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사고, 비용 줄이고 공유경제 키우고

무인자동차 미래 보고서

  • 김건희 | 객원기자 kkh4792@hanmail.net

사고, 비용 줄이고 공유경제 키우고

2/2

인공지능(AI)은 인간이 가진 지적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AI기술이 확보돼야 무인차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스마트 클라우드쇼 2015’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다니엘라 러스 미국 MIT 교수는 “구글의 무인차는 상세한 지도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을 하지만 도로나 속도, 지도의 질에 따라 주행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공사표지판 등을 예상하지 못하고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돌발변수가 있을 경우 혼란을 겪을 수 있어 더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서승우 서울대 교수는 “자율주행차 연구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도로 환경을 파악하고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학습해 마치 인간처럼 운전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인차가 활성화하면 여러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안전 운전 덕분에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4년 도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6조5725억 원에 달한다. 같은 해 우리나라 GDP(1485조 원)의 1.8%, 국가 전체 예산(274조6673억 원)의 9.7% 규모다. 교통사고 감소는 엄청난 액수의 사회적 비용 절감과 직결된다.

무인차가 늘어나면 음주운전 사고율도 급감할 것이다. 교통 시스템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자료를 공유하기에 교통체증도 해소된다. 이는 배기가스 양을 줄이는 효과로도 이어진다. 이재관 자동차부품연구원 스마트자동차기술연구본부장은 “무인차 개발 단계는 0레벨부터 5레벨인 풀오토(Full-Auto)까지 있는데, 자동차 스스로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3레벨 이상이 되면 교통체증 감소 등 사회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장밋빛 전망, 어두운 그림자

사고, 비용 줄이고 공유경제 키우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무인차 개발을 위해 활용하는 시뮬레이터. [동아일보]

무인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자동차를 생산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드는 석유 에너지도 아낄 수 있다. 자동차 이용자들의 경제 여건도 윤택해진다. 자동차를 구입하고 운행하느라 부담하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다.

관건은 무인차의 상용화다. 실제 현장에서 얼마만큼 성능을 내느냐에 따라 산업계 접목 시기가 달라진다. 국내 연구진은 상용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데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권용환 박사팀은 레이저를 통해 3차원 영상을 더 정확하게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기업들도 무인차 연구에 뛰어들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첫 자율주행 무인차 주행시험장을 올 10월 가동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또한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무인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등 하드웨어 분야에 앞으로 5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지난해 12월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을 위한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무인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임태원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장은 “미래 자동차는 친환경차, 무인차, 커넥티드카로 발전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분야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3~4년의 기술격차가 있지만 민·관이 잘 협력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기술력이 가장 큰 과제다.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연구잡지 ‘IEEE 스펙트럼’이 입수한 무인차 운행 테스트 문서 등에 따르면 구글 무인차는 아직 돌발 상황에 완벽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모호한 법적 책임 문제도 있다. 현재로선 무인차 사고 시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 법률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3월 14일 구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 인근에서 구글 무인차가 도로에 떨어진 모래주머니를 피하다가 뒤따라오던 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무인차 관련 사고의 책임을 어떻게 가릴 것인지가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기존의 자동차를 기준으로 정립된 법률과 규범, 도로 인프라를 손질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논란이 야기되고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GPS 기반으로 주행하는 무인차가 해킹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쁜 마음을 먹은 해커들이 무인차를 마음대로 조종할 경우 대형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인류史 보물창고’

무인차 부품가격이 비싸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무인차에 들어가는 센서와 장비는 여전히 고가다.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자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부품가를 낮추지 못하면 무인차 시장 대중화는 요원하다.

이런 이유에서 학계에선 “무인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안전성에 관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황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와 업계가 함께 움직여야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인차가 이 같은 기술적,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고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사고 및 교통체증 감소에 따른 생산성 증가, 연료 절감 등의 경제적 이득 외에 ‘공유경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금처럼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게 될 가능성이 커 자동차 관련 비용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경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로런스 번스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2013년 과학저널 ‘네이처’에 제출한 논문에서 “자가용이 모두 공유돼 합승 차량으로 활용되면 전체 자동차 수가 80% 이상 감소해도 더 적은 비용으로 이전과 똑같은 이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인차 기술이 좀 더 선진화하면 현재 나이가 어려 면허를 딸 수 없는 청소년, 운전이 불편한 노인과 환자 등 사회적 약자도 고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무인차는 미래 사회의 화두다. 장구한 인류의 역사, 찬란한 문명사가 압축된 보물창고다. AI 세계에서 온 무인차와 공존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신동아 2016년 5월 호

2/2
김건희 | 객원기자 kkh4792@hanmail.net
목록 닫기

사고, 비용 줄이고 공유경제 키우고

댓글 창 닫기

2018/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