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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책 부록|100년전 한국

사진첩 소장자 유성철 유컬렉션 대표

“제작자 후손인 일본인 수집가로부터 삼고초려 입수”

사진첩 소장자 유성철 유컬렉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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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본인 소장자 이야기로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20세기 초 한국에 진주한 일본군을 따라 건너와 기록 및 자료수집 차원에서 찍은 사진 위주라고 하더군요. 집안에 전해오는 물건인 만큼 처음엔 선뜻 내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몇 차례 일본에 건너가 설득하고 또 그 분이 한국에 올 때마다 만나 계속 졸랐지요. 다행히 그 분은 한국에 있는 일본 그림에 관심이 있어 얘기가 통했습니다. 그렇게 밀고 당기기를 하다 겨우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은 요즘도 한 달에 한두 번 가량은 한국에 들어오는데, 그 때마다 제가 그분을 만나 한국관련 유물이 없는지 물어봅니다. 하나라도 더 내오기 위해서지요. 저나 참우회 멤버들이 개인 재산을 써가며 유물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음지에서 잠들어 있는 유물을 양지로 끌어내자는 겁니다.”

젊은 날의 자신이 그러했듯,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유물의 상당수가 그 의미를 알지 못하는 개인의 창고나 장롱 깊숙이 잠들어 있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이다. 사람들이 그 유물을 눈으로 보고 이를 통해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그 유물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유씨는 박물관을 준비하는 뜻 있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다면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전체를 무상으로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씨는 유물 수집이 “어지간한 열성이 아니면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고미술’ 하면 가짜나 사기를 먼저 떠올리는 사회 분위기가 반갑지 않은 부분이라는 것이다. 가족, 특히 배우자의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유씨는 잘라 말한다. 고정수입은 고사하고 생활마저 불규칙하기 때문. 이런 이유로 늘 아내 권판연(34)씨와 아들 지민(13), 딸 혜리(10)에게 고마워하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한번도 후회해본 적은 없어요. 할아버지·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거든요. 만약 아들애가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 선뜻 그러라고 하겠어요. 지금도 유물을 볼 때면 항상 아들을 옆자리에 앉히곤 하지요. 그 덕분인지 벌써 웬만한 어른보다 보는 눈이 한결 나아요.”

신동아 200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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