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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 취재

청와대, 부시 대통령의 ‘탈북자 출신 기자 단독면담’ 만류

美 면담 강행은 ‘北 인권 문제, 내 식대로 하겠다’ 시그널?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청와대, 부시 대통령의 ‘탈북자 출신 기자 단독면담’ 만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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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별도로 한국 정부는 강철환 기자의 5월 워싱턴 체류기간 내내 혹시 백악관 면담이 이뤄지지 않는지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강 기자는 “가기 전부터 국정원측에서 ‘누구를 만나기로 했느냐’고 묻더니, 체류기간 내내 끊임없이 연락하며 일정을 물어왔다”고 말했다. 특히 이때 만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소속과 신분에 대해 유난히 궁금해하더라는 것이었다.

한 번은 배려했지만…

그러나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결국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사흘 뒤인 6월13일, 강 기자를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해 40여 분간 면담을 했다. AP뉴스를 통해 타전된 이 소식에는 백악관에서 제공한 면담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백악관이 강 기자와의 면담을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AP뉴스에 따르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그 책을 대단히 흥미로운 이야기(a compelling story)라고 생각했으며 북한의 인권 상황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백악관의 이러한 면담 실행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측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만류’ 의사를 들어주기는 했지만, 향후 한국을 의식해 아예 북한 인권문제를 관심사에서 제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공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까닭이다. 정상회담 사흘 뒤, 40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 면담은 다분히 한국 정부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면담이 갖고 있는 외교적 의미는 그리 간단치 않다. 부시 대통령이 탈북자와 면담한 사실을 알게 될 경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잘 알고 있을 백악관이 이를 강행하고 심지어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북한을 달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보여줄 마음이 없음을 시사한다.



전략적 상황판단을 중시하는 라이스 장관 등 참모들에 비해 부시 대통령의 대북관은 훨씬 원론적이고 비타협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악관의 이러한 자세와 ‘가급적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교류·협력 및 각종 인도주의적 지원을 통해 북한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도록 노력한다’는 한국측 입장 사이에 놓인 적잖은 차이가 딜레마를 던지고 있는 형국이다.

신동아 2005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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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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