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경기 여파로 국내외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까지 폐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만큼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증거다. 이런 상황에서도 예비창업자, 특히 1억 원 안팎의 소자본창업자는 급속도로 늘고 있다. 창업 환경과 여건이 어려운 지금, 이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없을까? ‘가족창업 롤모델’이라고 할 토스트전문점 토스트럭을 소개한다.
그의 능력을 보고 외국계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2012년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다. 옮긴 회사에서 2년 동안 점포개발 및 상권분석을 진두지휘하며 중대형 커피전문점을 연간 30호 점 이상 출점시켰다. 그는 그렇게 점포개발전문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프랜차이즈 시스템과는 확연히 다른 현실에 회의를 느끼고 2014년 퇴사한다.
직접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싶었던 그는 과감하게 질소아이스크림이라는 아이템으로 홍대 걷고싶은거리에 3평짜리 조그마한 매장을 열었다. 1년 동안 최고 월 8000만 원 이상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현지 파트너와 함께 필리핀 마닐라에 매장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홍대 매장 매출이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무려 12배나 되었고, 고객들 관심 밖으로 점점 밀려나 반짝하는 아이템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당시 창업 시장을 주도하던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것이다. 운영하던 매장은 지인에게 맡겨두고 입사한 그는 이곳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1년 6개월 동안 100여 개의 가맹점을 개설한 것.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운영 방식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가맹점주들에게 제시하는 본사 물류비용이 개설 전과 후에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그는 퇴사 준비를 하면서 자신의 홍대 매장 아이템을 와인 잔에 담아주는 티라미슈아이스크림으로 전환했다. 새로운 아이템이 고객 반향을 일으키자 자연스럽게 퇴사를 했고 15개 가맹점까지 개설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예비창업자가 안심하고 오랫동안 장사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을까? 그때 토스트 푸드트럭으로 성공한 청년창업가와 인연이 닿게 되었다.
토스트전문점이나 할까?
배 대표는 2013년 커피 프랜차이즈 본사에 근무할 때 결혼했다. 첫아이를 가졌을 때 입덧이 엄청 심한 아내는 특이하게도 토스트를 그렇게 찾았다. 거주지 근처엔 토스트전문점이 없어 배 대표는 토스트 하나 사려고 상당한 거리에 있던 토스트전문점을 찾아나서야 했다. 그때 한 말이 ‘토스트전문점이나 하나 할까?’였다. 농담 삼아 한 말이 현실이 되었다.그는 토스트와 인연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토스트라는 아이템이 자연스럽게 그에게 다가왔다. 당시 채널A ‘서민갑부’ 프로그램에 토스트 푸드트럭으로 2년 만에 5억 원을 번 청년창업가가 소개됐는데 그와 인연이 닿은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비창업자가 실패하지 않는 소자본창업이 없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두 사람은 토스트 가맹사업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법인을 준비했지만 자본금 문제로 결국 함께하지 못했다.
하지만 배 대표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혼자 법인을 설립하고 명동 세종호텔 인근에 지인이 소유하고 있던 재건축 예정 건물에 숍인숍 형태로 매장을 열었다. 보증금 없이 매출의 18%를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하고 3개월 기간의 팝업스토어 개념으로 열었다. 토스트전문점은 고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대박이었다.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지금의 중구 저동에 직영점을 개설했다.
6.5평 매장에 보증금 4000만 원(월세 240만 원)과 권리금 4000만 원, 그리고 간판을 비롯한 인테리어 시설비, 주방기물, 홀기물, 집기비품 등을 포함해 총 창업비용 1억1000만 원이 들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직영점을 개설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는데도 홍보 및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24개 매장이 개설되었다. 올해 3월에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일본 하라주쿠에 매장이 생겼다. 홈플러스에 입점할 준비도 하고 있다.
성공 전략, 3way 방식!!
