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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해태타이거즈 ‘올드보이’들의 현주소

김응룡·선동열에 칼 가는 이순철, 대학교수 겸 홍보실장 김봉연, 한대화·이상윤은 ‘후배 밑으로!’

  • 글: 기영로 스포츠 평론가 younglo54@yahoo.co.kr

‘천하무적’ 해태타이거즈 ‘올드보이’들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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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해태타이거즈 ‘올드보이’들의 현주소

삼성라이온즈 감독 선동열, 삼성라이온즈 사장 김응룡, LG트윈스 감독 이순철

지금도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확률 100%를 놓고 갖가지 분석이 나온다. 그 가운데 공통점을 찾아보면 전통적으로 유난히 엄격한 선후배간 위계질서, 다른 팀에 비해서 배고픈(?) 선수가 많아 프로팀에선 보기 힘든 헝그리 정신, 그리고 9번 우승에 모두 기여한 김응룡 감독의 카리스마로 압축된다.

이런 요소들이 우승을 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었다면 불세출의 선수들, 즉 김봉연 김성한 김종모 김준환 김용남 이상윤 선동열 한대화 이종범 김정수 김일권 주동식 김무종(재일교포)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은 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 가운데 몇몇 선수는 지금의 ‘삼성라이온즈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수십억, 수백억짜리 선수다. 선동열은 전성기에 방어율 0점대를 기록했다. 지금 식이라면 삼성은 선동열을 데려오는 데 200억원도 아까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4할 가까운 타율에 도루 80개 이상을 기록하던 이종범은 또 어떤가. 아마 150억원이라도 투자했을 것이다. 타율은 높지 않았지만 한 수 높은 인사이드 워크로 투수를 이끌던 김무종 포수에게도 100억원 정도는 어렵지 않게 쏟아 부었을 것이다.

최근 삼성라이온즈가 김응룡 감독과 선동열을 각각 구단 사장과 감독에 임명하면서 야구팬들 사이에 한국 야구를 제패한 전설적인 구단 해태타이거즈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고 있다. 그야말로 ‘스포츠 투자의 원리’를 거스르면서 한 시대를 풍미한 ‘광야의 호랑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해태타이거즈 ‘V9’의 전설을 쓴 주역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해태가 프로야구에서 처음 우승한 1983년을 기점으로 1986년부터 1989년까지 리그 4연패를 이룰 때의 주역들과 1990년대 이후 기아타이거즈로 바뀌기 직전인 2000년까지의 멤버들이다. 해태는 1990년 이전에 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는 1991년, 1993년, 그리고 1996년과 1997년 2연패를 포함해 4차례 정상에 올랐다. 1990년 이전 멤버들은 거의 모두 은퇴했고, 1990년 이후의 선수들은 대부분 현역으로 뛰고 있다. 여기서는 주로 1990년 이전의 선수들을 다루려 한다.



‘하와이 반란’의 주역들

1990년 이전의 멤버들을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투수로는 이상윤 김용남 강만식 선동열 조계현 방수원 신태중 엄평제 김현재 이강철 김대현 김정수 이광우 신동수 송유석 등이 있다. 포수로는 장채근 조종규 김무종 유승안 박전섭 정회열 등이 손꼽힌다. 내야수에는 김성한 서정환 차영화 김봉연 한대화 백인호 이순철 조충열 박철우가 있었고, 외야수로는 김종모 이호성 김준환 김일권 정성용 송일섭 김종윤 등이 활약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의 90% 이상은 프로 또는 아마추어 리그에서 현역 야구지도자로 남아 있다. 5%만이 야구 외의 일을 하고 있다.

해태 출신 프로야구 전·현직 감독은 4명. 시즌 중반에 총감독으로 물러난 김성한이 가장 먼저 감독이 됐고, 올 시즌을 끝으로 한화이글스 감독에서 물러난 유승안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LG트윈스 감독을 맡고 있는 이순철과 2004시즌이 끝난 직후 삼성라이온즈 감독으로 승격한 선동열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고려대를 나온 선동열과 연세대 출신의 이순철은 투수와 타자로 팀 우승에 기여한 동기생으로, 누구보다 가깝게 지내면서도 항상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었다. 물론 현역 시절엔 국보급 투수로 불리던 선동열이 더 각광을 받았지만, 이순철은 내심 ‘후반전 승부’를 노렸다. 지도자로는 반드시 선동열을 이기겠다는….

과연 2003년 이순철이 선동열보다 먼저 감독에 올랐다. 그러나 1년 늦게 감독이 된 선동열은 감독 연봉에서 다시 이순철을 앞섰다. 이순철이 삼성을 이겨야만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선동열뿐만 아니라 김응룡 사장에게도 받아내야 할 빚이 있는 것이다. 사연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2월, 해태타이거즈의 하와이 전지훈련 때였다. 코칭스태프의 강압적인 지휘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이 단체행동으로 반기를 들었다. 주역은 이순철, 송유석 등. 당시 김응룡 감독은 산전수전 다 겪은 승부사답게 불이 더 번지는 것을 막았다.

1996년 시즌 해태는 선동열이 일본으로 떠난 후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였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한국시리즈에서 현대를 물리치고 V8을 이뤄냈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긴 했어도 감독과 선수들 간 앙금은 지워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김응룡 감독은 송유석을 LG로 트레이드했다. ‘하와이 반란’ 당시 앞장선 선수들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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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기영로 스포츠 평론가 younglo54@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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