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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재야운동권 386 해외연수 지원한 까닭

참여정부 인맥 구축인가, 反재벌 정서 완화전략인가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현대차가 재야운동권 386 해외연수 지원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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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성 사무총장은 최근 시민사회진영의 현실정치 참여에 주도적으로 나선 인물이다. 그는 지난 6월 ‘정치개혁과 참여정치를 위한 시민사회의 전국네트워크’를 준비하면서 “정치권에서 잘 해주기를 기대했으나 당내 문제에 묻혀 핵심적인 정치개혁 과제들이 실종돼버렸다”며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힘을 모아 아래로부터의 참여를 통해 정치변화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이제 여의도 정치권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진영이 나설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철우 대표와 강기정 위원장, 김두수 위원 등 3명은 범개혁신당 추진운동본부가 밝힌 총선출마자 명단에 포함돼 있는 인물들이다. 이대표는 경기 연천·포천에서, 강위원장은 광주북갑에서, 김위원은 경기 일산에서 각각 출마할 예정이다.

이들 중 이대표와 김위원은 조혁씨와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다. 이대표는 서울시립대 출신으로 1988년 3월 조씨가 총책을 맡았던 ‘반미청년회’ 조직사건으로 구속됐었다. 자연히 함께 구속됐던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과도 가까웠다.

김위원은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친동생으로 조씨와 고대 동기생이다. 조씨는 노문과, 김위원은 행정학과 82학번으로 고대 83학번인 안부소장의 운동권 1년 선배들인 셈이다.

이숭규 대표와 홍진표 위원은 조씨와 함께 ‘시대정신’ 편집위원을 맡았었다. 이대표는 연대 출신인데 조씨의 8년 선배이고, 서울대 출신인 홍위원은 같은 연배다. 김순이 사무처장이 일하고 있는 한국청년연합회는 조씨가 주축이 돼 조직했던 한국청년연맹의 후신이다.



강기정 위원장은 이번 연수에 참가하게 된 경위에 대해 “조혁씨로부터 연락을 받고 가게 됐다”고 밝히고 “유럽 좌파운동에 대해 배우고 싶었고, 좌파정당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강위원장은 이어 “한국사회는 과도기를 맞고 있는데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해 혼란스러운 상태”라면서 “이번 연수 참가자들끼리 지속적으로 모임을 가질 예정인데 앞으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로 발전시켜 이런 문제에 대한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참가자도 “조혁씨와 가까운 한 선배를 통해 참석하게 됐다”면서 “연수가 끝날 무렵, 앞으로 정기적으로 모이기로 했는데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현대차, 후배 통해 조혁 소개받아

현대차 같은 국내 대기업이 이처럼 이념적인 성격이 짙은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과연 그 이유와 배경은 무엇일까.

다음은 이번 연수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직접 추진했던 현대차 관계자와의 일문일답이다.

-코리아비전센터 주최로 진행된 386 재야운동가들의 유럽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참여정부 출범 이후 (386의) 반(反)재벌 정서와 대안 없는 비판 경향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지원한 것이다. 제대로 알고 비판해달라는 차원에서였다. 현대차 인도공장 견학과 유럽 선진국의 자동차 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를 구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인도공장은 해외진출의 성공사례로 꼽힐 만하다. 현대차가 100% 투자한 공장인데 현재 인도시장 점유율 1위다.”

-이 단체를 선택하게 된 경위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아는 후배를 통해 소장 조혁씨를 소개받았다.”

-조혁씨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인가.

“그렇다.”

-어느 쪽에서 먼저 제안했나.

“사실상 우리 쪽에서 먼저 했다.”

-코리아비전센터라는 조직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현재 4~5명 정도가 준비한다고 들었는데, 386 운동권 출신들이 연결돼 있어 그루핑(grouping·집단화)이 가능한 조직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지원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코리아비전센터는 아직 미등기상태다. 조직도 갖춰지지 않았다. 센터 사무실의 위치는 마포구 공덕동의 한 오피스텔빌딩 8층. 취재결과 사무실은 27평형 오피스텔로 올해 1월28일 입주했으며 센터가 아닌 직원 개인 이름으로 월세 110만∼120만원에 계약된 상태였다. 직원은 남녀 각 1명씩 단 두 명뿐이다. 계약자로 올라 있는 직원 최모씨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본부 정세분석국 부장을 역임했던 인물.

최씨는 사무실 계약건에 대해 “처음 계약할 때 개인 이름으로 했을 뿐 지금은 센터 이름으로 돼 있다”며 “오피스텔 주인과 직접 계약하기 때문에 건물관리사무실에서는 잘 모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최씨는 이어 센터 설립목적에 대해 “사회 문화적으로 새로운 흐름이 일고 있다. 하지만 386 세대는 아직도 비주류로, 주류에 대한 접근이 매우 어려운 상태다. 비주류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 끝에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만들었다”고 밝히고 “4월부터 준비모임을 시작했는데 아직까지는 논의단계다. 조직체계나 사업내용에 대해서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교수, 석·박사 출신 운동가들의 모임으로 만들어 ‘제3의 길’에 대해 지속적인 토론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씨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 특히 현대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도 하지만 실무자로서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 소장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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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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