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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중소기업

국내 최대 전자사전 메이커 에이원프로

日 샤프 이어 점유율 2위, “그러나 올해는 바뀐다”

  • 글: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국내 최대 전자사전 메이커 에이원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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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니는 내비게이션’

MP3와 휴대전화가 생존경쟁을 벌이듯, 전자사전 업계에도 그 못지않게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동종업체간 경쟁은 오히려 신경이 덜 쓰이는 싸움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 전혀 다른 시장이던 디지털 기기들이 영역을 허물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MP3업계의 강자 아이리버의 ‘레인콤’은 지난해 초 ‘아이리버 딕풀’이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MP3에 전자사전 기능을 더 넣은 제품이다. 지난해 1만5000개가 판매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레인콤은 이미 MP3 업계에서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전자업체다. 1000억원대의 전자사전 시장에 레인콤이 뛰어든 것은 에이원프로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은 사실이다. 이뿐인가. 전자사전 시장이 더욱 커지면 대기업도 뛰어들 게 분명하다. MP3 시장만 봐도 그렇다. 아이리버가 짭짤하게 돈을 벌어들이자 대기업 삼성전자가 끼어들면서 제품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다. 기술전쟁은 물론 자금전쟁까지 벌여야 하는 중소기업으로선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 사장은 어떤 대안을 갖고 있을까.

우선 더 싸고, 더 편리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매진할 생각이다. 그는 초등학생에게도 필수품으로 등장한 전자사전이 고가 제품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전 검색 기능을 중점적으로 보강하고, 나머지 기능은 줄여 값싼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MP3의 공격에는 큼직한 스크린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5인치 크기에 컬러 모니터와 터치스크린 방식을 도입해 손쉽게 단어를 찾을 수 있도록 디자인을 개선하고 키보드의 면적을 넓히기 위해 숫자 입력키를 없앨 예정이다. 대신 그 기능은 글자 키에서 사용하도록 한다. 확보된 공간에는 조그셔틀 키의 크기를 키워, 단어를 검색하는 데 편리하도록 개발한다. 조그셔틀 키는 위치를 추적하고 길을 찾는 기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말하자면 전자사전에 걸어다니는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하는 셈이다.

‘표준국어대사전’ 3권 수록

국내 최대 전자사전 메이커 에이원프로
김 사장이 밝힌 회사의 미래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전자책이 실현하지 못한 세상을 앞당기는 프로젝트에 관한 것이다. 현재 에이원프로가 판매하는 전자사전에는 어학 관련 서적 100권 분량을 담을 수 있다. 여기에 메모리 카드만 갈아 끼우면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많은 책이 전자사전에 수록된다. 에이원프로는 올해 11월까지 홈페이지에 10만권의 책 내용을 올려놓고 전자사전 이용자가 손쉽게 내려받게 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엔 무선 인터넷 기능을 첨가해,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보고 싶은 책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거대한 개인용 도서관이 소비자의 주머니 안으로 들어오는 셈이다.

해외진출 역시 역점을 두고 진행할 사업이다. 베트남의 최대 국영출판사와 독점계약을 맺은 에이원프로는 내년 5월, 베트남에서 전자사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인구 8500만명의 베트남엔 아직 이렇다 할 전자사전 업체가 없다. 대만과 홍콩계 기업이 진출했지만, 초기단계여서 시장 개척의 여지가 크다.

미국도 큰 시장이다. 타깃은 영어 실력이 부족한 히스패닉 이민자들. 300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들은 전자사전 업계가 군침을 흘리는 대상이다. 에이원프로는 내년 하반기 이들에게 판매할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즈음 일본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2007년엔 중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워두었다.

김 사장의 미래 파일에는 국어 사랑에 대한 프로젝트가 들어 있다. 한국인의 외국어 배우기 열풍으로 정작 국어사전은 개정판을 못 낼 정도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 이 점을 안타깝게 여기는 김 사장은 국내 최대 국어사전인 두산동아 ‘표준국어대사전’ 3권을 전자사전에 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통 국어사전보다 수록 어휘가 5배나 많아 작업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전자사전에 한 번 담아놓으면 그때부터 최신 어휘나 단어를 수록하는 것이 쉬워진다. 종이서적은 개정판을 내야 하지만 전자사전은 새 단어를 첨가하기만 하면 된다.

일본 업체의 전자사전이 국내에서 판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일본 회사에 ‘국어 사랑’까지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에이원프로의 작업은 의미가 작지 않다. 국내업체가 전자사전 시장에서 1위에 오르기를 기대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배경엔 이런 이유도 있다.

신동아 2005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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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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