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계에서는 불공평한 수사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요. ‘아, 나는 이번에 운 좋게 안 걸렸어’ ‘누구누구는 이번 사건의 타깃이었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촌지나 접대문화는 연예계 전반의 오랜 관행인데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사람들만 그런 일에 관련된 것처럼 비쳐진 점이 참 씁쓸합디다. 그곳에 (구치소에) 들어가 있으니 온갖 억측과 소문이 떠돌더라고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 상납’이었죠. 검찰 수사관이 제가 ‘소속사 연기자 세 명을 성 상납한 의혹이 있다’는 기사가 실린 한 스포츠신문을 내밉디다. 그러면서 ‘백사장! 백사장이 구속되니까 모든 것을 당신 탓으로 돌리고 있어. 세상이 이렇게 무섭게 돌아간다’고 하면서 ‘검찰에도 제보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하더군요.”
-검찰에 성 상납과 관련된 제보가 실제 로 들어왔었나요.
“예. 그랬다고 해요.”
-성 상납과 관련된 부분도 수사를 받았겠네요.
“수사관이 저에게 (성 상납을 한 적이 있는지) 묻더라고요. 그 얘길 듣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검찰이 그 이상 묻지는 않았어요. (성 상납의) 사실 여부는 연기자 본인들에게 물어보면 잘 알 겁니다. 그 연기자들은 웃죠. 저를 너무나 잘 아니까. 하지만 성 상납을 했다는 오해까지 받으니 참 억울합디다. 구치소에 있던 3일 동안은 정말 자살하고 싶었습니다. 전 방송관계자나 기자들, 광고주 등과의 식사자리에 연예인을 데리고 나간 적도 없습니다. 그것은 이 사업을 하면서 제 스스로가 내세운 불문율이었고 철칙이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기도 했고요.”
관계 맺은 후 스폰서 노릇
그는 광고계약을 미끼로 재벌과 여자연기자들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등의 소문을 의식한 듯 이런 얘기도 들려줬다.
“모 그룹의 사장은 ‘누구 하나 소개시켜주면 (매니저나 연예기획사에) 2000만원을 줄게’ 하며 아주 노골적으로 제의합니다. 그 분의 그런 행동은 연예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이 바닥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죠.”
-실제로 연예기획사에 재벌 쪽으로부터 그런 제의가 들어온다는 얘기네요.
“예.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그쪽 라인(재벌)에 줄을 대는 매니저들이 있어요.”
-제의를 받은 매니저나 기획사는 재벌로부터 소개비를 챙긴다는 겁니까.
“그렇죠.”
-여자 연예인에게는 재벌이 따로 돈을 건네나요.
“그것은 두 사람 사이의 일(거래)이라 돈을 주는지 안 주는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성관계를 맺은 후) 재벌이 그 연예인의 스폰서가 되죠.”
-그같은 제의를 직접 받아본 적도 있습니까.
“있죠. 저에게도 그런 유혹이 여러 번 있었지만 마음이 흔들린 적이 없습니다. 그러한 제의를 받고 고민을 하거나 고뇌한 적도 없어요. 일언지하에 거절했죠.”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 미혼인 그는 자신을 “보수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한다. 재벌과 여자연예인과의 ‘관계’는 연예계의 오랜 관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돈 300만원을 들고 이 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재벌로부터 어떠한 제의를 받는다 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기로 자신과 약속한 그는 ‘불미스런 제의’가 들어오면 “내가 혹시 빈틈을 보인 것은 아닐까” 하고 반성했다고 한다.
재벌과 매니저(기획사) 사이에 다리를 놓는 사람들은 주로 광고 대행업체 관계자들이다. 광고주가 정치인을 접대할 경우 종종 여자연예인을 찾는다는 것도 연예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백씨는 직접 경험한 일이라며 다음의 얘기를 들려줬다.
“사업 초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소속 연예인 중에 모델 A양이 있었어요. 어느 날 광고 에이전시의 직원이 A양에게 직접 연락해서 어느 식사자리에 오라고 했나봐요. A양은 저에게 ‘이러저러한 연락이 와서 밥 먹으러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 자리에 참석을 한 겁니다. 그런데 A양의 남자친구가 이상한 낌새를 챘나 봐요. 그 친구가 A양의 뒤를 밟아서 현장을 덮쳤죠. 그 자리에는 앞서 언급한 모 그룹의 사장과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계) 사람들이 있었어요. 누구라고까지는 언급할 수 없지만 하여튼 A양의 남자친구가 그 사람들을 다 죽여버린다고 했으니까요. 한바탕 난리가 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