배은 씨는 예비창업자가 실패하지 않는 소자본창업을 고민하다 토스트럭을 창업했다. [김성남 기자]
출점타당성을 분석해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한 시설비에 대해 감가상각 기간을 36개월로 하고 임차료, 직원 인건비, 수도광열비, 재료비 등을 적용한 결과, 손익분기점이 일 매출 57만 원이었다. 현재 매출은 점주 수익이 500만 원 이상으로 꽤 괜찮은 것을 알 수 있다. 손익분기점이 낮은 이유는 부가가치세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권 입지보다 상품력
예비창업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사업자 등록 신청 때 연 4800만 원 이하의 간이사업자로 신청하라는 것이다. 간이과세자로 등록하면 1년 동안 부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엔 이런 방법으로 순이익을 높일 필요가 있다. 향후, 부가세가 적용되면 손익분기점 일 매출이 63만 원을 훌쩍 넘어 순이익이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점주는 400만 원 이상의 순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3년 후에는 감가상각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순이익이 더 높아진다. 현재 매출을 유지한다면 총 창업비용 중 점포 보증금 4000만 원을 제외한 창업비용을 2년 만에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상권 입지는 앞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오피스가(街) 특성이 강한 주5일 상권이라 주말보다는 평일 장사가 잘되는 곳이다. 이런 상권은 평일 매출로 주말 매출까지 상쇄할 수 있는 업종 및 아이템이어야 성공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업종 선정이 쉽지 않다. 이런 상권은 판매하는 제품의 상품력이 뛰어나거나 운영자의 탁월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배 대표가 집중한 것이 상품력이었다. 그는 토스트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소스와 패티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소스류는 모두 천연과일로 만들었으며, 패티는 원재료를 그대로 살려서 제품의 질을 높였다. 이렇게 좋은 재료에 대한 욕심과 고집으로 고객들로부터 맛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고, 고객들의 요청에 의해 하나둘 가맹점이 개설된 것이다. 특기할 점은 고속도로휴게소와 백화점 그리고 대형마트로부터 입점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오픈했고, 4월 고속도로휴게소 2곳에 직영점이 입점한다. 상품력에 주력한 결과가 놀라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업종 빅데이터로 본 패스트푸드전문점
토스트럭은 소스류는 모두 천연 과일로 만들고, 패티는 원재료를 그대로 살려 제품의 질을 높였다. [김성남 기자]
햄버거전문점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토스트전문점의 약진도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패스트푸드전문점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예비창업자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1월과 5월, 12월 매출이 높고, 지역별로는 서울특별시가 매장 수 707개에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7777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인천광역시 182개 6090만 원, 경기도 878개 6063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강원도 150개 3593만 원, 전남 136개 3175만 원, 충남 169개 3200만 원으로 낮게 나타났다.
배 대표는 성공 요인을 이렇게 말한다. “불경기가 지속될수록 고객은 부담 없는 가격의 음식을 찾아 한 끼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토스트다. 또한 토스트전문점은 재료비(원가)가 낮고 창업비용이 적게 들어 매출 대비 수익성이 좋고 일반 다른 업종 및 아이템보다 고객층의 폭이 넓으며, 의외로 배달 매출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그리고 성공 요인 중 핵심은 토스트의 남다른 맛이다.”
빅데이터로 분석한 상권입지
점포를 중심으로 반경 300m를 상권 범위로 정하고 상권 입지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해봤다.도로
상권 범위 안에는 주요간선도로인 왕복8차선의 삼일대로와 왕복6차선의 을지로, 간선도로인 왕복4차선의 충무로, 그리고 지선도로인 왕복2차선의 수표로, 삼일대로 4길, 마른내로와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골목길인 을지로12길, 14번길, 삼일대로10길, 8길, 6길, 수표로 12길, 2길, 퇴계로 27길, 마른내로 2길, 충무로 5길, 7길 등이 조성되어 있다. 이렇게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형성되어 있는 것만 봐도 오래된 구도심 상권임을 알 수 있다. 도로 파악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이 어디로 많이 다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골목길이라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의 점포가 좋다고 하는 것이다.방위
방위는 상권 범위를 설정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다. 상권 범위를 설정해야만 상권 분석이 이루어진다. 방위를 알지 못하면 상권 설정을 할 수가 없다. 8방위를 사용해 매장을 중심으로 반경 300m의 꼭짓점을 연결하면 그것이 바로 1차상권 범위가 된다. 1차상권 범위에 매장을 이용할 고객 85%가 포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상권 범위는 판매하는 상품에 따라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상권 범위를 반경 300m로 한 것은 오피스가 특성이 강한 상권은 직장인의 점심시간이 1시간으로 정해져 있어서 도보로 5분 거리(시속 4km)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유념할 점은 왕복 6차선 이상 도로는 상권을 단절한다는 것이다.TG
(Traffic Generator 교통발생원): 사람들 출입이 많은 시설물을 TG라고 하는데 이곳 상권의 TG는 2호선 을지로3가역과 3호선 을지로3가역,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라 할 수 있다. 토스트럭은 2호선 을지로3가역 11번 출구에서 120m, 12번 출구에서 125m, 3호선 을지로3가역 9번 출구에서 335m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주동선에 위치하고 있어서 고객을 불러 모으는 데는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업종
업종 파악은 상권 범위 안에 업종 분포와 경쟁 점포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다. 업종 분포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을 이용하면 되는데 지정한 상권 범위 안에 총 682개 점포가 있었다. 음식업은 344개로 50.4%, 서비스업은 155개로 22.7%, 도소매업은 182개로 26.7%로 나타났다. 선택 업종인 토스트 업종 비율은 1개로 0.2%의 분포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곳은 음식업 비율이 가장 높은데 오피스가 특성이 강한 상권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토스트전문점이 없기 때문에 업종 선정은 잘했다고 여겨진다.토스트럭은 오피스가(街) 특성이 강한 상권보다 주택가 특성이 강한 오피스가 상권이 적합하다. [김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