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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맛따라

가평·춘천, 물과 숲의 나라

새벽 호수에 빈 마음 담그네

  • 글·이나리 기자 사진·김성남 기자

가평·춘천, 물과 숲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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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시절, 그 또는 그녀와 경춘선 한번 타보지 않은 이 몇이나 될까.
  • 아무렇지 않은 척 손금 봐주고 어깨 살짝 부딪혀가며 어떤 못 말릴 꿈들을 꾸었던가. 나이 먹어 다시 찾아도 그 강물은 여전히 젊다. 제 맘인 양 울렁거린다.
가평·춘천, 물과 숲의 나라

아침 6시, 춘천시 동면 지내리에서 바라본 소양강. 멀리 세월교가 보인다

새벽 4시. 강촌유원지는 어린 처녀 같다. 아직 밤의 푸른 기운이 서려 있는 뺨은 싱그럽고, 물안개 피어오른 눈동자는 촉촉하다. 웃옷자락 풀어헤치고 그 시린 호흡 속으로 몸을 던진다. 해와 달이 입 맞추는 신성의 시간. 강바람 속엔 이미 대낮의 열기를 예감케 하는 달뜬 공기가 붉은 혀를 반쯤 내밀고 있다. 여기는 춘천, 풋사랑과 가슴 아린 추억의 땅이다.

하루 전 서울을 출발해 먼저 닿은 곳은 경기도 가평이었다. 가평과 춘천은 많은 이들에게 ‘한 묶음’으로 다가온다. 서울 청량리역 혹은 성북역에서 한 시간에 한 대꼴로 출발하는 경춘선 기차를 타면 마석, 대성리, 청평역을 거쳐 가평역에 가 닿는다. 거기서 다시 강촌, 남춘천역을 지나 춘천역에 이르기까지는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가평군 하면 흔히 청평호수, 그리고 마석·대성리 등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 민박 밀집지역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가평은 물만큼 숲도 아름다운 고장이다. 특히 자연휴양림(031-584-5487)이 있는 유명산(해발 864m)의 크고 작은 소(沼)와 계곡은 여름 가족 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다. 가평에는 그 외에도 명지산, 운악산, 청계산, 주금산, 중미산, 촉대봉, 국망봉, 강씨봉 등 아기자기한 등산 코스와 깊은 숲을 자랑하는 산들이 꽤나 많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아침고요수목원’(031-584-6702~3)은 이제 가평의 대표 관광상품이 됐다. 진입로와 주차장이 좁은 편이라 주말에는 아침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눈이 번쩍 뜨이는 드라이브 코스를 발견했다. 청평호반을 끼고 도는 362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구리소방소 옆으로 86번 군(郡)도로가 나 있다. 그 초입에서 양수발전처 경비초소로 이어지는 숲길이 대단하다. 오른편으로는 간간이 청평호의 절경이 훤히 내려다 뵈고, 도로 양편으로 우거진 숲에서는 새소리가 어지럽다. 경비초소에 다다르면 가평8경 중 제2경이라는 호명호수로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 그러나 거기서부터는 양수발전소의 사유지라 미리 허가를 얻어야만 출입할 수 있다(031-580-1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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