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호

한형선의 우리집 푸드닥터

세포 간 소통 담당 ‘복합당’ 만들기

‘정보 주스’로 세포를 살려라!

  • | 한형선 푸드닥터

    입력2018-05-02 1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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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몸에는 약 60조 개의 세포가 있다. 세포는 생명체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데, 이들 세포는 하나하나가 이미 완벽한 생명체로서 기능을 한다. 그러니까 우리 몸에 60조 개의 ‘작은 공장’이 돌아가고 있다고 여겨도 좋다. 그런데 만약 어느 공장이 멈춰버린다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세포는 세포막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안과 밖을 구분하고, 일정하게 서로 모여 하나의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이 모여 인체의 기관을 만든다. 이런 실험이 있었다고 한다. 심장과 신장, 간 등 각 기관에서 일부 세포를 떼낸 뒤 흔들어 혼합했는데,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보니 같은 기관의 세포끼리 모여 있더란다. 이는 세포들이 정보를 해독하는 능력이 있으며, 서로 소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발끝에서 일어난 일을 머리가 알아야 하고, 손끝에서 일어난 일을 다른 곳에서도 알아야 한다. 우리 몸 안의 세포들은 몸의 각 기관과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몸 시스템의 균형을 유지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포의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

    60조 개의 ‘작은 공장’

    모든 세포는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안과 밖에 칼륨(K)과 나트륨(Na)을 일정한 비율로 유지한다. 바로 삼투압 작용을 통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세포의 안주인이 칼륨이라면, 바깥주인은 나트륨이다. 그런데 나트륨이 세포 안으로 과도하게 들어가면?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나트륨은 물을 끌어당긴다. 세포 안에 나트륨 비율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부종이 생기고 혈압이 높아진다. 건강에 좋지 않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럴 때엔 칼륨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자. 세포막 안의 칼륨 비율이 높아지면서 나트륨을 세포 밖으로 배출한다. 칼륨이 함유된 미역 등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면 나트륨 과다로 인한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때 세포 밖 조직액으로 녹아들어간 나트륨은 신장과 방광을 거쳐서 오줌으로 배출된다. 배뇨 기관의 조직 또한 건강해지는 것이다. 



    세포를 건강하게 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안주인(칼륨)과 바깥주인(나트륨)의 비율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 몸은 가장 건강한 상태가 된다. 

    세포와 세포 사이에는 조직액이 흐른다. 세포들은 세포막을 통해 조직액 속에 있는 영양분과 산소를 흡수하고, 세포 내에 발생한 노폐물을 버리며 활발하게 생명 활동을 한다. 그렇다면 세포들은 조직액 속을 떠돌아다니는 물질 중 유용한 것과 버릴 것을 어떻게 구분할까? 

    소화기관인 장에서는 장 점막에 있는 면역세포들이 외부에서 들어온 음식물 중 아군과 적군을 구분해 흡수될 자격을 부여한다. 이는 세포 단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세포들 또한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나한테 좋은 것인지 아닌지, 아군인지 적군인지를 판단한다. 예를 들어 매일같이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의 세포 문지기들은 매일 반복되는 짠 기운에 소금을 내 편으로 알고 문을 열어준다. 그렇게 소금에 길들 때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혈압이 올라가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병이 생긴다.

    세포의 소통 센서, 당 사슬

    세포는 세포막 표면에 돌출돼 흐늘흐늘 움직이는 당 사슬(sugar code·복합당)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당 사슬이 세포 간 정보 전달의 통로 구실을 하는 셈이다. 마치 밤송이처럼 생긴 섬모에 결합된 당 사슬은 혈압, 체온, 순환은 물론 면역계, 내분비계, 신경계, 물질대사, 근육계까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인체의 기본 프로그램에 깊이 관여한다. 세포 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호르몬의 지시를 세포에 전달하고, 각종 유해 물질을 차단하면서 세균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등 분별력과 정상적인 생명 활동의 근원을 담당하는 것이다. 

    당 사슬은 생명의 ‘정보 관리사’다. 세포 문제 해결의 핵심 역할을 한다. 이 당 사슬이 주변 세포와 적절하게 신호 교환을 하지 못하면 면역 체계가 혼돈에 빠져 조절 불능 상태가 되면서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이 생긴다. 암으로 진행되는 세포를 알아내지 못해 암세포가 확산되는 등 난치성 질환의 주요 발생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포의 중요한 소통 물질인 이 당 사슬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200여 가지 단당류 중 8가지가 조합된 복합당에 의해 만들어진다. 당은 단순당과 복합당으로 구분되는데, 단순당은 설탕, 꿀, 엿 등 단맛이 강한 식품에 들어 있다. 한편 복합당은 단당류가 결합된 탄수화물이다. 단순당과 달리 단맛이 나지 않고, 소화와 흡수가 느려 혈당 상승곡선이 완만한 특징이 있다. 복합당은 세포를 살려내는 당이라고 불린다. 우리 생명 활동의 근원이다. 

    복합당은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 복합당이 모두 집약되어 있는 먹을거리가 있다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런 것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계에 유일하게 이 복합당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모유다. 그러니 어린아이가 성장하는 시기에 면역력과 세포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를 충분히 하도록 해 건강의 첫 단추를 잘 끼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합당을 섭취하려면 평소에 태양 에너지를 담은 채소와 과일, 해조류 등을 다양하게,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안에 식물 영양소, 비타민, 미네랄 등 당 사슬의 기본이 되는 물질이 들어 있다. 문제는 우리가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어 있다 보니 복합당을 섭취할 기회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포 안과 밖의 균형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짜게 먹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세포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태양 에너지를 담은 채소와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며 좋은 식습관을 가질 때 세포를 살리고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

    요리하는 약사 한형선의 음식 치유 노트
    세포 간 소통 돕는 ‘정보 주스’ 만들기

    정보 주스는 세포의 망가진 센서를 고쳐 세포 간 소통 능력을 높임으로써 세포를 건강하게 하는, 약이 되는 음식이다. 복합당을 구성하는 각종 식물성 과채류와 소장 점막 회복에 좋은 파래, 버섯이 들어가 우리 몸의 면역력 또한 높인다. 

    재료(약 5일 분량)
    무 1/3개, 무청(시래기) 4줄기, 당근 1개, 우엉 1/2개, 건표고버섯 5개, 새송이버섯 2개, 양배추 1/3개, 토마토 2개, 바나나 2개, 파래 10x10cm 5장, 간장, 식초 

    만드는 법
    ① 파래를 뺀 나머지 재료를 냄비에 넣고 30~40분간 푹 끓인다. 이때 물의 양은 재료의 4배 정도로 한다. 
    ② 마지막 5분 전에 파래를 넣고 끓인다. 
    ③ 건더기를 걸러내고 국물만 유리병에 담는다. 
    ④ 마실 때 약간의 조선간장과 식초를 넣으면 맛도 좋고 흡수율도 더 높아진다. 

    유의할 점
    ① 매일 한 잔씩 마신다. 냉장고에 보관해놓고 매일 아침 차갑게 마셔도 좋지만, 되도록 따뜻하게 해서 마시길 권한다. 
    ② 무는 소화를 돕고 체내 독소를 없애는 해독 기능이 있으며, 우엉은 염증을 억제하고 피를 맑게 해준다. 미네랄 함량도 높다. 토마토는 점막을 강화하고 노화를 방지한다. 파래는 해조류의 왕. 세포를 고치는 엽산, 마그네슘, 철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미생물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이기도 하다. 바나나는 달콤한 맛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간장과 식초는 영양의 흡수율을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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