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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일기

‘표적 개발’로 ‘영세기업’한계 뛰어넘는다

양흥준 LG생명과학 대표이사

‘표적 개발’로 ‘영세기업’한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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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산업은 인류의 건강 증진을 과제로 삼는다. 그야말로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산업이다. 생명과학산업은 지식산업, 연구개발(R&D) 산업, 소프트웨어 산업으로서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침체된 우리 경제를 한 차원 상승시키는 모멘텀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생명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정부에서도 차세대 산업기술의 하나로 생명공학(BT·Biotechnology)을 강조하면서 많은 지원을 약속했고, 벤처 붐과 함께 우리나라에 생겨난 바이오 벤처도 6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생명과학산업에는 장밋빛 미래만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서 생명과학이 대중적 관심의 대상이 된 배경과 이 산업의 특성, 성공전략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4∼5년 전부터 생명과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확산됐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BT를 과학의 영역에서 산업의 차원으로 끌어들였다. 1970년대에 제넨텍(Genentech)이 설립되기 전까지만 해도 제약산업은 50년씩, 100년씩 사업을 영위해온 전통적인 제약회사나 할 일이지, 새로이 이 분야에 진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제약산업은 장기적이고 막대한 규모의 R&D 투자가 필요할 뿐 아니라 그 성과도 불투명한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유전공학이 실용화하고 제넨텍이 설립되어 인체 호르몬인 소마토스타틴, 인슐린, 성장 호르몬 등을 박테리아를 이용해 생산하기 시작함으로써 생명과학산업 시대가 열렸고, 뒤이어 다양한 바이오 벤처가 설립됐다. 그 와중에 인간 유전자 지도 작성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진행됨에 따라 수많은 유전자와 신약의 표적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바이오 벤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오늘날 미국의 바이오 벤처는 1300개가 넘고, 나스닥에 등록된 바이오 벤처만도 300개에 달한다. 그 중에는 암젠(Amgen)과 같이 시가총액이 800억달러에 이르는 기업도 있다.

그러나 의약을 만드는 일은 여전히 막대한 R&D 비용을 요구할 뿐더러 그 결과도 확신하기 어려운 ‘무모한 사업’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하드웨어 산업을 발전시킨 방식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개별기업으로서 현실성 있는 전략을 실행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현실적 전략에 따른 성공모델

제약산업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자동차산업의 그것과 비교해보자.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겠으나 몇 가지만 들어보면 우선 자동차의 경우 생산 계획을 세웠다면 이미 무엇을 생산할지 생산 대상이 정해져 있지만, 의약을 생산하고자 할 때는 무슨 약을 생산할지 결정하는 데만도 엄청난 R&D가 필요하다.

둘째, 자동차는 성능의 우열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면 수요자가 생겨날 수 있으나, 의약(기존 의약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신약일 경우)은 약효나 부작용 면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거나 특정한 적응증용으로 입증되지 않고서는 수요를 확신할 수 없다.

셋째, 자동차는 성능을 평가하기가 비교적 쉽고 수요자의 기호에 따라 판매가 가능하지만, 의약은 약효와 부작용에 대한 장기간의 평가가 필요할 뿐 아니라 감독관청의 엄격한 심사와 규제 대상이 된다.

이처럼 의약 개발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R&D와 잘 정비된 감독관청의 심사·평가 및 규제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정부 차원의 탁월한 R&D 기능이 필요한 것이다. 달리 말해 의약 개발 사업은 한 국가의 국민보건정책과 의료정책 수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질병 퇴치를 국가적 목표로 삼겠다는 의지의 강도에 따라 생명과학산업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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