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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미래

블록체인이 시공사 ‘장난’ 막고 AI가 ‘건설 중장비’도 운전

AI, IoT가 짓는 집 ‘지능화된 건축’이 온다!

  •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블록체인이 시공사 ‘장난’ 막고 AI가 ‘건설 중장비’도 운전

  •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스마트시티가 주목받지만 한국 건설업계는 제자리걸음이다.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디지털 트윈, 드론, AI 기반 자율기술, 사물인터넷, 블록체인이 건설 산업에 적용된다.
1월 개최된 ‘CES 2018’의 주제는 ‘스마트시티’였다. 삼성전자 부스 모습. [삼성전자 제공]

1월 개최된 ‘CES 2018’의 주제는 ‘스마트시티’였다. 삼성전자 부스 모습. [삼성전자 제공]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변화된 첨단 도시로 정의할 수 있다. 3차 산업혁명을 통해 등장한 ‘유시티’와는 어떻게 다른가. 3차, 4차 산업혁명을 비교하면 두 도시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보급에 따라 나타난 것으로 핵심 가치는 정보 공유다.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은 인공지능(AI)이다. ‘서비스의 지능화’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가치다. AI 확산은 사물인터넷, 클라우드가 뒷받침한다. 

4차 산업혁명은 수집한 정보를 공유만 하는 게 아니라 AI로 분석해 능동형 정보(Actionable Intelligence)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합리적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유저 피드백(User Feedback)이라고 한다. 

3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유시티는 유비쿼터스시티(Ubiquitous City)의 약자다. 정보를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공유하는 도시를 가리킨다.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스마트시티를 직역하면 지능형 도시다. AI로 지능화된 도시라는 뜻이다.


AI 적용한 ‘삼성시티’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전자박람회 ‘CES 2018’에서 스마트시티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다. 

CES 2018의 주제가 ‘스마트시티’였는데 참가 기업들은 하나같이 AI를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시티(Samsung City)’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음성인식 AI 기술인 빅스비(Bixby)로 가전기기를 제어하면서 사용자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서비스를 공개했으며 사용자가 좋아하는 기온을 파악해 집안 온도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기술 등도 선보였다. 

이처럼 도시가 AI라는 첨단 기술로 무장되면서 건설 분야 또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의 첨단화에 힘입어 건설에서도 지능화의 바람이 인다. 

스마트시티의 등장으로 도시가 첨단화되더라도 기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거주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엄밀히 말해 첨단화보다 인프라가 더 중요하다. 전력, 도로 등은 삶의 필수 요소지만 도시가 제공하는 스마트 서비스는 부차적 요소다. 

CES 2018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CES 2018 전시회 도중 2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했다. 스마트시티가 주제인 전시회에서 정전이 일어나 첨단기술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도시에 AI와 같은 첨단 인프라가 잘 구축되더라도 기본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음을 보여준 사건이다. 

CES 2018에서 일어난 정전과 비슷한 사건을 5년 전 경험한 적이 있다. 스마트시티 연구를 위해 신도시를 실사할 때 일이다. 해당 도시의 어떤 공공기관은 해외 언론에 소개될 만큼 첨단 ICT(정보통신) 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나 건물 자체에 문제가 많았다. 지은 지 2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여러 시설에 금이 가 있었다. 부실공사 문제가 언론에 보도된 적도 있다. 또한 건물의 구조 자체가 냉난방 효율이 높지 않게 설계돼 직원들이 겨울에 추위를 호소했다. 난방을 강하게 틀어도 비용만 많이 들 뿐이었다. 

거듭 강조하건대 스마트시티가 성공하려면 이를 건설하는 기술이 고도화돼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스마트 건설이 주목받는다. 스마트 건설은 건설업에 지능화 기술이 더해진 것이다. 스마트 건설을 이용해 기본 인프라 설계와 건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삼정 KPMG 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신(新)성장동력 부재가 건설산업의 문제점 중 하나다. 스마트 건설이 새로운 엔진이 될 수 있다. 스마트 건설은 공사 현장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건설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도 한다.


가상공간에 3D로 설계도면 구현… 건축비도 시뮬레이션 가능

BIM 전용 소프트웨어 레빗(Revit)으로 건축물을 설계하는 모습. [Flickr]

BIM 전용 소프트웨어 레빗(Revit)으로 건축물을 설계하는 모습. [Flickr]

국토교통부가 스마트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스마트 건설을 통해 건설 노동 생산성을 40%까지 향상하고,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30% 감소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렇다면 스마트 건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 것일까. 건설은 설계, 건축, 유지·보수의 세 과정으로 나뉘는데 과정별로 스마트 건설이 적용된다. 

