝은 아치형 천장으로 구성된 돔 형태의 공간이며 천장 중앙부에 아기 궁전의 출입문, 자궁 경부가 불거져 있다. 터널 벽체는 빨래판 형태의 입체 벽지로 도배된 폴딩 도어(folding door) 구조다. 내방한 페니스에게 마찰력과 신축력을 극대화해주는 천연 시설로서 ‘비빔의 쾌감’을 증폭시키는 가속기 기능과 평균 382g에 이르는 태아의 머리를 무리 없이 통과시켜야 하는 산도(産道)의 기능을 수행한다. 가열되면 벽체에 존재한 미세한 채널에서 환호수(歡呼水)를 뿜어내어 피스톤 운동을 매끄럽게 해준다.

동굴 전벽(前壁)에는 G지점(G-spot)이란 보물단지가 숨겨져 있다. 남성의 전립선에 해당하는 질벽의 특수지역으로, 오르가슴을 느끼면 ‘여성도 사정(射精)한다’는 항간의 속설이 G지점의 존재 확인으로 입증되고 있다. 1950년대 독일 의사 그라펜베르크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다 1980년대에야 G지점의 존재와 가치가 확인돼 빛을 보기 시작했다. 발견자의 이니셜을 따서 ‘G지점’이라 일컫는다. 질구에서 요도를 따라 3∼4cm 올라가다 방광 목 부위에 위치하는 G지점. 평소엔 손끝에 닿지 않지만 불을 지르면 10원짜리 동전만큼 부푸는 발기조직이다. G지점을 건드리면 방광이 비어 있는데도 배뇨충동 같은 사정감을 느끼다가 극치감에 도달하면 말간 우윳빛 액체를 뿜어내기도 한다.

여성의 10∼30%가 G지점을 내장하고 있다. 탐구욕이 강렬한 일부 사람들은 믿기 어려운 여성의 사정 현상을 직접 촬영해 G지점의 존재를 실증하고 있다.

사랑의 구체적 구현 수단으로 지목된 여성곽(女性郭). 하지만 대부분의 문명사회에선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특별관리지역이다. 그럼에도 단순 레저용으로 전용함은 말할 것도 없고 접객용 응접실, 신분상승용 두레박으로 오용하거나 대실(貸室)로 재화(財貨)를 축적하는 돈보따리로 활용하는 여성도 없지 않다. 무단침입, 도굴(盜掘), 담합이나, 야합에 의한 불놀이, 방화, 실화(失火) 사건이 끊이질 않고 접촉·추돌 사고가 줄지 않는 것은 영원한 수요 욕구를 이용하는 그것의 요사성(妖邪性) 때문이리라.

부가가치가 엄청난 무형의 재물을 창출하는 원시의 육질 덩어리. 그것의 권력 지향성과 금력 친화성이 문제다.

신동아 2006년 2월 호

정정만 M&L 세우미(世優美) 클리닉 원장 / 일러스트·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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