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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노트북을 열다

“북한 녹화사업 해주고 유엔에서 돈 받자”

기후협약 위기를 경제도약 기회로 바꿀 이색 구상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북한 녹화사업 해주고 유엔에서 돈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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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럽에서 이산화탄소 1t을 감축하면 17유로로 보상해주는 선에서 배출권이 거래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크레디트와 배출권은 단위가 같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개념이 되고 있으며 현재는 배출권과 크레디트 거래방식이 통합되는 쪽으로 변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배출권 확보’가 핵심

최근엔 한국 같은 개도국도 자국 또는 다른 개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CDM사업)을 벌여 배출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됐다. “자국에서 감축사업을 벌여 얻은 배출권도 앞으로 국제거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환경부측 설명이다. 한국 회사인 퍼시스(주)는 일본 한 업체와 공동으로 울산의 온실가스 저감 설비에 투자해 크레디트를 인정받았다. 인도는 최근 폐수처리장에 온실가스 감축설비 사업을 벌여 크레디트로 인정받았다.

현재는 배출권 거래 초기 단계지만 전문가들은 배출권 거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연료 연소로 발생한 온실가스만 전 지구에 걸쳐 약 240억t이었다. 이중 절반 정도인 120억t이 감축 대상이라면 이는 기후협약과 관련해 1조2000억유로(1560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세계 1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전세계 배출량의 24%), 2위인 중국(전세계 배출량의 14%)이 의무감축국이 될 경우 배출권의 시세는 1t당 17유로 선인 현재보다 몇 배 더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기후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은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복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고, 중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2013년 의무감축국에 들어가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은 배출권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출권 제도는 어차피 투입해야 할 온실가스 감축 비용을 일정 정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굴뚝 산업’에서 ‘친환경 산업’으로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배출권제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배출권을 인정받기 위해선 유엔이 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엔 산하 FCCC(기후변화협약) 내 CDM EB가 담당 조직이다. 이 조직에 사업제안서를 내 등록한 뒤 여러 기준을 충족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벌여 나가야 되며, 이에 대해 유엔의 실사를 받아 배출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향후 배출권 심사와 관련해 유엔에 또 따른 조직이 생길 예정이며 국제표준기구(ISO)에서도 배출권을 인증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 정부는 ‘에너지관리공단’을 배출권 인정 절차를 대리해주는 기관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은 초기단계다. 에너지관리공단은 한국에 ‘온실가스 등기거래소’를 곧 개장할 예정이며 연간 14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 크레디트를 인정받는 강원풍력단지 CDM사업을 추진 중이다.

민간에서도 배출권 인정 절차 대리 및 컨설팅을 할 수 있지만, 국내엔 아직 이런 역량을 가진 기업이 거의 없다. 대기업들은 많은 자금을 투자해 환경오염 방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를 배출권으로 인정받는 일에 대해선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사실 한국의 대다수 정부 관료나 기업인은 배출권제도를 잘 모른다.

“북한 녹화는 기후협약의 상징”

이와 관련해 한러문제연구소 권영갑 소장은 이색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이 북한 전역에 나무를 심어 북한을 녹화하고 대신 유엔에서 배출권을 받아 한국과 북한이 이익을 나눠갖자는 구상이다. 권 소장은 “이 같은 ‘북한 녹화사업’은 기후협약체제의 상징적인 사업이 될 것이며, 국민의 큰 관심과 참여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규모의 ‘그린 프로젝트’이면서 동시에 한반도 안정에 기여하는 ‘평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 1000만명이 식목”

권 소장에게서 사업 타당성을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현재 북한의 산은 거의 대부분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다. 19세기 말 한반도엔 7억㎥의 산림자원이 있었으나 일제의 가혹한 벌목정책으로 일제 말기에 2억㎥로 격감했다. 8·15광복 이후 북한에선 ‘다락밭’ 조성, 광범위한 나무연료 사용으로 산림이 더욱 황폐해졌다. 이로인해 북한은 홍수와 가뭄을 통제하지 못해 농업생산성이 떨어졌다. 김일성 주석도 ‘산림녹화는 반드시 실현해야 할 사업’이라고 교시했다. 한국 등 국제사회의 자금으로 산림녹화를 해주겠다는데 북한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또한 북한 산림녹화는 언젠가는 지불해야 할 남북 공존 및 통일 비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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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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