설계 과정에서 중점적으로 이용되는 기술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다. 디지털 트윈을 직역하면 ‘가상세계 쌍둥이’로 실제 모습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건설 산업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트윈을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라고 하는데 도면과 같은 역할을 한다. 

BIM을 이용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건축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오토데스크(AutoDesk)에 따르면 설계 도면의 오류를 기존 대비 61%가량 줄일 수 있다. 설계 시 그린 도면을 3차원으로 곧바로 볼 수 있기에 설계자가 잘못을 쉽게 바로잡을 수 있다. 설계 화면이 직관적이기에 설계 문서를 참조하는 작업자도 도면을 파악할 때 편하다. 설계를 잘못 이해해 발생하는 실수를 36%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게 오토데스크의 설명이다. 

BIM에서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기에 건물 에너지 효율성 등을 측정해볼 수 있다. 수차례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에너지 효율성을 가진 건물의 설계가 가능한 것이다. 오토데스크가 개발한 BIM 소프트웨어 레빗(Revit)이 이러한 분석 툴을 제공한다. 미국 에너지부가 개발한 에너지플러스(Energy Plus)도 같은 기능을 장착했다. 설계에 따른 건축비용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드론도 건축설계 과정에 활용된다. 3D로보틱스(3D Robotics)가 ‘사이트 스캔(Site Scan)’이라는 이름의 드론을 이용해 건축설계를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드론에서 수집한 정보를 BIM과 연계할 수도 있다. 

드론은 공중에 떠다니면서 자유자재로 현장을 촬영할 수 있다. 이는 건설현장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공중에서 건설 현장을 촬영하면서 스마트 기기에 표시되는 지도의 위치를 선정해 설계자에게 유용한 여러 시각의 정보를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라이다(Lidar)를 탑재해 지형 정보를 파악할 수도 있다. 설계자가 건축을 위해 지형을 파거나 깎는 작업을 할 때 유용하다. 라이다는 비(非)가시적인 빛을 발사해 물체의 형상, 거리 등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중장비와 AI의 만남

투명성과 무결성으로 신뢰를 주는 블록체인. [Pixabay]

투명성과 무결성으로 신뢰를 주는 블록체인. [Pixabay]

건축 과정에도 다양한 스마트 기술이 활용된다. 사이트 스캔은 드론이 일정 주기로 건설 현장을 자동 촬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는 시간에 따른 건설 작업의 진척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아울러 건설 현장을 자유자재로 신속하게 돌아다니기에 안전사고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드론을 투입하면 효과적이다. 지난해 3월 SK건설은 라오스에서 태국까지 송전 선로를 연결하는 작업을 드론을 통해 수행했다. 수심이 깊고 넓은 메콩강이 흘러 사람이 작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를 드론으로 해결한 것이다. 

AI 기반 자율기술도 건축 과정에 도입되고 있다. 건설 중장비에 자율기술을 적용해 자동으로 건축 작업을 진행케 하는 것이다. 다임러 트럭(Daimler Trucks)을 비롯한 여러 건설 중장비 회사에서 자율기술 적용을 검토 중이다. 

2016년 9월 건설 중장비 회사 볼보(Volvo)는 스웨덴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동 충돌 방지’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건설 중장비 선두 기업 고마쓰(Komatsu)는 지난해 12월 영상분석 AI 전문회사 엔비디아(NVIDIA)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건설 현장에 AI를 적용해 건축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사물인터넷도 건설의 효율성을 높인다. SKT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작업자의 안전사고를 줄이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가스 누출, 진동 등을 탐지하는 센서를 이용해 작업 환경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유지보수 과정에도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건축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앞서 소개한 BIM의 에너지 분석 시뮬레이션을 건물 에너지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드론과 3D프린팅을 활용해 건축물에 금이 간 부분을 바로 수리하게도 할 수 있다.


투명성·무결성의 블록체인

건축 기술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은 개인 간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P2P)으로 조작이나 해킹이 불가능하다. 

서울의 한 분양 아파트에서 인터넷에 공시한 층간 두께와 실제 공사 계획이 달라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인 적이 있다. 다행히 건설사는 원래 공시한 내용대로 층간 두께를 맞추기로 했다. 문제는 공시 정보를 시공사가 관리하기에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블록체인으로 이러한 정보를 반영구적으로 기록하게 하면 시공사는 건설 계획을 함부로 조작할 수 없다. 입주 예정자는 아파트가 제대로 지어지는지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건설 현장의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기록해 입주 예정자에게 제공하면 건축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껏 살펴본 대로 건설 현장에 적용되는 스마트 기술이 무궁무진하다. 한국의 건설 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변모할 필요가 있다.


신동아 2018년 5월 호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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