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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자의 교과서 왜곡 참회록

일본은 전쟁 책임과 전후 책임을 함께 져라!

  • 글: 미네이 마사야 일본 센슈대 교수 번역: 정리 홍윤기 한일국제왕인학회장

일본 학자의 교과서 왜곡 참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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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심사 중에 신청 도서, 검정 의견, 수정표(修正表) 등에 관한 정보가 외부로 누출될 경우 본 심의회(교과서 검정 조사심의회를 말함-옮긴이)의 중립성과 공정성 면에서 원활한 심사에 지장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 이 때문에 표현의 자유 등에 유의하면서 공정한 심사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신청자에 대해 검정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심사 중인 신청도서에 관한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지 못하게 조처해야 한다’는 것이 문부과학성의 방침이다. 그런데 문부과학성은 이 방침을 지키지 않았고, 후소샤 교과서에 검정 합격 결정을 내렸다. 후소샤의 부정행위를 눈감아준 문부과학성이야말로 용서치 못할 존재다.

교과서 검정 자체에도 중대한 문제가 있다. 어처구니없게도 후소샤의 공민교과서 화보 부분의 다케시마(독도) 사진 설명에 문부과학성의 검정 의견이 씌어 있고, 본래는 없던 ‘불법적인’이란 표현까지 첨가되어 ‘한국이 불법 점거하는 다케시마’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문부과학성의 이런 처사가 과연 진지하게 이웃 여러 나라와 우호관계를 이루려는 일본 정부의 자세와 행보를 같이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런데 이같이 왜곡된 후소샤 교과서의 검정을 신청해 합격시킨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은 4월5일, ‘중학교 역사·공민 교과서 검정 합격에 처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후소샤의 역사교과서를 이렇게 자화자찬했다.

“‘개정판 새로운 역사교과서’는 학습지도요령에 제시되어 있듯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애정을 깊게 하며, 국민으로서의 자각을 키운다’고 하는 ‘목표’ 및 그것에 바탕을 둔 ‘내용’을 가장 충실히 반영한 교과서다. ‘우리나라 역사’를 우리와 핏줄이 이어진 선조들의 역사로 다루고 있다. 조상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우러나도록 씌어 있다. 교과서로서 완성도도 비약적으로 높아졌고, 교실에서 배우기 쉬운 교과서가 됐다. 안심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채택할 수 있을 만큼 충실한 교과서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이는 실로 역사적 사실을 덮고 숨기려는, 일본의 미래는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는 기본적 입장을 내팽개친, 더욱이 ‘우리와 핏줄이 이어진 선조들의 역사’라는 단조로운 역사인식을 나열한 교과서라는 것을 스스로 폭로한 성명이다.



자화자찬도 모자라 다음과 같은 호소까지 이어진다.

“이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과서 채택의 적정화다. 4년 전처럼 외국의 내정간섭과 협박, 테러행위가 방치되는 일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번의 교훈을 바탕삼아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상적인 채택이 이뤄지게끔, 당 회는 솔선하여 평온한 채택 환경 확보에 협력할 것을 표명하는 동시에 정부와 문부과학성을 비롯하여 전국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여러분의 협력을 요청하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외국의 내정간섭’은 두말할 것도 없이, 한국과 중국의 반응을 가리킨다. 그러나 지난번 교과서 채택에서 후소샤의 역사교과서 채택률이 극히 낮았던 것은 이들 국가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인 수많은 양심적 일본 시민이 스스로 궐기해 대처한 결과다.

‘궐기회’의 활동

2001년 3월8일 ‘평화·인권·민주주의 교육의 위기 궐기회’(이하 ‘궐기회’)가 결성됐다(필자도 발기인 중 한 사람이다). 당시 다음과 같은 궐기문의 서명자 중에는 재일 대한기독교회 이인하(李仁夏) 명예목사도 있다.

“지금 평화, 인권, 민주주의 교육이 위기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헌법과 교육기본법의 취지에 따라 교육 본연의 자세를 생각하여 교육개혁을 널리 외치며 활동해온 우리는 이 위기상황을 묵인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다양한 활동을 행할 것을 결의하며 궐기하게 됐습니다. 주지하듯, ‘자유주의 역사관’을 표방하는 그룹이 조직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그룹은 ‘자학사관(自虐史觀)으로부터의 탈각’을 외치며 지난날의 아시아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긍정하는 역사인식의 형성을 꾀하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전국 각지에서 활발하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은, ‘새역모’의 움직임입니다. 이 단체는 지금까지의 역사교육과 역사교과서에 대한 비판을 되풀이할 뿐 아니라, ‘자기 나라의 정사(正史)를 회복하기 위한 양식 있는 역사교과서를 만든다’면서 자국 중심주의적이며 사실을 왜곡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만들어 검정 신청까지 했습니다. … 이것은 교육의 위기만이 아닙니다. 일본 사회 전체의 위기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화인민공화국 등 이웃한 여러 나라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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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미네이 마사야 일본 센슈대 교수 번역: 정리 홍윤기 한일국제왕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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