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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폭로

‘스타 제조기’ 백남수가 작심하고 털어놓은 여자연예인과 재벌·정치인

혼자 자기 싫다는 C회장, 밤 늦게 연예인 찾아나선 비서

  • 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스타 제조기’ 백남수가 작심하고 털어놓은 여자연예인과 재벌·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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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애, 김정은, 이나영, 한고은, 김선아, 추상미 등 스타군단 거느려
  • ●드라마 캐스팅 관련, ‘2차’까지 접대하고 나니 자존심 상해
  • ●2000만원 제의하며 연예인 소개 부탁하는 모 그룹 사장
  • ●재벌에게 CF 조건으로 연예인 소개 제의받은 적 있다
  • ●모델 A양 남자친구가 “다 죽이겠다”고 난리 친 사연
  • ●모 스포츠신문 고위관계자의 집요한 요구와 보복
  • ●이름 대면 알 만한 유명 정치인 “식사자리 마련해달라” 부탁
  • ●연예계 비리는 극히 일부, 연예산업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
‘스타 제조기’ 백남수가 작심하고 털어놓은 여자연예인과 재벌·정치인
2002년 8월17일 서울구치소 면회실.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을 본 그는 약간 당황한 빛을 보였다. 구치소에 들어온 지 엿새째. 창백한 얼굴의 그는 면회객을 알아보고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손톱 끝을 만지작거리던 그가 입을 열었다.

“나가면…. 나가서 기회가 되면 (연예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속내를 다 털어놓겠습니다. 제가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벌써 14년이 되지 않았습니까.”

‘스타 제조기’로 이름을 날리던 (주)에이스타스(Astars) 백남수(39) 대표. 방송사 PD와 스포츠지 기자 등에게 일명 ‘PR비’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 등으로 구속된 그는 할말이 많은 듯했다. 주어진 시간이 다 흘러가자 그는 유리벽 반대편으로 걸어나갔다.

이영애, 김정은, 이나영, 최명길, 안재욱, 한고은, 김선아, 추상미, 김상경 등 내로라하는 톱스타를 거느리던 연예기획사의 대표주자. 묻혀 있던 신인을 발굴해 스타로 키워내는 데 남다른 재주가 있어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그를 사건이 터진 지 꼭 1년이 지난 8월2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적잖이 고민했습니다. 과연 연예계의 갖가지 관행과 연예계 비리 수사와 관련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싶어서요. 주변의 연예관계자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 ‘이번 기회에 아예 다 까발려버려’ 하고 등을 떠미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검찰 이야기(수사과정)는 지금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하죠.”



연거푸 담배에 불을 붙인 그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하자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고 질문에 답할 준비를 했다. 매니지먼트 업계에서 치밀하기로 소문난 그의 성격이 엿보였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계 비리의혹 수사와 관련된 얘기부터 꺼냈다.

통상 룸살롱에서 접대

-사건을 사전에 감지하고 있었습니까.

“아뇨. 감을 못 잡았어요. 불려가서 보니 검찰이 이미 6개월 전에 수사에 착수했더라고요. 이쪽(연예계)에 있는 사람들은 연예계와 관련된 수사에 항상 민감하죠. 수사기관에서 소위 말하는 ‘촉’이라 불리는 안테나를 늘 이쪽으로 뽑아놓고 있거든요. 그런데 검찰수사의 초점이 됐던 연예계의 촌지 관행은 뚜껑을 열어보면 대단한 비리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저를 비롯해서 이쪽 업계 사람들을 비호하려는 게 아닙니다. 연예계에 금품과 촌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해요. 그렇지만 그 금액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크지 않습니다.”

백씨는 스포츠신문 부국장, 방송사 전·현직 부장급 PD 등에게 소속 연예인의 기사와 방송출연을 부탁하며 1억367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8월12일 구속됐었다.

당시 검찰은 백씨와 같은 혐의로 음반사 대표를 구속했고 또 매니지먼트사 대표로부터 소속 가수에 대한 홍보성 기사를 게재해주는 대가로 현금과 골프세트 등 모두 3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스포츠신문 제작본부장을 구속하며 연예계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프로덕션을 운영하면서 PD들에게 이른바 PR비 명목으로 돈을 건넨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개그맨 서아무개씨와 회사 자금 11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S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 이아무개씨는 연예계 비리 수사가 본궤도에 접어들기 직전 해외로 빠져나갔다.

10여 일에 걸쳐 구속상태에서 조사를 받다 검찰이 불구속기소를 결정하면서 같은 달 23일 풀려난 백남수씨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PD나 기자에게 건넨 촌지 액수를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나요.

“…”

아이스커피로 목을 축인 그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피하고 싶어하는 질문이었지만 다시 캐물었다.

-검찰이 밝힌 1억3000여 만원은 적지 않은 금액인데요.

“제가 이 일을 한 지 올해로 15년째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감안해서 그 돈을 n분의 1(1인당 평균수수액)로 계산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촌지 액수가 크지 않았다는 얘기네요.

“어떻게 보면 창피할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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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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